[정론] 중소기업 ‘갈라파고스 신드롬’ 극복을 위한 글로벌 동반성장과 GVC전략

입력 2015-11-04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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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찬 세계중소기업학회 회장, 조지워싱턴대 초빙교수

기업이 지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시장을 읽는 힘과 그 시장을 내 시장으로 만드는 힘이 있어야 한다. 전자를 동적전환능력(Dynamic Capability)이라 하고, 후자를 조직능력(Organizational Capability)이라 한다.

이 두 가지 능력을 관리해 가는 것이 기업가 정신이다. 기업가는 조직 능력을 바탕으로 기술력, 품질력을 끊임없이 키워가야 하며, 동시에 동적전환능력을 바탕으로 시대 흐름에 맞게 새롭게 도전하고 변신을 시도해 가야 한다. 조직 능력은 과거를 축적하여 현재의 운영 효율성을 최고로 달성하려는 집행프로세스(Just do it)이며, 동적전환능력은 과거를 버리고 미래를 위해 새롭게 변신하려는 기획프로세스(Just Change it)이다. 어느 한쪽만 실패해도 기업은 실패하고 만다.

그러므로 위대한 기업가는 양대 능력을 동시에 균형적, 순환적으로 관리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양대 기업가 정신이 한국의 고도 경제성장을 이끌어왔다. 피터 드러커는 한국은 기업가 정신으로 성장한 나라라고도 하였다. 그러한 한국 기업들의 기업가 정신이 크게 쇠퇴하고 있다.

2015년 ‘글로벌 기업가정신지수’(GEI·Global Entrepreneurship Index) 평가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전체 130개국 중 28위를 기록했다. 특히 동적전환능력을 좌우하는 중소기업들의 글로벌 시장 개척 의지가 쇠퇴하고 있다. 우리나라 기술형 중소기업조차 매출액에서 차지는 해외수출 비중이 10% 이하로 떨어지고 있다. 5인 이상 300인 미만의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4년 기술통계조사에 의하면 기술개발 투자 중소기업들의 매출액 대비 수출 비율은 2012년 13.62%에서 2013년 9.31%로 4.31%포인트 감소

했다. 중소기업들은 내수시장에 과대하게 기대고 있는 반면, 글로벌 시장 개척 의지가 부족하다. 이처럼 우리나라 중소기업은 글로벌 시장 개척보다 내수시장에 의존하는 갈라파고스 증후군이 나타나고 있다. 이 현상이 저성장기와 동시에 나타나면 많은 중소기업들이 무너지고 만다. 일본의 1990년대 갈라파고스화의 교훈이다.

한국의 중소기업은 비즈니스 모델의 전환점에 서 있다. 국내시장 중심에서 글로벌 시장 중심으로의 비즈니스 모델 변화가 없으면 1990년대 일본 중소기업들의 갈라파고스 증후군처럼 심각한 생존 위기에 빠지고 말 것이다. 고도 경제성장을 지속해 온 일본경제가 저성장기로 전환되는 1990년대 시점에서 기업의 갈라파고스 증후군이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만들고 말았다. 2% 이하의 저성장 경제에도 불구하고 해외시장 진출을 게을리하면서 국내시장에 몰두했던 중소기업들의 폐업이 속출하였다. 일본은 그 이후 10년간 개인기업과 회사형 기업을 포함하여 239만1746개가 문을 닫고 말았다.

한국의 중소기업 정책에 대변신이 필요하다. 그 방법 중 하나가 내수형 동반성장 정책을 글로벌 동반성장 정책으로 바꾸는 것이다. 글로벌 동반성장 정책은 중소·중견기업에 해외시장 및 성장 기회를 제공하여 글로벌 강소·중견기업으로 키워 중소기업 구조 고도화의 큰 모멘텀을 만들어 갈 수 있다. 또 수출 관점 글로벌화에서 GVC(Global Value Chain) 관점에서의 중소기업 글로벌화가 필요하다. 글로벌 동반성장 정책은 기업이 수출뿐만 아니라 현지생산을 통해 현지의 수요에 맞게 가치사슬의 구성원이 될 수 있도록 하는 GVC정책에도 유용할 것이다. 글로벌화의 위기는 글로벌화의 기회이기도 하다. GVC는 상품이 아닌 노하우와 기술력의 수출이다. 우리 중소기업이 대·중소기업 해외 동반 진출을 통해 글로벌 가치사슬에 진입하고 이에 따라 부가가치 창출과 고용 창출을 만들어가는 선순환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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