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면수의 이슈만화경] ‘묻지마 폭행’ 피해자의 눈으로 보라

입력 2015-09-30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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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면수 사회팀장

인간과 동물의 가장 큰 차이점은 이성의 유무다. 인간은 이성이 있기 때문에 감정을 조절할 줄 알고,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안다. 반면 동물은 이성이 아닌 본능에 따라 움직이고, 사리 분별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

따라서 인간이 해서는 안 될 일을 범했을 때 대중은 “X 같은 인간” 또는 “X보다 못한 인간”이라는 등 비난의 화살을 가차없이 날린다.

최근 한 포털에서는 이른바 ‘부평 묻지마 폭행’이 실시간 검색어로 등장, 네티즌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부평 묻지마 폭행’은 여고생 A(18)양 등 가해자 4명이 지난 12일 오전 5시께 술을 마신 뒤 택시를 타고 가다, 인천시 부평동 도로에서 횡단보도 앞을 지나던 B(25)씨와 여자친구(21)를 보고 택시에서 내려 욕설과 함께 폭행을 가한 사건을 일컫는다.

당시 집단폭행을 당한 B씨와 여자친구는 각각 갈비뼈와 코뼈가 부러지는 등 전치 5주, 3주의 상처를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온라인에 공개된 폭행 동영상을 보면, 가해자들의 무차별적인 폭행에 B씨와 여자친구는 아무런 저항도 못하고 그대로 쓰러지기를 반복했다.

이후 경찰은 수사에 착수했고, 지난 23일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A양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나머지 일행에 대해서는 불구속 입건했다.

하지만 사건은 이것으로 일단락되지 않았다. 두 사람에게 폭행을 가한 가해자 4명의 신상이 인터넷을 통해 유포됐고, 가해자의 소셜미디어 글로 추정되는 게시물은 또다시 네티즌의 비난과 분노를 촉발시켰다.

가해자 A양으로 추정되는 이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그래봤자 시간 지나면 모두 경험일 거 너무 깊게 생각 않고, 나 자신을 가장 사랑해야겠다. 나는 아직 너무 어리고 너무 사랑스러울 나이니깐”이라는 글을 남겼다.

현재 A양의 소셜미디어는 폐쇄된 상태이지만, 논란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뿐만 아니다. 해당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한 경찰관의 언론 인터뷰도 도마에 올랐다.

실제로 경찰관은 “아주 나쁜 애들은 아닌 것 같다. 그냥 술 먹고 그렇게 된 거다. 원인은 술이다. 젊은 애들이 우발적으로 싸운 건데 조금 많이 때렸다. 사람을 죽인 것도 아니고 물품을 강취해 간 것도 아니고”라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원인은 술이고, 우발적으로 싸운 건데 조금 많이 때렸다(?). 묻지마 폭행으로 인해 두 사람이 코뼈가 부러지고, 갈비뼈가 나갔는데도 이런 말을 한다는 것 자체를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사건의 경중을 떠나 두 사람이 아무런 이유없이 폭행을 당했는데도 부처의 마음으로 사건을 보는 경찰관과 폭행 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나 자신을 사랑해야겠다’고 글을 남긴 여고생.

경찰관과 여고생 A양, 그리고 묻지마 폭행에 가담한 이들을 우리는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이 합당할까. 만일 내 자식이 피해자이고, 가해자라면 그 자녀를 둔 부모의 마음은 어떨까.

어느 쪽이든 가슴 한편이 허물어지는 것처럼 아플 것이다. 묻지마 폭행에 가담한 이들은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이다. 어리기 때문에 용서가 되는 것이 아니고, 조금 많이 때렸기 때문에 이해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인간이 인간답지 못한 행동을 했기 때문에 비난이 쇄도하는 것이고, 그 비난은 평생 씻을 수 없는 과오로 남는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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