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생각] 8월 14일 天網恢恢(천망회회) 하늘의 그물은 크고 성근 것 같지만

입력 2015-08-14 08:00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주필 겸 미래설계연구원장

군자는 행동거지에 조심하고 혼자 있을 때에도 뭇 사람이 지켜보는 것처럼 삼가야 한다. 십목소시(十目所視)의 교훈을 되새기며 신독(愼獨)을 생활화해야 한다.

그러나 사람들은 용의주도하다 해도 놓치는 게 있다. 사람의 눈은 부실하고 부정확하다. 그러면 하늘은? 하늘은 그렇지 않다. 하늘이라는 그물[天網]은 보기에 그물코도 넓고 엉성해서 쉽게 빠져나갈 수 있을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하늘의 그물은 크고 넓어 엉성해 보이지만, 빠뜨리는 게 없다”[天網恢恢 疎而不失]는 말에 하늘의 엄정함과 무서움이 담겨 있다. 疎而不失(소이불실) 대신에 疎而不漏(소이불루)를 쓰기도 하는데 의미로는 같다. 하늘의 그물과 땅의 그물. 아무리 해도 벗어날 수 없는 경계망이나 피할 길이 없는 재액을 가리켜 천라지망(天羅地網)이라고 한다.

노자는 도덕경 73장에서 이렇게 말했다. “하늘의 도는 다투지 않고도 잘 이기고, 개념화하지 않고도 잘 응답하고, 부르지 않아도 저절로 오고, 느슨하면서도 훌륭하게 꾸미는 것이다. 하늘을 망라하는 그물은 성글기 그지없지만, 하나도 놓치는 것이 없다.”[天之道 不争而善勝 不應而善應 不召而自來 繟然而善謨 天網恢恢 疏而不失] 우주와 대자연의 운행은 이를 위반하는 사람이나 사물에게 그에 상응하는 벌을 내리는데, 빠뜨리는 법이 없다는 의미이다. 느슨해 보이지만 하나도 놓치는 게 없는 ‘하늘 그물’이 우리 머리 위에 드리워져 있으니 언제나 조심해야 하지 않겠는가.

명심보감(明心寶鑑) 천명(天命)편에는 이 말이 약간 변형되어 나타난다. “오이 심은 데 오이 나고, 콩 심은 데 콩 난다. 하늘의 그물은 성글어도 새는 법이 없다.”[種瓜得瓜 種豆得豆 天網恢恢 疎而不漏] 恢(회)는 넓다, 광대하다, 회복하다 등의 뜻으로 쓰이는 글자다. 병이 나아 건강을 되찾은 회복도 원래는 恢復이라고 쓴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쯔양·닥터프렌즈·닥터딩요와 함께하는 국내 최초 계란 축제 '에그테크코리아 2025' 개최
  • 단독 "고정금리 주담대 늘리려"…은행 새 자금조달 수단 나온다[한국형 新커버드본드]①
  • 인도 18곳에 깃발…K-금융, 수출입 넘어 현지화로 판 키운다 [넥스트 인디아 下-②]
  • [AI 코인패밀리 만평] 커피값 또 오르겠네
  • 11월 생산자물가 0.3% 상승...석유·IT 오르고 농산물 내려
  • 캐즘 돌파구 대안으로…전기차 공백 메우기는 ‘한계’ [K배터리, ESS 갈림길]
  • '지방공항은 안 된다'는 편견을 넘다… 김해공항 국제선 1천만 명의 의미
  • 입짧은 햇님도 활동 중단
  • 오늘의 상승종목

  • 12.18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27,120,000
    • -1.02%
    • 이더리움
    • 4,209,000
    • -0.28%
    • 비트코인 캐시
    • 841,500
    • +3.31%
    • 리플
    • 2,696
    • -2.99%
    • 솔라나
    • 178,300
    • -2.89%
    • 에이다
    • 523
    • -4.56%
    • 트론
    • 417
    • +0%
    • 스텔라루멘
    • 308
    • -1.6%
    • 비트코인에스브이
    • 25,710
    • -2.28%
    • 체인링크
    • 17,780
    • -2.52%
    • 샌드박스
    • 165
    • -4.07%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