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알 중국 증시’ 거품 20% 더?

입력 2015-07-28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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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순매도 333억 위안 사상최대…증시부양책 약발 한계·‘관제시장’대한 불신 고조

중국 정부의 공격적이고 이례적인 부양책에 힘입어 살아날 조짐을 보이던 중국 증시가 다시 무너지면서 ‘백약이 무효’라는 탄식이 쏟아지고 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27일(현지시간) 전 거래일 대비 8.5% 폭락했다. 8년 5개월 만의 최대 낙폭이다.

이날 폭락은 중국 경제 둔화 우려가 한층 고조된 가운데 정부의 증시부양책에 일시적으로 억눌렸던 매도 압력이 단번에 분출한 데 따른 부작용으로 분석되고 있다. 정부의 과도한 개입으로 주가를 끌어 올리는 ‘관제시장’에 대한 불신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상하이지수는 지난 23일까지 6거래일 연속 상승하면서 이달 초 최저치에서 약 18% 반등했다. 중국증시의 최대 불안 요소로 지목됐던 신용거래 규모도 지난달 18일 고점인 2조2700억 위안(약 426조원)에서 최근 1조4400억 위안으로 약 36% 줄었다.

인민은행이 지난해 11월 이후 지금까지 기준금리를 4차례 인하하고 정부 연기금이 주식을 매입하는 등 중국 정부는 동원할 수 있는 정책은 총동원했다. 특히 지분 5% 이상을 보유한 대주주와 기업 고위 경영진의 주식 매각을 반년간 금지하고 공안(경찰)까지 등장해 악성 공매도 행위 수사에 착수하는 등 당국의 개입은 극에 달했다.

그러나 이날 폭락은 중국 증시가 자율적으로 회복하기까지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SMBC닛코증권의 샤오민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정부가 주가 대책을 종료할 것이라는 관측이 커지면서 증시가 급락했다”며 “국제통화기금(IMF)이 중국 정부에 인위적인 증시 부양책을 자제할 것을 촉구했다는 보도가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 정부가 음으로 양으로 증시를 지원해 상하이지수가 한때 4000선을 회복했지만 이는 시장 자율적으로 안정된 것이 아니다”라며 “중국 정부는 대증요법에 한계가 있다고 보고 다시 경기부양에 나설 가능성이 있지만 경기부양책이야말로 주가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홍콩과 상하이증시를 연계하는 ‘후강퉁’을 통한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도액은 지난 24일 기준 333억 위안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특히 중국 공안 당국이 외국인 기관투자자들을 희생양으로 삼으려 한다는 소문까지 돌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중국증시에 대한 불안과 불신은 커질대로 커진 상태다.

중국 정부가 증시 하락을 막기 위해 상장사들의 주식 거래 중단을 너무 쉽게 허용하는 것도 불만의 대상이 되고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시장의 움직임에 따라 포지션을 정리하는 것이 중요한데 거래 중단으로 아예 손을 놓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연출됐기 때문. 노무라고쿠사이증권의 류밍디 중국주식연구부장은 “미국이나 일본에서는 거래 중지가 수 시간에 그치지만 중국증시는 무기한으로 매매를 정지시킬 수 있다”며 “유동성 저하에 해외 투자자들의 의욕이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증시에서 80% 비중을 차지하는 개인투자자들도 자국 정부에 불신을 보이는 것은 물론 경기둔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시작했다. 중국 정부가 지난 15일 지난 2분기 경제성장률이 7%를 기록했다고 발표했을 당시 시장은 미온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지난 24일과 이날 중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와 제조업 기업 순익 등 부진한 지표가 나오자 패닉 상태에 빠져들었다.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CSRC)는 이날 밤 “지방정부가 증시 안정을 위해 주식 매수를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전문가들은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캐피털이코노믹스는 이날 보고서에서 “중국증시 붕괴의 교훈은 시장이 무너지면 당국이 개입해도 효과는 일시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보세라자산운용의 위진 투자전략가는 “당국의 개입으로 지난 2주간 증시가 일시적인 회복세를 나타내면서 기관투자자들이 차익실현을 위한 매도 압력을 받았을 것”이라며 “시장의 신뢰가 여전히 불충분하다”고 지적했다.

앞으로도 증시 하락 압박은 계속될 전망이다. 악사인베스트먼트매니저스의 야오위안 아시아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국영은행 등 대형주를 제외하면 중국주식의 주가수익비율(PER)이 여전히 너무 높은 상태”라며 “주가가 향후 10~20% 추가 하락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당국의 증시부양책으로 증권사에 대량의 주식 재고가 있는 것도 하락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 중국 상장사들은 8월 말까지 상반기 실적을 발표한다. 실적이 안 좋으면 주가가 더 빠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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