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미콘 1세대’ 문태식 아주그룹 명예회장…개척자정신으로 국가에 이바지

입력 2014-12-27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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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아주그룹)
“국가와 사회에 어떻게 기여할 것인가를 고민해 창업했고, 그러한 국가관을 가지고 사업을 하다보니, 그동안의 사업은 조금도 비뚤어지지 않고 오늘날까지 오게 됐습니다.”

향년 86세를 일기로 26일 별세한 한국 레미콘 산업의 개척자 고(故) 문태식 아주그룹 명예회장이 2004년 12월 아주산업 오산공장 이전식에서 한 축사의 일부다.

미래를 내다볼 줄 아는 기업인이었으며 항상 미래지향적인 사고로 새로운 분야를 앞서 개척한 문 명예회장은 “무엇이든지 국가와 사회의 발전에 이바지해야겠다”는 시대정신을 바탕으로 기업을 일궜고, 그의 신념은 실천으로 이어져 ‘기부 영웅’이라는 영예를 안았다.

위기를 기회로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도전해왔던 문 명예회장의 ‘개척자정신(開拓者精神)’은 아주그룹의 근간이 돼 면면히 살아 숨 쉬고 있다.

◇남다른 국가관 경제부국 꿈 일궈= 문태식 명예회장은 1928년 일제 강점기의 암울한 시대에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평범하지만 집념이 강하고 호기심이 많은 소년으로 자라났다. 어려운 살림에도 남다른 학구열로 1941년 서울 대창학원과 1943년 대신상업전수학교를 졸업했다. 문 명예회장이 학업에 대한 열의를 불태웠던 것은 이렇다 할 사업적 기반이 없었던 식민시대에서 살아남으려면 ‘배우는 길’밖에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문 명예회장은 1944년 방적공장에 취직하며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다. 하지만 민족적 자긍심과 청년 기업가로서의 기질이 싹텄던 그는 당시 모두가 부러워하던 직장을 하루아침에 그만두고, 새로운 도전을 선택하며 목재 관련사업에 뛰어들었다. 부강한 나라를 만들려면 나라의 근본인 농업이 지탱돼야 하고, 근대사회로의 전환을 위해서는 건설산업이 부흥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

그는 또 못다 한 공부에 대한 열망으로 1946년 혜화전문(현 동국대학교) 사학과에 입학했다. 그는 이곳에서 역사를 공부하며 국가 보은에 대한 사명감과 국력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되새기며 경제부국의 꿈을 갖게 됐다.

문 명예회장은 미래를 내다볼 줄 아는 기업인이었으며 항상 미래지향적인 사고로 새로운 분야를 앞서 개척한 경영자였다. 그는 청년기에 이미 농기구 자루 사업으로 사업가적 자질을 키웠다. 이런 그의 사업가적 안목은 1950년대 시멘트 무역업으로 이어졌고, 1960년대 정부의 농어촌 전기보급 사업과 맞물려 나무 전주를 콘크리트 전신주로 대체하는 사업을 통해 현재 아주그룹의 모태가 되는 아주산업의 초석을 다졌다.

서울 망우리에 6만6116㎡ 부지의 콘크리트 전주 공장을 설립한 것이 지금의 아주그룹을 있게 한 근원지라 할 수 있다. 이후 1970년대에는 건설용 고강도 흄파이프(Humepipe)를 공급해 국내 굴지의 건자재 기업으로 자리 매김 하고, 1980년 망우동에 레미콘 공장을 지어 레미콘 사업진출을 본격화했다.

◇개척자정신 바탕 국가에 이바지= 아주그룹의 모기업인 아주산업이 탄생할 수 있었던 요인에는 문 명예회장의 투철한 기업가정신과 국가관이 있었다.

이에 관련된 유명한 일화도 있다. 사회 기반 인프라가 부족했던 1950년대 말에는 전기를 사용하려면 전깃줄을 맬 수 있는 50년 이상 키운 10m 길이의 전주가 필요했다. 그러나 온 산야가 벌거숭이였던 당시 그런 큰 나무를 구하기란 불가능한 일이었고, 결국 일본이나 캐나다에서 비싼 돈을 주고 수입해 사용해야만 했었다.

이런 상황에서 문 명예회장은 “전신주를 콘크리트로 만들면 5분이면 가능한 일인데, 왜 비싼 외화를 주고 몇 달 몇 년씩 걸려 굳이 나무 전주를 수입해 사용할 필요가 있을까?”라는 발상의 전환을 통해 새로운 사업에 도전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다. 이러한 결심을 가능하게 했던 원동력은 “무엇이든지 국가와 사회의 발전에 이바지해야겠다”는 문 명예회장의 강한 시대정신이다.

문 명예회장의 시대정신은 현재 아주그룹의 창업이념인 ‘개척자정신(開拓者精神)’에 면면히 살아 숨 쉬고 있으며, 나아가 이를 바탕으로 지난 50여년간 지속적인 성장을 이룩하고, 국가발전에 기여하며 지역사회와 공존하는 시민기업으로 자리 잡고 있다.

아주그룹 관계자는 “위기를 기회로,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도전해왔던 문태식 명예회장의 리더십은 바로 아주그룹의 근간이 되는 ‘개척자정신’의 또 다른 이름이다”라고 설명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 몸소 실천= 문 명예회장은 1965년 새로운 사업 구상 차, 기업인 1세대로 평가받는 유수 기업의 경영자들과 함께 유럽산업을 시찰하는 산업연수단원으로 활약, 해외 콘크리트 제조기술을 국내에 알리며 결실을 보기도 했다. 1965년 국내에서는 최초로 콘크리트 전주, 파일, 흄관 부문에서 품질인증마크를 취득했으며, 1974년에는 콘크리트 전주와 콘크리트 파일의 KS인증마크 허가를 취득했다.

또 이러한 각종 신제품과 신기술 개발뿐만 아니라, 1961년 아주산업 최초의 전주 공장인 망우공장, 1964년 흄관공장에 이은, 1975년 오산공장 준공을 신호탄으로 신규사업 확장에 성공하며 문태식 명예회장의 리더십은 더욱 빛을 발하게 됐다. 1972년 연세대 경영대학원(경영연구회 14기) 수료, 1981년 한국원심력공업협동조합 이사장, 1983년에는 동국대학교 동창회 부회장을 역임했다.

특히, 아주그룹 사업의 첫 발원지인 중랑구에 토지 26만3799㎡, 시가 400억원 상당의 사재를 기부, 평소 ‘국가와 사회를 위해 이바지하겠다’는 경영자로서의 신념을 몸소 실천하며, 주변의 본보기가 됐다. 문 명예회장은 이러한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을 확산시킨 공로를 두루 인정받아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선정한 2013년 ‘48 Heroes Of Philanthropy’에 뽑히는 영예를 안았다. 또 지역사회 발전과 인재육성에 이바지한 업적으로 2002년 제1회 동국청우상, 2005년 제1회 자랑스런 동국인상 등을 수상한 바 있다.

◇아주그룹 백년대계 밑거름= 문 명예회장은 1960년 아주그룹의 모태인 아주산업을 설립해 레미콘, 아스콘, 파일 등의 건자재 사업에 진출했다. 이후 아주그룹이 금융(아주캐피탈·아주IB투자), 자동차 판매(아주모터스)·호텔(서교호텔·햐앗트리젠시 제주), 부동산·자원개발(아주프론티어·아주인베스트먼트) 등 20여개 계열사, 매출 1조7000억원 규모의 회사로 키우는데 기여했다.

또 아주그룹은 해외자원봉사활동, 저소득 가정 자녀를 위한 아주행복한공부방, 아주꿈나무장학금, 중증장애 부모를 위한 아주특별한여행 등 국내외 소외된 이웃을 돕는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펼치고 있다.

현재는 장남인 문규영 회장이 창업주의 정신을 이어받아 아주를 경영하고 있으며, 2남인 문재영 회장이 신아주를, 3남인 문덕영 사장이 AJ네트웍스지주부문을 경영하고 있다.

신아주그룹은 신아주(상봉터미널 운영), 아우토플라츠(폭스바겐 판매 및 정비사업), 아주디엔앰(부동산 개발부문)을 경영하고 있다. 2007년 아주그룹에서 계열 분리된 아주가족은 현재 AJ렌터카(렌터카, 중고차매매 등), 아주렌탈(OA기기, 건설기기, 파렛트렌탈 등), 아주코퍼레이션(냉장창고, 유류사업), AJ파크(무인주차장 운영)를 주력계열사로 두고 있다.

아주그룹 관계자는 “창업주의 기업가 정신을 되새기며 ‘변화와 혁신’의 개척자 정신을 토대로 일궈낸 아주그룹의 지난 50여년의 역사는 이제 전 임직원들의 마음속에 알알이 새겨져 ‘백년대계’의 또 하나의 새로운 미래 창달에 든든한 밑거름이 되어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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