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흑인 사살한 백인 경관에 또 불기소 결정…올 들어 네 번째

입력 2014-12-23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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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공원에 노숙 중이던 해밀턴과 몸싸움…“생명의 위협 느껴 발포” 주장

▲비무장 상태였던 돈트레 해밀턴(사진 오른쪽)을 사살한 전 경관 크리스토퍼 매니가 22일(현지시간) 불기소 처분을 받아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사진출처=abc뉴스 홈페이지)
‘퍼거슨 사태’ 여파가 사라지기도 전에 미국에서 비무장 흑인을 총으로 사살한 백인 경관에게 또 불기소 결정이 내려졌다.

미국 위스콘신 주 밀워키 카운티의 존 치스홈 검사는 지난 4월 밀워키 레드 애로우 공원에서 흑인 돈트레 해밀턴에게 권총 14발을 쏘아 살해한 백인 전 경관 크리스토퍼 매니를 불기소하기로 했다고 22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매니 전 경관이 공무 집행에 따른 정당방위였다는 이유에서다.

매니 전 경관은 정신질환자에 대한 경찰의 대응 규정을 지키지 않은 탓에 지난 10월 15일 밀워키 경찰서에서 해고된 상태로 현재 일반인 신분이다. 이로써 비무장 흑인을 사살한 백인 경관에게 불기소 처분이 내려진 것은 미주리 주 퍼거슨, 뉴욕, 오하이오 주 클리블랜드에 이어 올해에만 벌써 4번째가 됐다.

매니 전 경관은 지난 4월 30일 밀워키 시내 중심가에 있는 레드 애로우 공원에서 잠을 자는 흑인이 있다는 공사장 인부들의 불만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그보다 앞서 출동한 경찰 2명은 흑인 해밀턴이 아무런 잘못을 하지 않았다는 내용을 확인하고 자리를 떴다.

이를 모른 채 현장에 나타난 매니 전 경관은 해밀턴의 몸을 수색했고, 두 번째로 경찰과 마주한 해밀턴은 화를 내며 싸우기 시작했다. 매니 전 경관은 지휘봉을 이용해 해밀턴을 제압하려 했지만, 이성을 잃은 해밀턴은 지휘봉을 그에게서 빼앗아 휘두르다 매니 전 경관의 목을 때렸다. 그러자 매니 전 경관은 곧바로 권총을 뽑아 무려 14발의 총알을 퍼부었고, 해밀턴은 그 자리에서 숨졌다.

치스홈 검사는 “모든 증거와 분석 내용을 검토할 때 매니 전 경관의 행동은 정당한 자기방어였고, 그렇기 때문에 범죄로 기소할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유족과 시위대는 해밀턴이 정신분열 증세로 치료를 받았지만, 폭력 성향은 없었다며 공권력을 남용한 매니 전 경관의 단죄를 요구하고 있다.

지역 신문 밀워키 위스콘신 저널 센티널에 따르면, 밀워키 검찰은 경찰이 연루된 살인 사건의 경우 해당 경찰서 외부 기관에서 차출된 최소 2명의 인원이 독립 수사를 이끌어야 한다는 주 법에 따라 주 범죄 수사국 요원의 수사 결과를 참고했다.

그러나 독립 수사를 이끌 주 범죄 수사국 소속 요원이 밀워키 경찰 출신이라는 점이 드러나면서 조사가 공정하게 이뤄질지 의문이 제기됐다.

매니 전 경관은 조사에서 “해밀턴의 거듭된 지휘봉 공격으로 내가 죽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사로잡혔다”고 진술했다.

결국, 치스홈 검사는 해밀턴의 위협이 경관의 생명을 위협할만한 것이었고 이에 맞선 공권력 사용은 정당했다며 매니 전 경관의 손을 들어줬다.

한편, 매니 전 경관을 법정에 세우려는 시도가 불발되면서 밀워키 지역에서 이에 항의하는 시위는 격화할 조짐이다. 검찰의 발표를 앞두고 지난 19일 밀워키 지역에서는 과격 시위를 벌인 74명이 경찰에 체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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