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칩을 찾아서]대륙제관, '안 터지는 부탄가스' 세계시장 석권

입력 2011-09-08 10:15 수정 2011-09-08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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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여국 수출…폭발적 성장, 연매출 1000억 기적 일궈

“우르르 쾅쾅~!” 악몽이었다. 삽시간에 화염과 연기가 천지를 진동했고, 공장으로 불이 번지며 휴대용 가스 50만개가 폭발했다. 불행 중 다행으로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한 해 매출액이었던 600억원이 한 순간에 날라갔다. 불과 5년 전 휴대용 부탄가스를 생산하는 한 코스닥 상장사에서 발생한 화재사건이었다.

하지만 이 업체는 위기를 기회로 받아들여 정면돌파를 시도했다. 전 사원이 똘똘 뭉쳐 밤낮을 가리지 않는 노력으로 신제품개발에 매달렸고, 2년 후 국내 최초 폭발 방지장치가 부착된 휴대용 부탄가스 개발에 성공해 매출 1000억원 돌파라는 기적을 일궈냈다. 바로 국내 최대 제관기업인 대륙제관의 5년 동안의 스토리다.

이제 대륙제관은 국내시장을 뛰어넘어 세계 시장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현재 60여개국 150여개 업체에 부탄가스를 수출하는 전세계 수출 1위기업으로, 지난해 말 기준 해외 시장점유율 34%를 차지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글로벌 생산기지 구축을 통한 해외시장 교두보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최근 천안 아산 공장에서 만난 박봉준 대륙제관 대표는 “아시아중심의 휴대용 부탄가스 시장은 5년 후 약 12억원 규모로, 폭발적인 성장세가 전망된다”며 “특히 베트남과 중국시장의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돼, 이들 국가의 내수시장 공략을 위해 먼저 순차적으로 가스레인지 등을 공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욱이 대륙제관은 지난 2008년 첫 선을 보인 폭발방지 안심부탄 ‘맥스부탄’을 업그레이드 시킨 3세대 제품 개발을 최근 완료하고, 시중에 공급을 시작해 시장점유율 확대가 기대되고 있다.

기존 1세대 폭발 방지구조 제품 RVR(Rim Vent Release)은 미국 아메리칸 캔 컴퍼니(American Can Company)에서 특허 개발한 제품을 국내에 최초로 도입했다.

하지만 2006년 화재를 화재를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아 2008년 국내 최초 2세대 폭발방치 제품 CRV를 양산한데 이어 이번에는 1000도가 넘는 순간적인 고온에도 폭발을 방지한 3세대 제품개발에 성공했다.

박 대표는 당시를 회상하며 “화재 사고를 계기로 일반 가정에서 사용하는 휴대용 부탄가스통이 생명을 위협하는 물건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며 “회사가 무척 어려웠지만, 오히려 15억원을 더 투자해 2년간 밤잠을 설쳐가며 전 직원이 폭발방지 부탄가스 연구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고 말했다.

이번 신제품의 원리는 이렇다. 대륙제관이 지난 2008년 첫 선을 보인 폭발방지 안심부탄 ‘맥스부탄’은 캔 뚜껑에 12개의 구멍을 뚫어 내부 압력이 상승하면 가스를 저절로 배출해 폭발을 방지했다.

여기에 이번 신제품은 기존 제품과 같은 원리에 추가로 이음고리 부분을 2겹에서 3겹으로 강화해 엄청난 화력에도 폭발을 방지토록 고안했다. 이로 인해 순간적으로 1000도가 넘어가는 고온에서도 부탄가스는 터지지 않는 안전성을 자랑한다.

▲대륙제관 천안 아산 공장현장 시찰현장. (좌)박봉준대표와 맥스부탄 개발 책임자인 연구소장 김충한 상무(우)가 생산라인을 둘러보고 있다.
실제로 지난 2일 충남 아산공장에서 열린 대륙제관이 처음으로 외부에 알린 신제품 시연회에서 섭씨 1000~1200도가 넘는 온도에 일반 휴대용 부탄가스는 채 1분도 안돼 커다란 굉음과 함께 폭발했지만, 맥스부탄은 시간이 지나도 불길만 일어날 뿐 폭발하지 않았다.

박봉준 대륙제관 대표이사는 “이번 제품은 쓰레기 소각장이나 과열로 인한 폭발이 일어나지 않는 등 파편으로 인한 안전사고를 대폭 감소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번 제품은 불속에서 안터지는 휴대용 부탄가스의 종결품이 될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대륙제관의 부탄가스 매출비중은 37%로 회사전체 매출 가운데 가장 높지만, 윤활유관, 페인트관 등을 생산하는 일반제관(35%), 살충제, 자동차용품 등에 사용되는 에어로졸제관(21%) 등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일반제관 부문에서 금속용기 마개는 90%이상 독점적 시장지배력을 형성하고 있고, 18리터 다층적재용기(Necked in Can)는 기존 제품과 동일한 가격으로 적재안정성, 이물질 제거 등과 같은 제품경쟁력을 가져 현재 SK, GS칼텍스, S-0il, 삼화페인트 등 국내 대형거래처들과 거래를 하고 있다.

박 대표는 “올해 9월부터는 KCC와의 거래를 시작을 발판삼아 연간 100억 규모의 신규거래가 발생할 것”이라며 “당장 이번달부터는 월 8억원의 수익이 실적에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판매 호조세에 힘입어 실적 역시 고공행진중이다. 대륙제관은 올해 상반기 매출액 939억원, 영업이익 64억원, 당기순이익 44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26%, 영업이익은 16%, 당기순이익은 22% 증가한 수치다.

사측은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성장을 기반으로 오는 2015년에는 매출 3000억원의 중견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박 대표는 “올해 상반기 사상최대 실적을 달성했고, 계절적 성수기인 하반기 시장 상황도 매우 좋기 때문에 당초 목표보다실적을 상향 조정했다”며 “올해는 보수적으로 산정해 매출 1900억원, 영업이익 143억원 달성이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자신있게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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