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등학교 시절 취미란에 독서라고 쓰면 독서는 생활이지 취미가 아니라고 면박을 주며 나무라던 선생님이 계셨다. 중학교 때도 그런 선생님이 있었고, 고등학교 때에도 그런 선생님이 있었다. 실제 생각보다 많은 선생님들이 그렇게 말씀하셨다.
그 시절에는 학생들에게 마땅한 취미 활동도 없었다. 방과 후 땀을 뻘뻘 흘리며 공을 차고, 더러 음악을 좋아하는 친구는 몇...
남쪽에서는 봄꽃 소식이 한창인데 며칠 전 고향 강원도에는 눈이 많이 내렸다. 사람들은 그것을 다 신기하게 여겼다. 꽃이 필 계절이지 눈이 내릴 계절이 아닌데 눈이 오니 더 그랬다. 그러나 돌아보면 그런 모습이야말로 내게는 정말 익숙했다.
고등학교 때 가와바디 야스나리의 ‘설국’을 읽었다. 원문을 그대로 번역한 책이라 제일 앞부분이 이랬다. ‘국경의 터널을...
지금 나의 어머니는 우리가 세는 나이로 아흔여섯이다. 몸은 많이 야위고, 거동도 많이 불편하시다. 아직 총기 있게 말씀하실 때도 있지만, 찾아간 아들이 누구인지 모를 때도 있다. 이러면 찾아간 자식들도 그게 안타까워 이내 한 번 더 찾아뵙게 된다. 좀 더 활기차고 총기 있게 말씀하시는 모습을 보면 한동안 안심스러운 마음이 된다.
어머니는 1929년에 태어나서 1937년에...
며칠 전 강원도 봉평에 글을 쓰는 사람 십여 명과 함께 일박이일 여행을 다녀왔다. 금요일 오후에 모여 토요일 점심 때 끝나는 여행 일정 속에 시인 한 명 소설가 한 명, 이렇게 두 시간씩의 작가와의 대화 시간을 가졌다. 다시 분임토의처럼 자기 글에 대한 고민을 이야기하며 밤늦게까지 술잔을 나누었다.
다음날 아침 식사를 끝내기 무섭게 태기산 정상으로 나무에 맺힌...
어린 시절 할머니는 우리 형제들이 마당에서 놀 때 서로 이름을 크게 부르는 것도 손사래를 쳐 조심시켰습니다.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듯 아무리 형제라도 서로 이름을 크게 부르면 그 소리를 저세상 명부의 손님이 듣고 불러갈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할머니, 그건 미신이에요.” 하고 아무리 말씀드려도 조심해서 나쁠 것은 없다고 늘 말씀하셨습니다....
심정우는 좌상 조영배(이해영)와 박복기(이순원)가 살인죄로 추포될 것이라는 소식을 전하며 멀리 떠나자는 제안을 건넸고 정순덕은 “죽으러 가는게 아니고 집에 가는겁니다”며 그를 안심시켰다. 같은 시각 박복기는 심정우 집에서 정순덕의 초상화를 찾아낸 후 박씨부인(박지영)에게 심정우를 유부녀와 내통한 죄목으로 처단할 수 있다고 흥분했지만, 이때 정순구...
심정우는 “8년 전 강도살인으로 알려졌던 조인현(박성진)이 사실은 운해대군을 살해하려던 박복기(이순원)와 아버지 조영배(이해영)의 역모 증좌를 가지고 있던 탓에 아버지에게 살해됐다”며 “좌상 측에서 독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금잠고독으로 효정공주를 죽이고, 이번 세자 납치 때도 사용했다. 금잠고독을 구해준 명나라 역관을 추포하면 좌상 측 역모를 밝힐 수...
아이들에 대해 솔직하게 얘기하면 내 아이가 고등학생이라고 해서 길 위에서 만나는 모든 고등학생이 내 아들이거나 내 딸처럼 보이는 것은 아니다. 내 아이 또래의 아이들이 지나가는구나, 지금 이 시간 저 아이는 왜 학교에 있지 않고 저기에 있을까, 살짝 걱정하기도 하지만 그 아이가 내 아이 같은 느낌은 바로 들지 않는다. 그냥 아들 같은 학생으로 보이고, 딸 같은...
맹하나(정신혜 분)의 짝이 될 광부와 심정우는 함께 그네 타기를 연습했고 우연히 이를 지켜보게 된 박복기(이순원 분)는 “흉측하구나. 눈을 감고 지나야겠다”라며 오해했다.
정순덕은 세 자매의 친모 조씨 부인(최희진 분)에게 혼인 전 딸들의 마지막 준비를 부탁했다. 조씨 부인은 “자네는 남녀의 인연을 어떻게 알아보는가?”를 물었고 정순덕은 “저는 추리를...
심정우가 병판 박복기(이순원)의 활에 맞아 절벽 아래로 떨어지자 정순덕은 물속으로 뛰어들어 심정우를 구해냈다. 이어 정신을 잃었던 심정우가 깨어나자 정순덕은 안도의 눈물을 한바탕 터트린 뒤 자신의 치맛단을 찢어 심정우의 다친 팔을 지혈했고, 심정우는 정순덕을 바라보며 “네가 아니고 내가 다쳐서 무척 다행이구나”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순덕은 물에...
정순구는 이초옥(양아름 분) 사망 사건이 자살이 아닌 타살이며, 범인은 병조판서 박복기(이순원 분)인 것 같다고 밝혔다. 이초옥이 박복기 생일잔치에 일을 도우러 갔다가 돌아오지 않았다는 점부터 박복기의 방으로 불려 들어간 것을 본 목격자들이 증언을 바꾼 점 등을 이유로 들었다.
정순덕의 작전에 심정우는 “정도는 아니지만 첫째의 헛소문은 없앨 수 있을 것...
은비령은 인제군과 양양군을 잇는 작은 샛길로서 필례령, 작은 한계령으로 불리웠는데, 이순원의 소설 (1997년 현대문학상 대상 수상)의 무대로 지금은 실제 지명으로 굳어졌다.’
친구는 그동안 가까이 지내면서도 먹고사는 일에 바빠 친구의 작품까지는 몰랐던 듯했다. 소설 작품 속의 무대가 10년이고 20년이고 시간이 흘러 그곳을 찾는 사람들의 입과 그곳에 사는...
장항준 감독, 제작자 송은이, 배우 이순원 김수진 서영주가 참석했다.
장 감독은 “5~6년 전에 후배 감독과 술을 마시다 이 사건에 대해 처음 얘기를 들었다. 처음 들어본 사건이었는데 굉장히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해줬다. 그걸 듣고 ‘이걸 영화로 만들어라’ 했더니 자기 스타일은 아니라고 했다. 내가 만들어도 되겠느냐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이야기를 염두에...
추석 명절과 임시공휴일에 개천절까지, 6일간의 긴 연휴 잘 쉬고 돌아오셨으리라 믿습니다. 저는 연휴가 끝나는 날이 아버지의 기일이어서 그야말로 다른 사람들보다 길게 고향에 가 있었습니다.
지난여름이 얼마나 무더웠는지를 그런 여름을 보낸 기억만이 아니라 나무와 열매의 모습으로도 알 수 있었습니다. 제 고향 강릉은 바다를 낀 해양도시이면서도 지난 8월 연일...
맴맴 하고 우는 참매미는 대략 7월 초부터 8월 말까지 운다. 매미는 가장 짧으면 7년 땅속에 있다가 나온다. 그보다 좀 더 길게 11년이나 13년 있다가 나오기도 한다. 길게는 17년 있다가 나오는 종류도 있다. 그러나 9년이나 10년, 12년 땅속에 있는 매미는 없다. 매미가 땅속에 있는 시간은 그냥 홀수가 아니라 1과 자신의 수로만 나누어지는 소수의 해다. 만약 12년이라면 2, 3, 4...
8월 1일 아침의 일이다. 새벽부터 울어대는 매미 소리에 잠이 깨었다. 나이 들어 새벽잠이 줄어들기도 했지만, 이날은 매미 소리가 유난히 컸다. 일어나 보니 창문을 열어둔 채였고, 창문 바깥 방충망에 매미 한 마리가 날아와 울고 있었다.
그 소리가 70~80데시벨 정도로 알람시계와 도로변 자동차 소리와 맞먹는 수준이다. 그런데도 짜증이 나기보다 다른 소리도 아닌 매미...
엊그제 고향의 농부로부터 감자 두 박스를 받았다. 주문은 감자를 심는 봄에 했고, 어제 단단하게 포장한 감자 두 박스가 왔다. 최근 몇 년 해마다 주문하는 농가의 감자였다. 주문도 봄철에 내가 먼저 알아서 주문하는 것이 아니라 도시로 떠나 계절을 잊고 사는 사람들에게 농부가 먼저 전화를 한다. 올해는 감자를 얼마만큼 심어 얼마만큼 수확할 예정인데 미리 필요한...
매주 금요일 자엔 기존 이상미 이상아트 대표(미술)와 함께 서정남 계명대 교수(영화학), 이순원 소설가, 이승하 중앙대 교수(시인)가 신설되는 ‘문화의 창’을 통해 칼럼의 품격을 더합니다.
이투데이는 ‘정도언론, 경제보국, 미래지향’이란 사시에 입각해 자유 시장경제 창달에 이바지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오피니언면은 독자와 함께 호흡하며 만들어갈...
무려 57억 원에 달하는 당첨 금액을 포기할 수 없는 남(고경표, 음문석, 곽동연)과 북(이이경, 이순원, 김민호)의 병사들은 결국 대승적인 합동작전을 시작하고, 당첨금을 수령하는 동안 상호 신뢰를 지키기 위해 양쪽의 군인 한 명을 볼모 삼아 교환한다.
박 감독은 “남북 병사들의 이질적인 만남과 충돌에서 발생하는 아이러니 상황이 유머러스한 것”이라고 ‘육사오’...
이순원 KGC인삼공사 전략실장은 "정관장 브랜드는 한국의 고려인삼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인삼종주기업의 사명감을 가지고 전 세계 60여 개국에 약 5000여 건의 상표권을 보유 중"이라며 "저명상표 등록을 통해 브랜드를 관리해 프리미엄 브랜드로서 정관장을 더욱 유지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