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 金요일에는 술을 禁한다!

입력 2014-09-02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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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위 두산 커뮤니케이션실 부장

불타는 금요일. 금요일 저녁 술자리를 뜻하는 ‘불금’은 주 5일제 근무가 정착하면서 생겨난 신조어다. 토, 일 양일간의 달콤한 휴식은 금요일을 불태우는 연료로 쓰였다. 회식과 약속은 금요일에 집중되었고 그렇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약속을 잡는 날이 금요일이었다. 얼마 전까지도 금요일 밤 서울의 주요 유흥가는 택시 잡기가 쉽지 않을 정도로 불야성이었다.

하지만 금요일 밤이 달라지고 있다. 기혼자들은 거의 금요일 술 약속을 잡지 않는다. 가족과 함께하는 주말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대신해서 목요일 저녁 술집들이 붐빈다. 물론 홍대 앞이나 강남역 같은 젊은층이 즐겨 찾는 곳은 예외다. 목요일 다음으로 월요일 약속도 늘어나고 있다. 금, 토, 일 3일간 술자리가 없었던 주당들에게 월요일은 달콤한 휴식일지도 모른다.

음주문화의 또 다른 특징을 살펴보면 과거 종로, 신촌 등과 같은 주요 거점 중심에서 소규모 지역으로 주점들이 분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조용한 주거 단지였던 아파트 단지 내에도 조그만 펍(Pub)이나 이자카야 같은 선술집들이 들어서기 시작했고 금요일 저녁에는 자리가 없을 정도로 호황이다. 또 얼마 전 발표한 모 편의점의 주류 매출 추이를 살펴보면 금요일이 타 요일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은 판매량을 기록한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금요일에 술을 먹더라도 집 근처 술집을 찾거나 편의점에서 술을 사 집으로 향한다는 것을 방증하는 사례다.

이러한 현상들은 가족 중심으로 삶의 패러다임이 변화된 결과로 볼 수 있다. 과거 금요일 저녁이면 의례적인 회식이나 접대가 이어졌고 이로 인한 피로로 주말에도 가족과의 시간이 단절되곤 했다. 이것을 마치 직장생활의 훈장처럼 여겼고 가족들도 인내했었다. ‘창조’와 ‘융합’을 이야기하는 요즘 시대에 맞춰 사람들의 삶도 진화한 것 같다. 과거 회식 자리의 ‘아저씨’에 비해 동네 선술집에서 본 ‘아버지’의 표정이 더 밝아 보이는 이유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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