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사로 본 금융권 경영전략]금융산업 빙하기… "아문센처럼 전진하라"

입력 2013-01-09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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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리스크 관리로 위기극복" 총력

새해를 맞이 했지만 금융회사 수장들의 마음이 못내 무겁다.

대내외의 금융시장 환경이 여전히 좋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 재정절벽 위기는 가까스로 합의점을 찾았지만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시한폭탄과도 같고 유로존의 재정위기 역시 현재진행형이다.

금융권의 사회적 역할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부담스럽다. 저금리·저성장 기조에 불황까지 겹쳐 수익성 악화가 예상되는 상황이지만 새정부와 정치권은 금융권의 공적 역할 강화를 주문하고 있다.

올해 금융회사 수장들의 신년사 화두는 ‘리스크 관리’를 통한 ‘위기극복’으로 요약된다. 금융권은 위기 극복을 위해 다양한 수익원 발굴에도 나서야 하지만 사회적 약자 배려와 리스크 관리도 당면 과제다. 금융기관 수장들의 계사년 신년사에는 이같은 현실적 고뇌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 금융권“어려운 업황…극복하자”= 계사년 금융산업 기상도는 안갯속이다. ‘남극탐험’, ‘빙하기’에 비유될 만큼 현실이 녹록치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새정부 출범에 따른 기대감, 글로벌 경기 회복에 대한 낙관론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저금리·저성장 기조가 이어지면서 금융권의 수익 악화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를 반영하듯 금융기관 수장들의 현실 인식은 보수적이다. 새해 각오를 엿볼 수 있는 신년사에서 팽팽한 긴장을 읽을 수 있는 이유다.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은 “비즈니스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새수익원 확충 방안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팔성 우리금융 회장은 “경쟁우위를 확보해 위기상황을 극복하겠다”며 은행을 비롯한 계열사들의 해외진출 모색을 주문했다.

강만수 KDB금융지주 회장도 “저금리ㆍ저성장 등 국내시장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국외사업을 적극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해외 진출 가능성을 시사했다.

‘아문센 경영론’을 제시한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지금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경영 환경도 남극 탐험과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시장 환경에 능동적이고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는 조직과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동규 농협금융지주 회장은 "여신심사 강화와 부실채권 집중 관리로 비용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금융회사 수장들은 위기 극복을 위해 리스크 관리를 강조했다. ‘리스크 통제기능 강화’(KB), ‘리스크관리 한층 강화’(우리), ‘리스크 관리 여부가 생사 결정’(신한), ‘리스크 관리 철저’(하나), ‘리스크 발생 않도록 관리’(산은), ‘위기관리 역량 집중’(농협) 등 표현만 다를 뿐 한마디로 ‘리스크 관리’에 사활을 걸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 당국 “사회적 역할 강화” 주문 = 정치권과 감독당국은 새정부 출범에 맞춰 금융권의 사회적 역할 강화를 일제히 주문하고 나섰다.

김정훈 국회 정무위원장은 지난 3일 열린 범금융기관 신년인사회에서 “금융사가 리스크 관리를 해야겠지만 경제적 약자에게 빼앗는 식으로 리스크를 관리해서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도 “금융사가 고졸 채용, 서민금융 등 사회공헌 활동을 확대해 왔는데 모멘텀 유지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새정부가 추구하는 경제 약자 배려를 위해서라도 더 큰 우산을 펼쳐 달라”고 당부했고,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은 “다중채무자 등 취약 계층의 가계 부채와 하우스푸어 문제는 금융권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협력해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권 입장에서는 부담스럽지만 외면하기도 어려운 현실이다. 금융권은 리스크관리 과정에서 이해상충이 빚어질 수 있겠지만 이를 조화롭게 극복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어윤대 회장은 “경기침체와 저금리 등의 영향으로 금융기관의 수익성과 건전성 관리에 경고등이 켜지고 있고 금융권에 대한 사회적 책임과 높은 윤리의식 요구도 더욱 거세지고 있다”며 사회책임 과 정도경영을 핵심과제로 제시했다.

김정태 회장은 “사회와 소통을 지속적으로 이어나갈 것”이라며 “적극적인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사회와 상생의 방안을 찾아가겠다”고 말했고, 이팔성 회장은 “금융소비자 보호와 금융회사의 사회적 책임 등 외부의 기대에도 적극 부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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