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KAIST가 언론학 교수 영입한 까닭은?

입력 2012-06-21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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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문 융합'이 대세…경계 허물기 나서

▲현대사회에 들어 점점 공고해졌던 학문간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대학교육에서도 미래인재를 키우려는 ‘융합’ 바람이 불고 있다.(사진=노진환 기자)
지금은 각각의 학문이 나뉘어 있지만 원래 학문에는 경계가 없었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들은 수학과 천문학에 능했고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거장 레오나르도 다 빈치는 위대한 예술가인 동시에 뛰어난 과학자였다. 우리의 경우도 다르지 않았다. 조선시대 선비들은 뛰어난 문필가인 동시에 정치가이면서 과학자이기도 했다. 다산 정약용, 연암 박지원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 각 분야로 나뉘었던 학문이 시대적 요구에 따라 다시 합쳐지고 있다. 대학교육에서도 ‘학문간 융합’ 바람이 불며 융합형 미래인재를 키우려는 대학이 늘고 있다. 공학도에게 예술적 감각이 요구되거나 철학도에게 경제·경영 지식이 요구되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다가올 시대가 학문과 학문, 산업과 산업의 경계가 없어지는 ‘융합의 시대’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디자인 배우는 공학도, 언론학 전공 공대 교수님 = 최근 건국대 공과대학에서는 특별한 교육과정을 마련했다. 공학계열 학생을 대상으로 창의 디자인 캠프 참가자를 처음으로 모집한 것. 학생들은 캠프에서 디자인 전문가에게 강의를 듣고 디자인 과제를 제출하게 된다. 인문학적 소양을 쌓기 위해 부석사 등 문화유산을 답사하며 사진을 찍는 행사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캠프 프로그램 어느 과정에서도 숫자와 계산은 없다. 김화중 건국대 공과대학장 겸 공학교육혁신센터장은 “설계의 중요성뿐만 아니라 미학적인 디자인의 필요성을 깨달을 수 있게 하려고 이 캠프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건국대 공과대학은 “성과에 따라 앞으로도 디자인 관련 교육 프로그램을 정례화하고 커리큘럼에도 반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KAIST)도 이공계 분야 학과에 언론학 전공자를 임용하며 학문간 융합에 신호탄을 울렸다. 카이스트는 올해 초 언론학 전공자인 백영민 교수(35)를 웹사이언스공학전공 조교수로 임명했다. 카이스트 관계자는 백 교수의 이공계 학과 임용에 대해 “학문 간 융합을 통해 창의적 인재를 육성하려는 시도”라고 설명했다.

이미 학문융합형 학과를 개설해 둔 대학도 많다. 서강대의 아트앤테크놀로지 학과, 서울과학기술대의 정보기술경영(ITM) 프로그램 등이다. 김주섭 서강대 지식융합학부 아트앤테크놀로지 전공 주임교수는 “학부 과정에서부터 융합교육이 필요하다”며 “국내외 대부분의 융합학과가 석사 과정부터 존재하지만 학사과정부터 교육을 하면 더 화학적인 융합을 시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분야에서도 융합형 프로그램 활발 = 연구부분에서도 대학들의 학문 융합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그동안 연구가 학문의 경계 안에만 머물면서 생긴 모순을 해결하고 새로운 발견을 도모하겠다는 취지다. 각 대학들은 융합형 석·박사 과정을 신설하거나 연구과정에서의 융합을 촉진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많은 투자와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많은 대학이 학문융합형 연구에 미래의 사활을 거는 모습이다.

먼저 눈에 띄는 것은 공학 분야에서의 융합이다. 서울대는 일찍이 학문 융합에 상당한 의지를 보였다. 2009년 설립한 융합과학기술대학원은 안철수 원장으로도 유명하다. 대학원은 수원의 차세대융합기술원과 긴밀한 연구협력 시스템을 구축하며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연세대학교 역시 미래융합기술연구소를 인천 송도 국제캠퍼스에 출범해 운영하고 있다.

인문 사회학 분야의 융합이나 산업-학문간 융합도 활발하다. 고려대는 기술경영전문대학원을 통해 경영, 법학, 의학 전문대학을 아우르는 융합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서강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은 100여 개의 벤처기업과 연동된 서강미래기술원(SIAT), 415억 원 운용 규모를 가진 알바트로스 인베스트먼트와의 연계를 통한 산업 현장 밀착형 교육을 내세우고 있다.

건국대 영어영문학과 김종갑 교수는 “과거에는 자살이라는 같은 주제를 두고 의학에서는 ‘병’이라고 하는 반면 인문학에서는 ‘병이 아니다’라고 하는 등 차이가 강조됐지만 사회과학자, 자연과학자, 인문학자들이 융합 연구를 하고 소통해 보니 새로운 해석과 대안이 제시됐다”며 “이제는 개별 학문의 한계를 넘어서고 학자들도 소통의 두려움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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