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강국]유능한 CEO "타고난다" VS "교육으로 가능하다"

입력 2011-01-04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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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게이츠나 스티브 잡스 같은 최고경영자(CEO)들은 천부적인 재능을 가지고 태어난 걸까. 과연 CEO형 DNA라는게 있는 것일까.

미국의 경제 주간이 포천은 "기업가 정신은 과연 교육될 수 있는 것인가"라는 의문을 제기했다. 미국은 물론 전세계적으로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는 MBA스쿨과 재학생들에게는 안 된 말이지만 '기업가 정신(entrepreneurship)'은 학교에서 교육 받는다고 익혀지는 게 아니라는 지적도 많다.

◇ 배운다고 다 유능한 CEO 되나

미국의 4년제 대학은 물론 2년제 대학들까지 가세, 비즈니스 스쿨 개설 붐은 실로 뜨겁다. 지난 84년 300개 수준이었던 비즈니스 스쿨은 지난해 1992개로 급증했다.

제롬 캐츠 루이스 대학 교수는 "'기업가 정신'은 미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학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하고 있다. 기업가 정신과 비즈니스 마인드는 학교에서 배운다고 머리 속에 들어오는 학문이 아니라는 것이다.

휴머윈블라드 벤처파트너스의 공동 설립자인 앤 윈블라드는 "기업가 정신은 타고나는 일종의 천재 인자나 마찬가지이며 만들어질 수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매출이 6억7500만달러를 올린 장's 차이나 비스트로의 설립자 폴 필머링도 "인체에 위나 간 같은 장기가 있는 것처럼 기업가 정신은 하나의 장기"라고 지적했다.

마이클 벨이나 빌 게이츠, 스티브 잡스가 대학 과정을 다 마치지 않고 자기 분야에서 성공을 거둔 것은 이를 잘 드러낸다. 그들의 성공은 교실에서 일궈진 게 아니라 현장에서 축적된 것이다.

리드 컬리지(Reed College)에 입학한지 6개월 만에 학교를 박차고 나온 스티븐 잡스는 "학교에서 깨달은 것들은 사실 별로 없다"고 말했다. 저가 항공사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젯블루의 설립자 데이비드 닐리만은 초창기 모리스 에어를 세운 경험에서 젯블루의 아이디어를 얻었다.

닐리만은 "설사 교육이 효능이 있다 해도 기본적으로 될성 싶은 인재가 받아야만 효과를 얻을 수 있다"며 "모리스 에어를 세우면서 좌충우돌했던 경험이 젯 블루의 성공을 이끄는 데 가장 큰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

◇ 시행착오 줄이며 인맥 쌓는 것은 최대 장점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즈니스스쿨이 갖는 장점은 셀 수 없이 많다는 게 이를 옹호하는 쪽의 입장이다. 재능을 가진 학생들이 자신의 사업 아이템을 구체화하고 추진할 수 있는 능력은 얼마든지 교육할 수 있다는 것.

실제 미국에서는 '기업가 정신'을 특화한 MBA졸업생과 일반적인 MBA과정을 마친 졸업생들이 5년 후 받는 연봉은 전자가 훨씬 높다. 이들의 연봉 차이는 평균 7만2000달러로 일반적인 MBA 졸업생들의 연봉보다 27%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게다가 '기업가 정신'을 수강한 학생들의 경우 일반적인 MBA과정을 마친 졸업생들보다 자기 회사를 차리는 비율이 3배 정도 많았다. 이들이 차린 사업체의 평균 모습은 종업원 200명에, 연 평균 매출 50만불에 이를 정도로 알짜였다.

자기 회사를 차리지 않고 대기업에 취직한다 해도 이들은 평균 연봉으로 2만3500달러 이상을 더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오와주립대에서 '기업가 정신' MBA교육을 받고 있는 22살 메간 웨치는 고등학교 재학 시절부터 프롬(prom·미국 고교 졸업파티) 의상을 제작해 손수 판매할 정도로 수완이 있는 학생이었다. 웨치는 아이오와 비즈니스스쿨에서 수학하면서 이 아이템을 수익성 높은 사업으로 재탄생시켰다. 웨치는 "아이오와의 수업을 통해 사업 아이템을 보강하고 실제 사업으로 연결할 수 있었다"고말했다.

브로드캐스트닷컴을 야후에 60억달러에 매각한 마크 쿠반 역시 옹호론자다. 그는 "사업에 눈을 뜬 건 인디아나주립대 재학 1학년 당시였다"면서 "동기 부여를 받기에 충분한 것"이라고 회고했다.

'기업가 정신'을 공부하는 또래 집단 사이에서 다양한 인맥을 맺을 수 있는 것도 최대 장점으로 꼽힌다. 인맥은 펀딩과 사업 확장 등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요소.

텍사스크리스천 대학에 재학중인 아담 블랭키는 교수진들의 소개를 통해 성공한 디벨로퍼인 테리 몬테시를 소개 받았다. 블랭키는 그를 통해 관련 업계의 다양한 지인들을 소개받는 한편 사업 비용을 펀딩받아 소형 쇼핑몰을 설립했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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