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릴레이 기고] 조환익 KOTRA 사장

입력 2010-10-08 12:00 수정 2010-10-11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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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을 전하는 이투데이를 기대하며

▲조환익 KOTRA 사장
지난 2년간 세계는 과거 한 번도 겪지 못했던 일들을 많이 겪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세계 경제의 판도가 바뀌고 요동침이 일상화 되고 있다. 대마불사의 신화도 깨졌다.

이러한 가운데에서 세계 시장에서 추락 또는 탈락하는 나라가 있는가 하면 우리나라처럼 위기 상황을 오히려 기회로 활용해서 도약의 발판으로 삼은 경우도 있다.

한 국가가 맞는 새로운 상황에 어떻게 잘 대처하느냐는 국가의 명운과 자부심 문제이기 이전에 개개인의 삶과 연결된 매우 절박한 문제이다. 그리고 그 책임은 정부만의 것이 아니라 사회 구성원 모두의 것이기 때문에 다가 올 미래에 대해서 사회 전체가 잠시도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

특히 그 중에서도 한 국가와 사회의 방향타 구실을 하는 언론의 역할과 책임은 실로 막중하다 하겠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발한 지 얼마 되지 않았던 2년 전 이맘때를 기억해 보자. 동아시아에 국한되었던 90년대 말 IMF 외환위기와는 달리 전 세계가 금융위기로 빠져들 것이기 때문에 대외교역비중이 높은 한국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해외 언론과 경제기관들이 한국 경제 흔들기에 나선 가운데 언론에 등장한 우리나라 각계 전문가들도 저마다의 경제지식을 과시(?)하며 닥터둠들이 되어 갔다. 그것이 대세였던 까닭에 이를 지켜보던 기업인들과 국민들은 공포에 떨 수밖에 없었다.

심지어 세계 금융위기 초반에 소위 ‘미네르바’라고 자칭하는 자는 한국 펀드와 주식은 곧 휴지조각이 될테니 빨리 파는 것이 중소 서민을 위한 것이라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모두가 닥터둠의 대열에 합류한 것은 아니다. 매월 수출이 급감하는 위기 상황에서도 희망을 보고자 하는 작은 움직임들이 있었다. 필자도 그 중의 한 사람으로 역샌드위치의 기회를 봐야한다고 외쳤다.

이 작은 주장은 시간이 지나면서 큰 반향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는데, 사실 그 이면에서 언론의 힘이 결정적으로 작용했음을 부인할 수 없다. 2008년 수출순위 12위였던 우리가 불과 2년 만인 올해 7위로 5단계나 순위를 끌어 올린 성과의 뒷면에는 찾아 온 기회를 우리 것으로 만들고자 했던 것도 언론의 뒷받침이 없었으면 어려웠을 것이다.

우리 경제가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지금이라고 해서 언론을 포함한 지식인들의 상황판단내지 미래예측 능력이 덜 필요한 것은 아니다.

필자가 보기에는 지금의 세계 경제 상황은 이전보다 본질적으로 개선된 것이 없고, 우리가 헤쳐 나가야 할 난관도 크게 줄지 않았다. 이럴 때 우리가 어떤 판단을 통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최근 보이기 시작한 우리 경제의 큰 향방이 결정될 수 있다.

美ㆍ中ㆍ日이 벌이고 있는 환율전쟁은 무역전쟁으로 비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고, 이 과정에서 우리 수출이 겪게 될 위기와 기회의 문제는 쉽게 풀릴 것 같지 않은 방정식과 같다.

고부가가치 전략에서 탈피한 일본은 저가제품으로 우리가 차지하던 시장을 위협하고 있고, 중국은 경제력과 자원을 무기로 미국, 일본과 맞서는 동시에 대만,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을 통해 동북아의 정치경제 지도를 자기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그리려 하고 있다.

게다가 작년까지 위축되었었던 서구 선진국 글로벌 기업들이 새로운 기술상품을 출시하며 세계 시장 주도권 확보에 나선 것도 우리에게는 큰 위협이다. 올 해를 시작하면서 필자가 던졌던 중원축록(中原逐鹿)의 시장쟁탈전이 본격화한 모습이다.

과거나 지금이나 불투명성이 짙어지면 미래를 진단하기가 어려워지고, 희망을 말하기도 쉽지가 않다. 이럴 때 일수록 언론은 양시양비론에만 빠지지 말고 냉철하고 날카롭게 앞날을 예측하고 그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

그리고 되도록 희망의 메시지를 찾아내서 전파하는 언론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도 긴요하다. 이투데이가 이런 역할을 통해 우리 국가와 사회에 든든한 등불이 되어 주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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