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호황에 수출·실적 동반 상승…하반기 경제 버팀목

올해 하반기에도 한국 수출을 떠받칠 핵심 동력은 반도체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힘입어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비롯한 DDR5,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수요가 꾸준히 늘면서 메모리 업황이 예상보다 긴 호황 국면을 이어가고 있어서다.
1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6월 반도체 수출이 사상 최대를 기록하며 전체 수출 증가세를 견인한 가운데 하반기에도 AI 메모리 중심의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과거 메모리 슈퍼사이클이 스마트폰과 PC 교체 수요가 이끌었다면 이번에는 AI 데이터센터가 시장을 주도하는 구조라는 점이 가장 큰 차이다.
AI 서버 한 대에는 기존 서버보다 훨씬 많은 메모리가 탑재된다.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플랫폼 '루빈'과 AMD의 신규 AI 가속기 출시가 예정돼 있고 마이크로소프트·메타·아마존·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도 AI 데이터센터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HBM뿐 아니라 서버용 DDR5와 기업용 SSD 수요도 함께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HBM 생산 확대는 일반 D램 공급을 줄이는 효과를 내고 있다. 메모리 업체들이 생산능력을 HBM에 집중하면서 DDR5 가격도 강세를 이어가고 기업용 SSD 시장도 동반 호황을 보이고 있다. AI 메모리와 범용 메모리가 동시에 가격 상승 국면에 진입하면서 메모리 업황 전반이 개선되는 구조다.
수혜의 중심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있다. SK하이닉스는 HBM3E 공급 우위를 바탕으로 HBM4 양산을 확대하고 있으며, 삼성전자도 HBM 공급 확대와 차세대 메모리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에서는 두 회사 모두 하반기 AI 메모리 출하량이 상반기보다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반도체 수출 증가는 단순한 수출 실적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반도체는 국내 전체 수출의 약 5분의 1을 차지하는 최대 수출 품목으로, 수출 증가율과 무역수지, 기업 실적은 물론 설비투자와 고용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업계에서는 AI 메모리 호황이 이어질 경우 하반기 국내 제조업 경기 회복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면 자동차와 철강, 석유화학 등 전통 제조업은 미국의 관세 정책과 글로벌 경기 둔화 영향으로 성장세가 제한될 가능성이 크다. 결국 하반기 한국 수출과 기업 실적, 경제성장률까지 반도체가 견인하는 'AI 메모리 의존도'가 한층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변수도 남아 있다.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규제와 관세 정책 변화, 예상보다 빠른 공급 확대에 따른 가격 조정 가능성은 업황을 좌우할 리스크로 꼽힌다. 그럼에도 시장에서는 AI 인프라 투자가 단기간에 꺾일 가능성은 크지 않아 메모리 중심의 호황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