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00가구→6800가구 통합재건축
6개 단지 이해관계 조율·주민 화합 주력
2027년 시공사 선정·2028년 이주 목표

“6개 단지를 하나로 묶는 통합재건축 사업인 만큼 특정 단지나 연합이 이기는 재건축이 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어느 한쪽의 이익보다 주민들이 함께 화합하고 서로의 이해관계를 조율하면서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김영진 분당 양지마을 한양연합 정비사업위원장은 최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정선화 금호청구연합 정비사업위원장 역시 “그동안 큰 갈등은 상당 부분 지나왔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는 각 연합 내부의 서로 다른 목소리를 봉합하면서 나아가는 것이 숙제”라고 강조했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 양지마을은 국토교통부가 선정한 1기 신도시 노후계획도시 정비사업 선도지구 가운데 속도가 가장 빠른 곳으로 꼽힌다. 양지마을 재건축은 분당구 수내동 일대 금호1·3단지, 청구2단지, 한양1·2단지, 주상복합 등 6개 단지, 기존 4400가구를 6800여 가구 규모로 탈바꿈하는 대규모 통합 재건축 사업이다.
양지마을은 2024년 11월 1기 신도시 정비 선도지구로 선정된 이후 특별정비구역 지정과 사업시행자 지정 등을 거쳤다. 7월 한국토지신탁에서 대신자산신탁으로 사업시행자가 변경됐으며 10월에는 정비사업위원회 구성 및 위원장 선출도 마쳤다. 2027년 상반기 중으로 시공사 선정을 마치고 2028년 하반기 이주에 나선다는 목표다.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기까지 그 과정이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선도지구 가운데서도 빠르게 사업을 추진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수년간 주민들을 설득하고 관계기관과 협의를 이어온 두 위원장의 노력이 있다.
정 위원장이 양지마을 재건축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은 2022년 2월이다. 그는 “당시만 해도 기존 도정법에 따라 안전진단과 동의율 조건 등 여러가지 이유로 재건축보다는 리모델링이 현실적인 방안으로 거론됐었다”며 “재건축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면 좋겠다는 주민들의 목소리가 나오면서 통합재건축 단체대화방을 개설해 논의를 본격화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후 정 위원장은 분당 재건축연합회 홍보국장으로 활동하며 1기 신도시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데 앞장섰다. 또 주민들과 4000건이 넘는 전화와 문자를 주고받으며 재건축 필요성을 설명하고 참여를 독려했다. 이러한 노력 끝에 양지마을은 정식 동의서 징구에 나선 지 약 두 달 만에 95.5%의 동의율을 확보했다.
김 위원장은 2024년부터 재건축 사업에 참여해 지난해 6월 주민대표단 단장을 맡으며 본격적으로 사업을 이끌었다. 양지마을 한양아파트에서 10년간 거주한 그는 특별정비구역 지정 과정에서 불거진 전략환경영향평가 문제 해결을 위해 성남시와 지역 정치권을 직접 찾아다니며 협의를 이어갔다.
신탁사 교체 과정에서도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그는 “기존 한국토지신탁과의 업무협약을 해지하고 새로운 신탁사를 선정하기 위해 약 10곳을 직접 만났다”며 “각 신탁사의 사업 추진 역량과 자금 조달 능력, 사업 조건 등을 면밀히 비교하며 주민들에게 가장 유리한 방향으로 사업을 이끌어갈 수 있는 곳을 찾는 데 집중했다”고 말했다.

앞으로 남은 시공사 선정과 주민 이주 과정에서도 여러 변수가 예상된다. 공사비 협상과 분담금 산정 등 주요 절차가 남아 있는 만큼 단지별 이해관계가 충돌할 가능성이 있어서다. 이에 위원회는 주민들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객관적인 기준에 따라 이견을 조율해 나갈 방침이다.
김 위원장은 “단지별 대지지분과 기존 자산가치 차이는 소유주들의 재산과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충분히 존중해야 한다”며 “분담금과 배정 문제는 사업비와 평가 결과, 설계안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객관적이고 예측 가능한 기준에 따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지마을 재건축은 단지별 이해관계를 조율하기 위해 한양연합과 금호청구연합으로 나눠져 있다. 이로 인해 재건축 사업 중 보기 드물게 공동위원장 체제를 구축하고 연합별 독립정산 원칙을 마련했다. 각 연합의 권익을 보장하면서도 시공사 선정과 공사비 관리 등 사업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사안은 공동으로 협의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주민들과의 소통도 강화할 방침이다. 정 위원장은 “고령층 주민들은 디지털 기기 사용에 익숙하지 않아 온라인을 통한 정보 공유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며 “정비사업 진행 상황을 담은 소식지를 제작하거나 단지 내 게시판에 안내문을 부착하는 등 소통 채널을 다양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두 위원장은 주민 간 갈등을 최소화하면서도 사업을 빠르게 추진하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양지마을은 내년 2~3월 시공사 입찰 공고를 시작으로 6월 시공사 선정 총회를 개최하고, 2028년 하반기 이주에 나선다는 목표다.
김 위원장은 “재건축에서 시간은 비용과 직결된다”며 “사업이 지연되면 금융비용과 공사비 부담이 커질 수 있는 만큼 검토할 사항은 미리 검토하고 결정된 일은 신속하게 실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업 속도를 높이려는 데는 분당 전역에서 재건축이 잇따라 추진되고 있다는 현실적인 이유도 있다. 후속 정비구역의 이주 시기가 겹칠 경우 대규모 전세 수요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주거 불안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정 위원장은 “분당 내 2차, 3차 정비구역이 계속 뒤따라오고 있다”며 “이주 시기가 겹치면 갈 곳이 부족해지고 전세 대란도 예상되는 만큼 최대한 계획된 일정에 맞춰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두 위원장의 궁극적인 목표는 양지마을을 분당 통합재건축의 성공적인 사례로 만드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소유주들의 자산과 삶의 질을 함께 높이는 것이 가장 중요한 목표”라며 “대한민국 누구나 와서 살고 싶어 하는 주거단지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앞으로 100년 동안 모두가 살기 좋은 아파트를 만들어 다른 단지에도 좋은 본보기가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