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 “교통난 더 심각”ㆍ의정부 “일자리 방치”⋯주민들 한숨 [수도권 신규택지의 숙제]

입력 2026-11-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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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 고촌 3.7만가구 최대 규모
골드라인 포화에 교통대란 우려
의정부 캠프잭슨엔 2600가구
바이오산단 조성과 충돌 논란

▲30일 김포시 고촌읍 일대 개발제한구역 전경. (이세령 기자 iselyeong@)
▲30일 김포시 고촌읍 일대 개발제한구역 전경. (이세령 기자 iselyeong@)

지금도 교통 포화 상태입니다. 여기에 3만7000가구가 더 들어서면 어떨지 상상조차 할 수 없습니다.(김포시 고촌읍 주민 A씨)

정부가 기존 8·13 주택공급 대책에 지난달 29일 발표한 신규택지 7만6700가구를 추가해 수도권 9곳에 총 10만3900가구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내놨지만, 해당 지역 곳곳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전체 물량의 35.6%에 달하는 3만7000가구가 공급되는 경기 김포시 고촌읍에서는 교통난 심화가, 2600가구가 들어설 예정인 의정부시 호원동에서는 기존 바이오산업단지 조성 계획과의 충돌이 쟁점으로 떠오른다.

지난달 30일 찾은 경기 김포시 고촌읍 일대는 서울과 맞닿은 관문 지역답게 보행자보다 차량 통행이 활발했다. 도로에는 빠른 속도로 오가는 차량이 끊이지 않았다. 고촌역을 중심으로 상권이 형성돼 있었지만 역세권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한적한 분위기가 펼쳐졌다.

▲김포골드라인 고촌역 2번 출구 모습. (이세령 기자 iselyeong@)
▲김포골드라인 고촌역 2번 출구 모습. (이세령 기자 iselyeong@)

대중교통 여건도 열악한 편이다. 서울 주요 업무지구로 이동할 수 있는 철도 교통수단은 2량으로 운행되는 김포골드라인이 사실상 유일하다. 이미 출퇴근 시간대 극심한 혼잡을 겪고 있는 만큼 신규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면 교통난이 더욱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고촌읍 주민 B씨는 “출근 시간대에는 서울로 향하는 차량이 몰려 도로가 혼잡하고, 버스를 이용하기도 쉽지 않다”며 “김포골드라인은 이미 승객들로 가득 차 있는데 추가로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면 교통난이 더욱 심각해질 것 같다”고 말했다.

김포시 역시 대규모 주택 공급에 따른 교통난 심화를 우려하며 선제적인 교통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김포시 관계자는 “주택 공급에 앞서 실효성 있는 광역교통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며 “서울 지하철 5호선 김포 연장 사업과 별도로 광역교통대책 사업비를 확보해 기존 사업의 지연을 막고, 9호선 김포 연장과 주요 도로망 확충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핵심은 서울 지하철 5호선 김포 연장 사업이다. 대규모 주택 공급으로 서울을 오가는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철도망 확충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김진유 경기대 도시교통공학과 교수는 “3만7000가구 조성에 따라 김포시 인구가 최소 7만~8만 명 정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인구가 급격히 늘어나는 만큼 5호선 연장이 빠른 시일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정부시 호원동 일대 미군기지 반환구역인 '캠프잭슨' 전경. (이세령 기자 iselyeong@)
▲의정부시 호원동 일대 미군기지 반환구역인 '캠프잭슨' 전경. (이세령 기자 iselyeong@)

서울 도봉구에서 의정부로 이어지는 길목에 위치한 경기 의정부시 호원동 일대 역시 대규모 주택 공급 계획이 발표됐지만 한적한 분위기였다. 과거 미군기지로 사용됐던 캠프잭슨 부지는 기존 건축물이 철거된 채 오랜 기간 빈터로 남아 있었다. 부지 주변 담벼락에는 넝쿨이 무성하게 자라 있었고 내부에는 잡초가 우거져 있었다.

이곳은 의정부시가 바이오산업단지 조성을 추진해왔던 부지다. 의정부시는 반환된 미군기지 부지에 바이오 관련 기업을 유치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도모한다는 구상이었다. 그러나 정부가 해당 부지를 신규 공공주택 공급 대상지로 발표하면서 기존 개발 구상의 변경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도 아쉬움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날 캠프잭슨 부지 앞에서 만난 의정부시 주민 C씨는 “오랫동안 방치됐던 부지가 개발되는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지역에 필요한 산업시설이나 기업이 들어서는 대신 아파트가 들어선다는 소식이 당황스러웠다”며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부터 검토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지역 시민단체도 반발하고 있다. 최경호 미군반환공여지 시민참여위원회 위원장은 “주택 공급의 필요성을 부정하지 않는다”며 “문제는 누구의 땅에, 어떤 절차와 기준으로, 누구의 희생을 전제로 공급하느냐”라고 말했다. 이어 “서울 집값을 잡겠다는 국가 정책이 경기북부에 산업용지와 성장 기회를 내놓으라고 요구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의정부시는 공공주택지구 지정과 별개로 기존 바이오산업 육성 계획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의정부시 관계자는 “기존에 추진하던 바이오산업 관련 첨단 자족시설 조성 계획을 철회하지 않았다”며 “국토부에 공공주택지구 내 그에 상응하는 규모의 자족시설 용지를 확보해 달라고 건의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일자리가 들어서야 할 부지에 주택이 공급되면 일자리 창출이 줄어드는 만큼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며 “서울 내 주택 공급이 부족한 상황도 고려해야 하는 만큼 일자리와 주거 기능이 공존할 수 있는 상생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산업시설과 주거시설을 함께 조성하는 복합개발 방식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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