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열기를 세계 식탁으로…aT, K푸드 수출판 넓힌다 [공기업+]

입력 2026-10-2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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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 파스타·미역 리조토로 식재료 현지화…신선과일·수산물까지 소비 기반 확대
중국서 국내 43개사 168개 제품 홍보·인도 2420만달러 수출상담…체험과 판로 연결

K푸드 수출의 다음 과제는 한류로 높아진 관심을 일상의 소비로 바꾸는 일이다. 한국 음식을 한 번 맛본 소비자가 현지 식당에서 다시 주문하고, 마트와 온라인몰에서 직접 구매하도록 해야 시장이 넓어진다. 라면과 과자, 김치·장류에 더해 신선과일과 수산물까지 세계인의 식탁에 올리려는 수출 지원도 이 지점을 향하고 있다.

28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aT는 국내 식품기업과 해외 소비자·유통망을 연결하며 K푸드의 소비 기반을 넓히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해양수산부와 함께 현지 셰프와 외식업계, 재외공관, 온라인 유통망을 연계해 시장마다 다른 식문화와 구매 방식에 맞춘 지원에 나섰다. 한국 식재료가 익숙한 현지 요리에 쓰이도록 돕고, 문화행사에서 생긴 관심을 구매로 이어가면서 인도와 중앙아시아 등 새로운 시장의 문도 두드리고 있다.

◇ 김치는 파스타로, 미역은 리조토로…현지 메뉴에 들어간 K푸드

▲백유태 aT 로스앤젤레스지사장(왼쪽에서 여섯 번째)이 3일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 에릭 반 클레이(Eric Van Kley) 아덴 레스토랑 셰프(왼쪽에서 다섯 번째)와 한국 식재료를 활용한 특별 다이닝 행사 ‘K-Ingredients on the Plate’를 열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백유태 aT 로스앤젤레스지사장(왼쪽에서 여섯 번째)이 3일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 에릭 반 클레이(Eric Van Kley) 아덴 레스토랑 셰프(왼쪽에서 다섯 번째)와 한국 식재료를 활용한 특별 다이닝 행사 ‘K-Ingredients on the Plate’를 열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한국 식재료의 쓰임새를 넓히는 출발점은 현지 소비자에게 익숙한 음식이다. 김치와 장류를 현지 레스토랑 메뉴에 접목해 평소 즐기던 음식으로 한국의 맛을 경험하도록 하는 전략이다.

aT는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의 레스토랑 ‘아덴’과 협업해 이 같은 가능성을 보여줬다. 에릭 반 클레이 셰프는 김치와 고추장, 쌈장, 유자, 배 등을 활용해 4코스 요리를 구성했다. 김치버터와 베이컨은 ‘김치 스파게티 카르보나라’가 됐고, 한국산 배는 팥 버터스카치와 배 셔벗을 곁들인 타르트로 변신했다.

아덴은 김치 파스타와 소주 칵테일을 행사 이후에도 판매하기로 했다. 현지 소비자가 다시 찾아 주문할 수 있는 메뉴가 생기면 한국 식재료의 지속적인 수요로도 이어질 수 있다. aT가 현지 외식업계와의 협업에 힘을 싣는 이유다.

수산식품에도 같은 방식을 적용했다. 이탈리아 로마에서 선보인 ‘홍합미역리조토’는 미역국을 현지에 익숙한 요리로 재해석한 메뉴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는 양념 젓갈을 호밀빵에 곁들인 카나페로 소개했다. 한국 식재료를 각국의 식문화에 맞게 활용해 새로운 소비 가능성을 찾은 사례다.

◇ 맛본 제품을 장바구니로…체험과 구매 잇는 유통망

▲이달 1일부터 4일까지 중국 ‘칭다오 올림픽 요트센터’에 마련된 ‘K-골목길’ 홍보관 전경 (사진제공=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이달 1일부터 4일까지 중국 ‘칭다오 올림픽 요트센터’에 마련된 ‘K-골목길’ 홍보관 전경 (사진제공=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맛을 알린 뒤에는 소비자가 제품을 살 수 있는 경로가 필요하다. aT는 현지에서 구매할 수 있는 제품을 문화·관광 행사에서 선보이고 온라인 한국식품관도 연계해 체험과 구매 사이의 거리를 좁히고 있다.

독일 베를린에서는 르세라핌 콘서트와 연계해 공식 굿즈 매장에 ‘K-테이스트 스테이션’을 마련했다. 닭강정과 핫도그, 만두, 컵떡볶이 등 독일에서 실제로 구매할 수 있는 제품을 선보여 K팝 팬들의 관심이 현지 매장 구매로 이어지도록 했다.

중국 국경절 연휴에 운영한 칭다오 올림픽 요트센터의 ‘K-골목길’에서는 온라인 구매를 연계했다. 국내 식품기업 43개사의 제품 168개를 마트와 약국, 빵집, 포장마차 등을 재현한 공간에서 소개하고 현지 한식당 셰프들이 떡볶이와 김밥, 순대 등을 선보였다. 나흘간 약 1만 명이 한국 식품과 문화를 체험했다.

현장 곳곳에는 티몰·징동 등 온라인 한국식품관에 접속할 수 있는 QR코드를 비치하고 할인 쿠폰을 제공했다. 맛본 제품의 구매처와 할인 혜택을 함께 안내해 온라인 구매로 이어지도록 한 것이다.

올해 1~8월 대중 농림축산식품 수출액은 10억8556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8% 늘었다. aT는 중국 시장에서 소비자가 제품을 접할 기회와 손쉽게 구매할 경로를 함께 늘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 러시아에서도 오존과 와일드베리스의 온라인 한국식품관을 안내해 수산식품 체험과 구매 경로를 연결했다.

◇ 배·포도에서 프리미엄 수산물까지…수출 품목의 외연 확대

▲aT는 15일부터 18일까지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열린 Koom Festival(꿈 페스티벌)’에 한국산 샤인머스캣과 배를 홍보하는 팝업스토어를 운영해 현지 소비자 약 2000명에게 한국산 신선과일의 우수한 맛과 품질을 알렸다. 팝업스토어를 찾은 방문객들이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제공=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aT는 15일부터 18일까지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열린 Koom Festival(꿈 페스티벌)’에 한국산 샤인머스캣과 배를 홍보하는 팝업스토어를 운영해 현지 소비자 약 2000명에게 한국산 신선과일의 우수한 맛과 품질을 알렸다. 팝업스토어를 찾은 방문객들이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제공=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신선과일 분야에서는 홍보 시점을 출하·유통 일정과 맞췄다. 한국산 과일이 본격적으로 출하되고 미국 대형 유통매장에 입점하는 시기에 소비자 체험을 마련해 구매 관심을 높이려는 취지다.

aT는 한국포도수출연합·한국배수출연합과 함께 뉴욕 맨해튼의 ‘꿈 페스티벌’에서 한국산 샤인머스캣과 배를 소개하는 팝업스토어를 운영했다. 나흘간 약 2000명의 소비자가 방문했고, 샤인머스캣의 당도와 한국산 배의 아삭한 식감, 풍부한 과즙을 확인한 방문객 가운데는 구매처를 문의하는 이들도 있었다.

이처럼 과일의 맛과 식감을 직접 경험하게 하면서 실제 판매가 이뤄지는 유통망을 넓히는 것이 신선농산물 마케팅의 방향이다. aT는 현지 유통망 확대와 체험형 마케팅을 연계해 한국산 신선농산물의 미국 시장 안착을 지원할 계획이다.

수산물은 고급 식재료로서의 가치를 알리는 데 힘을 실었다. aT는 미국 워싱턴DC와 프랑스 파리의 재외공관 국경일 행사를 활용해 외교·정책 관계자 등 1700여 명에게 한국 수산식품을 소개했다. 워싱턴DC에서는 전복·넙치 물회 등에 전통주를 곁들이고 수산물 수출통합브랜드 ‘K-FISH’ 홍보관을 운영했다. 파리에서는 훈제굴 카나페와 감태 주먹밥 등으로 한국 수산물의 활용도를 보여줬다.

aT는 현지 유력 바이어 연계와 유통망 시범 판매 등 후속 마케팅을 추진할 방침이다. 한국 수산물의 품질과 활용도에 대한 현지 반응을 토대로 실제 판매 기회를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 인도 2420만달러 수출상담…신흥시장 맞춤 개척

▲9월 29일부터 이달 1일까지 인도 뭄바이 봄베이 전시센터에서 열린 국제 B2B 식품박람회 ‘Anuga Select India 2026’에 마련된 한국관에서 현지 바이어들이 소주에 관심을 갖고 질문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9월 29일부터 이달 1일까지 인도 뭄바이 봄베이 전시센터에서 열린 국제 B2B 식품박람회 ‘Anuga Select India 2026’에 마련된 한국관에서 현지 바이어들이 소주에 관심을 갖고 질문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새로운 시장에서는 현지 바이어가 원하는 제품을 파악하고 국내 기업과 연결하는 일이 중요하다. aT의 인도 시장 지원은 박람회 개막에 앞서 온라인 상담부터 시작됐다. 바이어의 관심 품목과 참가기업의 제품 정보를 미리 공유하고, 현장에서는 바이어와 기업 간 일대일 상담을 주선해 거래 조건을 협의하도록 했다.

뭄바이 국제 식품박람회 ‘아누가 셀렉트 인디아 2026’의 한국관에 참여한 국내 농식품기업 10개사는 신선과일과 부각·약과, 주류·소스류 등을 선보여 총 2420만달러 규모의 수출상담을 진행했다. 한국산 소주에 대한 관심은 수출 업무협약(MOU) 체결로 이어졌다.

현지 바이어들은 인도 소비자에게 익숙한 마살라 향미를 제품에 접목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수출상담이 거래 조건을 논의하는 동시에 현지 소비 특성에 맞춰 제품을 개발할 단서를 얻는 과정이 된 것이다.

소비 기반이 형성되는 시장에서는 한국 식품을 접하는 계기를 늘리는 데 힘을 쏟았다. aT에 따르면 중앙아시아 타지키스탄은 수도 두샨베를 중심으로 라면카페 등 한국 음식점이 늘고 컨테이너 단위의 K푸드 수출도 활성화되고 있다.

aT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두샨베에서 K팝 공연과 한국 식품 체험을 결합했다. 라면·스낵·음료 시식·시음과 김밥 만들기, 쿠킹쇼를 진행하고 현지에서 인지도가 높은 인플루언서와 함께 SNS 홍보를 병행했다. 현지 소비자의 관심을 식품 수요로 키워 국내 기업이 진출할 기반을 넓히려는 접근이다.

전기찬 aT 수출식품이사는 “K팝은 유럽의 젊은 소비층과 접점을 넓히고 이들의 관심을 K푸드 소비로 연결할 수 있는 중요한 매개체”라며 “앞으로도 한류 콘텐츠와 연계한 소비자 체험행사를 통해 K푸드의 매력을 알리고 해외시장에서의 소비 확대를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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