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3527억 청구해 28%만 받아내⋯소송·추적에 88억 [저축은행 사태, 15년 청구서]

입력 2026-10-1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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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책임자 318명 확인⋯승소액 대비 회수율 52.0%
소송비 73억·해외재산 조사·환수에 15억 등 88억 투입
증여 재산 놓고도 공방⋯“재산 발견돼도 승소액에 못미쳐”

2011년 저축은행 부실 사태를 초래한 대주주와 경영진 등 부실책임자들을 상대로 예금보험공사가 3500억원대 손해배상을 청구했으나 실제 회수한 금액은 청구액의 28%에 그친 것으로 드러났다. 법원에서 승소 판결을 받아내고도 정작 책임자들의 재산 은닉과 빼돌리기로 1000억원 넘는 돈을 떼인 데다 이들을 쫓는 소송과 추적 비용에만 90억원 가까이 쏟아부었다.

12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실이 예금보험공사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예보는 2011년 저축은행 사태 이후 올해 6월 말까지 부실책임자들을 상대로 총 3527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이 가운데 법원 판결로 인정받은 승소액은 1914억원이었지만 실제 국고로 환수한 금액은 995억원에 불과했다. 최초 청구액 대비 회수율은 28.2%에 그쳤고 승소액 기준 회수율도 52.0%에 머물렀다. 판결을 받고도 받아내지 못한 미회수액만 1009억원에 달한다.

예보가 부실 조사를 벌인 대상자는 총 411명으로 이 중 손배 책임이 인정된 318명 가운데 임원이 285명 직원이 23명 대주주가 7명이었다.

저축은행 구조조정에 투입된 천문학적인 공적자금 규모와 비교하면 책임자 회수 실적은 ‘새발의 피’ 수준이다. 공적자금 3조1582억원이 투입된 부산저축은행의 경우 승소액 230억원 중 66억원만 건져 164억원이 고스란히 묶여 있다. 삼화저축은행 역시 승소액 68억원 중 10억원(15%)을 회수하는 데 그쳤다.

3조151억원의 혈세가 들어간 토마토저축은행도 책임자에게서 환수한 금액은 72억원에 불과했다. 두 저축은행에 6조원 넘는 공적자금이 수혈됐으나 책임자 주머니에서 환수한 돈은 합쳐서 138억원에 턱없이 멈췄다.

책임자들의 은닉 재산을 추적하고 재판을 치르는 과정에서 발생한 비용도 막대했다. 예보가 2011년부터 올해 6월 말까지 부실책임자 소송과 재산 환수에 투입한 회수비용은 총 88억4580만원으로 집계됐다.

변호사 선임료와 인지대 송달료 등 소송비용이 73억630만원으로 전체의 82.6%를 차지했다. 해외에 숨겨둔 자산을 찾아내는 데도 15억3950만원이 쓰였다.

가장 많은 비용이 든 사례는 불법대출 부실책임자 이모 씨의 미국 은닉재산 환수 건이다.

예보는 이 씨가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보유한 부동산을 압류하기 위해 현지 법원에서 승소한 뒤 매각해 약 87억원을 건졌다. 하지만 현지 로펌 변호사 비용 등으로 약 15억원을 지출해 회수액의 17%를 고스란히 날렸다.

부실책임자들이 가족 명의로 자산을 미리 빼돌린 탓에 ‘소송 속의 소송’을 벌이는 악순환도 반복됐다.

예보는 임석 전 솔로몬저축은행 회장을 상대로 약 914억원의 배상 판결을 받아냈다. 그러나 임 전 회장이 2012년 부인에게 증여한 서울 성동구 아파트를 환수하기 위해 사해행위 취소 소송을 추가로 제기해야 했다. 법원이 증여 취소 판결을 내려 가까스로 약 5억2300만원을 받아냈다.

예보 관계자는 “정부 공공기관 정보망을 동원해 책임자 재산을 파헤치고 있으나 발견되는 재산 규모가 승소액에 턱없이 미치지 못한다”며 “차명 재산이 확인되는 즉시 가압류 등 강제집행에 나설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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