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의 후 도입 필요 응답 줄고 불필요 응답 늘어
단계적 적용에 무게…최대 우려는 ‘채점 공정성’

국가교육위원회의 대입제도 국민 숙의 결과 수능 서·논술형 문항 도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절반을 넘었다. 다만 숙의를 거친 뒤 늦은 시점에 도입하자는 의견이 늘고 단계적 도입을 선호하는 응답도 많아 신중론이 두드러졌다.
17일 국가교육위원회가 공개한 ‘미래사회를 대비하기 위한 대입제도 국민참여위원회 숙의 결과’에 따르면 숙의에 참여한 국민참여위원 180명 가운데 수능 서·논술형 문항 도입이 ‘필요하다’고 답한 비율은 55.5%였다. ‘불필요하다’는 응답은 41.7%, ‘모르겠다’는 2.8%였다.
국교위는 2028~2037 국가교육발전계획 수립 과정에서 △고교 내신 서·논술형 평가 확대 및 수능 서·논술형 평가 도입 △내신 및 수능 절대평가 전환 △고교 3학년 2학기 정상화 등을 대입제도 핵심 검토 의제로 제시했다. 이번 숙의에서는 미래 대입제도의 방향과 서·논술형 평가를 우선 논의했다.
국민참여위원 180명은 지난달 29~30일 이틀간 관련 정보를 제공받고 소그룹 토의 등을 진행했다. 국교위는 숙의 전후 동일한 문항으로 의견을 조사해 인식 변화를 살폈다.
구체적인 도입 시기를 놓고는 장기간 준비해야 한다는 의견이 두드러졌다. ‘2037~2038학년도’가 적절하다는 응답이 39.4%로 가장 많았다. 현재 초등학교 1~2학년이 수능을 치르는 시점이다. ‘도입 반대’가 25.0%였고, ‘2033~2034학년도’ 21.7%, ‘2035~2036학년도’ 11.1% 순이었다.
특히 숙의를 거친 뒤 늦은 시점에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뚜렷하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037~2038학년도를 선택한 비율은 숙의 전 22.8%에서 숙의 후 39.4%로 16.7%포인트(p) 상승했다. 반면 2033~2034학년도는 같은 기간 31.1%에서 21.7%로 9.4%p 감소했다.
도입 필요성을 두고도 숙의 전후 일부 변화가 나타났다. 수능 서·논술형 도입이 필요하다는 응답은 숙의 전 58.3%에서 숙의 후 55.5%로 2.8%p 감소했다. 반면 불필요하다는 응답은 37.8%에서 41.7%로 3.9%p 증가했다. 숙의 과정에서 15명은 불필요에서 필요로 입장을 바꾼 반면 22명은 필요에서 불필요로 돌아섰다.
도입 방식에서도 단계적 적용을 선호하는 의견이 많았다. ‘일부 영역에 도입한 뒤 전 영역으로 확대’가 36.7%로 가장 높았고 ‘일부 영역에 도입’이 30.0%로 뒤를 이었다. 두 응답을 합치면 66.7%다. 처음부터 ‘전 영역에 도입’해야 한다는 응답은 5.5%였으며 ‘도입 반대’는 26.7%였다.
출제 비중 역시 낮은 수준에서 시작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서·논술형 문항 비중을 ‘40% 미만’으로 해야 한다는 응답이 42.8%로 가장 많았다. ‘40~60%’는 17.2%, ‘60% 이상’은 8.9%, ‘100%’는 3.3%였다. 국교위는 숙의 이후 도입 방식과 출제 비중, 도입 시기에서 더욱 신중하게 접근하는 응답이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수능 서·논술형 도입의 가장 큰 우려로는 ‘채점 공정성’(48.3%)이 꼽혔다. ‘사교육 확대’와 ‘학교 교육을 통한 준비의 어려움’이 각각 13.9%, ‘대규모 시험에서 단기간 채점의 어려움’이 11.1%로 뒤를 이었다.
반면 고교 내신에서 서·논술형 평가를 확대하는 데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높은 동의가 나타났다. 고교 정기시험에서 서·논술형 문항 비중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응답은 72.8%로, 불필요하다는 응답 22.8%를 크게 웃돌았다. 다만 이 역시 필요하다는 응답이 숙의 전 76.1%에서 숙의 후 72.8%로 3.3%p 감소했다.
국교위는 이번 숙의를 비롯해 현장토론회와 온라인 의견수렴 등을 거쳐 대입제도 개편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내달 말 ‘2028~2037 국가교육발전계획’ 시안을 공개한 뒤 추가 의견수렴을 거쳐 내년 3월 최종안을 확정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