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는 곳’ 넘어 ‘브랜드 스토리텔링’ 확장

젊은층의 트렌드 중심지인 서울 성수동 연무장길. 디올과 뉴발란스 등 매장이 늘어선 거리 사이로 노란색 말풍선 간판을 내건 ‘오래오래 함께가게’가 문을 열었다. 인기 브랜드가 경쟁하듯 자리 잡은 성수 한복판에 카카오페이가 지원하는 전국 각지의 작은 브랜드 100곳이 한데 모였다.
안으로 들어서자 은은한 향이 먼저 관람객을 반겼다. 올해 입점한 조향 브랜드 ‘라이즐’과 함께 만든 시그니처 향이다. 겉모습은 여느 성수 팝업과 비슷했지만 내부 풍경은 달랐다. 제품 옆에는 이를 만드는 데 쓰인 원재료와 작업 과정, 브랜드가 시작된 이야기가 함께 놓였다.

최근 방문한 ‘오래오래 함께가게’는 카카오페이가 함께일하는재단과 운영하는 곳이다. 성장 가능성이 있는 소상공인 브랜드를 발굴해 판로 개척과 사업 역량 강화를 돕는 상생 캠페인의 일환이다. 2023년 6월 공식 출범해 1000일 넘게 이어졌으며 2025년까지 264개 브랜드를 40만명 이상의 고객과 연결했다. 올해는 신규 브랜드 100곳이 참여했다.
올해 팝업은 제품을 많이 늘어놓기보다 브랜드 하나하나의 이야기를 전달하는 데 무게를 뒀다. 중심 공간인 ‘아뜰리에존’은 △진심 △감각 △일상 △지속 △지역 등 다섯 가지 가치로 나뉘었다. 오랜 전통을 이어온 브랜드부터 친환경 소재를 활용한 업체, 지역의 재료와 문화를 담은 로컬 브랜드까지 각자의 성격에 따라 자리를 잡았다.

진열대를 가까이 들여다보면 완성품 옆에 제품의 출발점이 된 재료들이 놓여 있어 눈에 띈다. 기름을 만드는 원재료부터 규조토를 활용한 디퓨저 소재,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먹거리까지 제품 뒤에 가려졌던 재료와 제작 과정도 전시의 일부가 됐다. 벽면에는 사장들이 사업을 시작한 계기와 제품에 담은 생각을 적은 카드가 걸렸다. 마음에 드는 브랜드의 카드는 관람객이 직접 가져갈 수 있다.
송수지 카카오페이 CR팀장은 “그동안은 판매에 집중했다면 올해는 함께하는 브랜드의 스토리를 좀 더 전달하는 데 집중하려 했다”며 “재료는 이야기가 되고 이야기는 브랜드가 된다는 메시지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체험도 이어졌다. 입구부터 출구까지 마련된 스탬프존에서 도장을 하나씩 겹쳐 찍으면 빈 엽서 위에 전등과 책, 잔, 돌길이 차례로 더해졌다. 네 번의 스탬프를 모두 찍으면 하나의 그림이 완성된다. 카카오페이로 1000원을 결제하면 받을 수 있는 ‘오래이용권’으로 현장 이벤트와 시식에도 참여할 수 있다. 제품을 보고 바로 계산대로 향하기보다 공간을 한 바퀴 돌며 여러 브랜드를 접하도록 동선을 짰다.

팝업 곳곳에는 입점 브랜드와 함께 만든 흔적도 숨어 있다. 공간을 채운 향은 외에도 엽서와 체험용 코인 등에 참여 브랜드의 디자인과 소재를 활용했다. 카카오페이는 올해 입점 소상공인을 ‘오래크루’라고 부르며 상품 판매자를 넘어 공간을 함께 만드는 파트너로 참여시키고 있다. 마지막 구간에 이르면 앞서 이야기를 접한 제품들을 실제로 사고 맛볼 수 있다. 먼저 원재료를 보고 사장의 이야기를 읽은 뒤 제품을 체험하고 구매하는 방식으로, 팝업 전체가 작은 브랜드를 ‘발견하는 과정’으로 이어지도록 구성했다.
팝업의 구성은 카카오페이의 소상공인 지원 방식이 1000일 동안 확장돼온 과정과 맞닿아 있다. 2023년에는 소비자를 직접 만나기 어려운 소상공인에게 오프라인 판매 기회를 마련하는 데 집중했다. 2024년부터는 입점 업체가 제품만 납품하면 전문 상품기획자(MD)와 운영 인력이 현장 판매를 맡는 방식으로 바꿨다. 입점 소상공인이 팝업 기간 내내 매장을 지켜야 하는 부담을 덜기 위해서다.

최근에는 ‘어디서 팔 것인가’를 넘어 ‘어떻게 브랜드를 키울 것인가’로 지원 범위를 넓혀 회계·세무 금융교육과 브랜딩 교육, 6주 과정의 마케팅 교육도 제공한다. 올해는 신규 참여 브랜드 100곳 모두에 인플루언서 마케팅 영상 제작도 지원하고 있다.
이윤근 카카오페이 ESG협의체장(부사장)은 “작년까지는 50~60개 정도의 입점자를 모집하다가 올해부터 100개 정도로 늘렸는데도 경쟁률이 6대 1까지 나왔다”며 “소상공인들이 카카오페이에 대한 기대를 갖고 지원했다고 생각해 부응하기 위해 더 많이 고민하고 치열하게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