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아오른 시금고 경쟁⋯은행권, 42조 규모 인천ㆍ전남광주 두고 격돌

입력 2026-09-1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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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17조원·전남광주 25조원 내외 대형 금고 유치전
신한 ‘20년 운영 경험’ vs 하나 ‘그룹 청라 이전 효과’
광주 1금고 광주은행·전남 1금고 농협, 통합 후 경쟁

(그래픽=손미경 기자)
(그래픽=손미경 기자)

연간 40조원대 지방재정을 관리하는 인천광역시와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 금고 지정을 둘러싼 은행권 쟁탈전이 달아오르고 있다. 인천에서는 20년째 곳간을 지켜온 신한은행과 그룹 헤드쿼터 청라 이전을 마친 하나은행이 정면 격돌했다. 통합시로 거듭난 전남광주에서는 방대한 점포망을 쥔 NH농협은행과 지역 맹주 광주은행의 리턴매치가 성사됐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인천시는 17일 금고지정심의위원회를 열고 2027~2030년 시금고 운영기관을 선정한다. 인천시금고 예산은 연간 약 17조원에 달한다. 일반회계와 공기업특별회계를 총괄하는 핵심인 1금고 자리를 두고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이 치열한 2파전을 벌이고 있다.

평가 배점은 100점 만점으로 구성된다. △금융기관의 대내외적 신용도 및 재무구조 안정성(25점) △시민 이용 편의성(24점) △금고업무 관리능력(24점) △대출·예금금리(18점) △지역사회 기여 및 시와의 협력사업(7점) △기타(2점) 등이다.

인천 1금고는 ‘20년 운영 노하우’와 ‘본사 이전 효과’의 맞대결 구도다. 신한은행은 2007년부터 시금고를 도맡아온 전산 안정성을 내세운다. 지난 7월 행정체제 개편으로 신설 4개 구가 출범하는 과정에서 세정·행정 데이터 이전을 오류 없이 완수해 역량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인천신보에 75억원 규모 보증대출을 공급하고 배달앱 ‘땡겨요’에 지역화폐인 '인천e음'을 탑재하는 등 지역 밀착 행보도 이어왔다.

반면 하나은행은 청라 하나드림타운 완성을 무기로 20년 독주 체제에 균열을 내겠다는 각오다. 이달부터 지주와 은행 등 10개 관계사 2200명이 청라 신사옥으로 이동을 시작했다. 기존 인력을 합치면 약 4000명의 금융·IT 인력이 인천에 상주한다. 하나은행은 수뇌부와 대규모 자본이 인천에 집결하는 만큼 첨단산업 투자와 소상공인 여신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다는 점을 부각하고 있다.

지난 7월 1일 출범한 전남광주통합특별시도 내년부터 4년간 금고를 맡을 사업자 선정에 착수했다. 내년 재정 규모만 약 25조원에 이른다.

출범 직전 임시로 선정한 6개월짜리 금고에서는 농협은행이 1금고를 차지했고 광주은행이 2금고를 맡았다. 2027년부터 가동될 정식 금고를 두고 두 은행이 다시 진검승부를 펼친다.

최대 변수는 개정된 시금고 평가 조례다. 통합시의회는 11일 점포 평가 시 단순 개수 외에 5개 자치구와 22개 시·군별 공간 분포를 반영하도록 기준을 바꿨다. 전남 군 단위 오지까지 영업망을 촘촘히 깐 농협은행에 호재라는 분석이 나온다. 광주은행은 지역 거점 지방은행으로서의 상징성과 지역 재투자 선순환을 전면에 내걸며 배수진을 쳤다.

은행들이 시금고 유치에 총력전을 펴는 이유는 대규모 저원가성 예금을 확보할 수 있어서다. 아울러 지자체 산하 공공기관과 공무원 지역 기업 고객까지 거래 기반을 일거에 넓힐 수 있다.

다만 과열 유치전에 따른 실속 논란도 상존한다. 고금리 예금 제시와 수백억원대 협력사업비 출혈 탓에 실질적인 마진은 크지 않다는 지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시금고 선정은 단순 수익성을 넘어 은행의 대외 신인도와 지역 영업망 장악력을 좌우하는 핵심 잣대”라며 “하반기 기관영업의 최대 승부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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