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락자 10명 중 6명 '신용·소득 기준 초과'
제도권도 거절당한 '경계선 차주' 비명

제1·2금융권 대출 문턱을 넘지 못한 차주들이 정책금융의 문을 두드렸지만 자격 요건을 맞추지 못해 탈락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불법사금융으로 밀려나는 저소득·저신용 취약계층을 지원하는 정책대출에서 요건 미비로 탈락한 신청자는 1년 새 58% 급증했다. 전체 상담 신청은 줄었으나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 사례는 오히려 늘었다.
14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이 서민금융진흥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7월 불법사금융예방대출 상담 건수(6만8245건)는 전년 동기 대비 12.5% 줄었으나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 사례는 3545건에서 5602건으로 58.0% 증가했다.
상담 건수 대비 미해당 비율도 4.5%에서 8.2%로 3.7%포인트 상승했다. 올해 들어 7개월 만에 발생한 미해당 건수는 지난해 연간 전체 수치(6375건)의 87.9%다.
불법사금융예방대출은 제도권 금융 이용이 어려운 차주를 지원하는 정책서민금융 상품이다. 연소득 3500만원 이하이면서 신용평점 하위 20% 이하인 차주를 주 대상으로 한다.
올해 1~7월 신용평점이 하위 20%를 넘거나 연소득이 3500만원을 초과해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 사례는 3327건이다. 전체 미해당 건수의 59.4%다. 전년 동기보다 19.2%, 2024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58.4% 증가했다.
가장 많은 탈락 사유는 신용평점이었다. 올해 미해당 5602건 중 신용평점이 ‘하위 누적구성비 20%’를 초과한 사례는 2900건으로 51.8%를 차지했다. 전년 동기(2209건) 대비 31.3% 늘어난 수준이다.
신용도가 기준선보다 높아 지원 대상에서 빠진 셈이다. 지표상으로는 정책금융 요건을 넘어서지만 실제 생계자금이 부족해 신청한 차주들이 다수 포함됐다.
소득 기준 초과 사례도 이어졌다. 올해 1~7월 연소득 3500만원을 넘어 제외된 건수는 427건이다. 2024년 같은 기간(248건) 대비 72.2% 늘었다. 연간 기준으로도 소득 초과 미해당 건수는 2024년 504건에서 지난해 1013건으로 두 배 넘게 증가했다.
이 밖에 기존 대출 연체 요건 미충족이 664건, 금융교육 미이수 등 요건 미비가 478건으로 집계됐다.
서금원도 상품 기준선 부근에 있는 계층의 대출 신청이 늘어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서금원 관계자는 “신용평점이나 소득 기준을 초과하더라도 자금 수요가 있어 신청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신용평점이 하위 20%를 넘더라도 차상위계층 등은 지원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권에서는 이들이 정책금융에서 탈락한 뒤 민간 금융회사 대출로 흡수되지 못할 가능성을 제기한다. 기준선을 소폭 웃도는 신용이나 소득으로는 1·2금융권의 대출 심사를 통과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정책금융 문턱을 넘지 못한 차주를 다른 서민금융 상품이나 채무조정 제도로 연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가계대출 총량 규제로 서민금융 공급의 유연성이 제한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송언석 의원은 “급전을 조달하려 정책금융을 찾았다가 탈락하는 비율이 1년 새 두 배 가까이 높아졌다”며 “신용점수가 지원 기준을 일부 상회하더라도 생계자금 조달 여력이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송 의원은 이어 “정부가 가계대출 총량 관리에 치중하면서 서민들의 긴급 생계자금 수요를 충분히 수용하지 못하고 있다”며 “현장 상황을 고려해 서민금융 지원 기준을 점검하고 사각지대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