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비닛 정치"부터 '사찰' 공방까지…대정부질문 사흘 설전

입력 2026-09-1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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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질문' 총리실 직원에 韓총리 "송구"
金 후보 공방…"캐비닛 정치" vs "주가조작"
이기헌 "명분 없는 전쟁까지 함께 안 해" 소신
野, 사관학교 통합에 "골다공증 군대" 맹공

▲한성숙 국무총리가 11일 국회에서 열린 정기국회 제7차 본회의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 출석해 더불어민주당 이언주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6.9.11 (사진=연합뉴스)
▲한성숙 국무총리가 11일 국회에서 열린 정기국회 제7차 본회의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 출석해 더불어민주당 이언주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6.9.11 (사진=연합뉴스)

여야가 사흘간 진행된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장관 후보자 인사검증과 호르무즈 해협 파병, 경제정책을 놓고 정면충돌했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의혹과 한동훈 무소속 의원의 수사자료 공개를 둘러싼 공방으로 시작된 설전은 마지막 날 총리실 직원의 '사찰' 논란으로 번지며 한성숙 국무총리의 유감 표명으로 이어졌다.

국회는 지난 9일 정치, 10일 외교·통일·안보, 11일 경제 분야 순으로 대정부질문을 진행했다.

설전은 11일 경제 분야에서 '사찰' 공방으로 정점을 찍었다. 앞서 지난 10일 총리실 소속 직원이 한 의원의 국회 기자회견에서 한 총리를 옹호하는 취지의 질문을 던진 뒤 소속을 묻자 "일반인"이라고 답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은 이를 겨냥해 "총리실에서 과거처럼 사찰팀을 운영하고 있다는 국민적 의구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추궁했다. 한 총리는 "사찰은 아니다"라면서도 "공직자로서 야당 국회의원의 기자회견 자리에서 신분을 정확히 밝히지 않고 질문한 것은 부적절한 처신이었다"며 "국민 여러분들께는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정진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 의원은 특수부 검사 습관을 버리지 못한 채 불법적인 수사 정보를 꺼내서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공격하고 있다"고 역공했다.

'사찰' 공방의 발원지는 첫날부터 달아오른 김 후보자 인사검증이었다. 9일 정치 분야에서 이해식 민주당 의원은 한 의원의 수사기록·녹취록 공개를 겨냥해 "윤석열 정치검찰 잔존 세력의 캐비닛 정치를 뿌리 뽑아야 한다"며 유출 경로 규명을 요구했다. 한 총리는 "관계기관이 유출 경위와 위법 여부, 사실관계를 면밀히 확인하도록 지시하겠다"고 답했다.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의 자격을 정조준했다. 나경원 의원은 "인사검증 시스템이 작동을 안 하느냐, 아니면 작동은 하는데 무시하느냐"고 따진 뒤 김 후보자의 기소유예 처분을 두고 "기소유예는 혐의는 있는데 정상을 참작해서 공소 제기를 안 하는 것뿐"이라며 "180억원의 이득을 본 사람들이 있고 3만 명의 피해자가 있다"고 전면 재수사를 촉구했다. 윤재옥 의원은 "부정 청탁으로 3만 명이 넘는 개미 투자자들이 피눈물을 흘렸다"며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100일 당시 주가조작 엄단 방침을 밝힌 점을 들어 "지명 철회는 물론 패가망신에 준하는 조치를 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여당 의원의 소신 발언도 나왔다. 10일 외교·통일·안보 분야에서 민주당에서 처음으로 호르무즈 파병 공개 반대 입장을 밝힌 이기헌 의원은 "동맹이라고 해서 명분 없는 전쟁까지 함께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파병은 파병이고, 협상은 협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실익이 아무리 크더라도 우리 국민의 목숨보다 중요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광재 의원도 2003년 이라크 파병과 달리 국제사회의 합의가 없다는 점을 들어 매우 신중해야 한다고 짚었다. 정부는 파병 여부에 대해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가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국민의힘은 국방정책으로 반격했다. 군사전문기자 출신인 유용원 의원은 3군 사관학교 통합을 "쿠데타 가능성을 줄이겠다는 정치 논리일 뿐"이라며 "속은 병들어가는 골다공증 군대가 되어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유 의원은 자신이 방문한 사단 경계 구역에서만 북한군이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지뢰지대를 조성한 곳이 6곳이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경제정책 질타도 이어졌다. 이언주 민주당 의원은 중국산 전기차 구매보조금을 두고 "우리 국민 혈세로 경제 안보 시대에 외국산 차를 지원해서 국내 일자리를 파괴하고 국내 정보주권과 경제안보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며 "이것은 매국적 행위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박수민 국민의힘 의원은 "국민들의 정상적인 거주 이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는 세제개편안은 즉각 멈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황정아 민주당 의원이 올해 3.3% 성장률 전망을 들어 야당의 '경제 팬데믹' 공세를 "치졸한 흠집 내기"라고 비판하자, 한 총리는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특정 종목 주가 등락의 2배를 따르도록 설계된 상품) 논란과 관련해서는 나경원 의원이 첫날 "김용범 전 청와대 정책실장의 사퇴로 끝날 문제가 아니다"라고 책임론을 제기했고, 한 총리는 "손실을 입은 국민들의 아픈 마음에 대해서는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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