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주 떠나도 기업은 남았다…폐업 막는 제3자 승계 [자본시장이 그리는 승계 지도]

입력 2026-09-0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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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에 위치한 의료·특수분야 IT기업 A사는 최근 인적분할 후 사업부 법인을 매각했다. 업력 20년 흑자 기업이었지만 창업자의 은퇴로 승계자가 필요했다. 이미 수주한 정부 과제의 병목과 법인 소유 부동산으로 예상되는 높은 매각가가 걸림돌이었지만 정부과제 승계 조건과 인적분할을 통해 매각을 성사시켰다.

창업주의 고령화와 후계자 부재 등으로 폐업 위기에 놓인 중소기업들이 제3자 승계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가족에게 회사를 물려주는 전통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인수·합병(M&A)이나 전문경영인 승계를 통해 새 주인을 찾는다. 제3자 승계는 기업의 소멸을 막고 기술과 일자리, 거래 관계를 이어가는 새로운 기업승계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8일 인수합병(M&A)를 통해 제3자 기업승계를 지원하는 기술보증기금(기보) M&A지원센터는 최근 금융권과 업무협약을 잇따라 체결하며 출연금 78억원, 협약보증 2228억원 규모의 금융지원 기반을 마련했다. 4월 우리은행을 시작으로 경남은행, 하나은행, 부산은행 등 4개 기관과 공동협약을 맺었고, 아이엠뱅크, 신한은행까지 협약을 확대했다. M&A 매칭 이후 거래가 성사 직전까지 갔다가 자금조달 때문에 무산되는 경우가 반복되자 진입장벽을 낮출 필요성이 제기돼서다.

M&A 승계는 친족 승계가 구조적으로 어려워진 상황에서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꼽힌다. 특수 주방기기 전문 제조사인 B기업도 창업자 사망으로 현재 매각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서울에서 20년 간 업력을 쌓아온 건자재 유통기업 C사도 창업자의 조기 은퇴로 매수자를 탐색 중이다.

M&A는 기술유출 우려와 정보 불균형 등 부정적 인식이 여전히 강한 게 사실이다. B기업의 경우 중소기업 특성상 재무제표 해석에 대한 시각차로 매수 가격에 양측 간 이견이 이어졌다. 현재 기업가치 산정 근거를 정교화해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C기업처럼 매각가에 부동산이 포함돼 매각가 몸집이 커지면서 협상에 난항이 이어지기도 한다. A사는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업부를 매각한 케이스다.

업계에선 M&A 승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과 부담이 여전히 높지만 핵심 사업과 일자리, 거래 생태계, 경영 자원 유지을 유지할 수 있는 점을 강점으로 꼽는다.

기보는 M&A 승계가 점차 늘어날 것에 대비해 지원을 고도화해 왔다. 지난해 M&A 전담조직을 신설하고, 올해 1월 기업승계 M&A지원팀을 신설했다. 기술임치와 증거지킴이(TTRS) 등 기술보호 제도도 M&A 절차에 연계했다. 지난달부터 가동한 기업승계 M&A 매칭시스템에선 매도기업 정보를 통합 관리하는 방식으로 정보 비대칭을 줄이고 있다. 기업승계형 M&A 특례보증으로 최대 100억원까지 인수자금을 지원한다.

인식 전환 지원도 강화한다. M&A가 필요하지만 정작 어떤 절차로 진행되는지 정보가 부족한 점을 고려해 기업승계 관련 포럼을 잇따라 진행해 왔다. 5월 부산, 6월 대전에 이어 이달 21일 서울에서 행사를 진행한다.

핵심은 M&A가 필요한 기업들을 실제 수요로 연결하는 것이다. 기보는 이를 위해 기초컨설팅과 실제 거래를 추진하는 종합컨설팅, 투트랙으로 지원을 나눴다.

일각에선 폐업 위기에 놓인 중소·중견기업을 임직원이 직접 인수해 경영하는 모델도 거론한다. 실제 2017년 김영수 한국종합기술홀딩스 대표는 임직원 830명과 함께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 직원들이 5000만원씩 출자하는 방식으로 한국종합기술을 인수했다. 임직원 인수에선 주식 인수뿐 아니라 영업양수도와 사업부 인수까지 대상을 넓히는 방식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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