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달러당 164엔대까지 치솟았던 엔·달러 환율이 안정세를 되찾으면서 150엔대 초반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7일 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엔·달러 환율은 한때 달러당 154엔대를 기록하며 지난 2월 하순 이후 반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이날 오후 5시 32분께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54.08엔을 기록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이달 초 G20 재무장관 회의에서 엔화 가치가 저평가돼 있다며 일본의 기준금리 인상을 압박하는 듯한 발언을 내놓는 등 미일 양국이 엔화 약세 시정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시장에 퍼지고 있다. 이에 지난 2일 달러당 160엔대 초반이던 엔화 환율은 6엔 이상 떨어졌다.
최근 발표된 8월 미국의 비농업 일자리 증가 폭이 시장 예상을 뛰어넘으면서 달러 강세와 엔화 약세 압력이 다시금 커질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엔화는 강세를 이어갔다. 중동 정세로 인해 이어지던 달러 선호 현상이 주춤하면서 달러 매수 심리가 후퇴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일본 재정 당국은 지난 4~5월 11조7000억 엔(약 100조8700억원) 규모의 엔화를 매수한 뒤 지난 7월 말과 8월 초에 걸쳐 15조3993억 엔(약 132조7677억원)에 달하는 엔화 매수, 달러화 매도에 나서며 미국과 공동 환율 개입을 시행했다. 일본 정부가 천문학적 규모의 환율 개입에 나서면서 지난달 말 기준 일본의 외화보유액은 약 1조2075억 달러(약 1625조4036억원)로 전월 대비 6.18% 감소하며 역대 최대폭 감소를 기록했다.
일본은행이 이달 17~18일 열리는 금융정책결정회의와 이후 연내 회의에서 기준금리 연속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대두하면서 미국과 일본의 금리 차가 좁혀질 것이라는 예상에 엔 캐리 트레이드의 장점이 줄어들 것을 시장이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 엔 캐리 트레이드란 낮은 금리의 엔화로 자금을 빌려 그 돈으로 높은 금리의 해외 채권·통화·주식 등에 투자하는 전략을 말한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엔화 가치가 급등하기 전인 이달 초 기준으로 글로벌 헤지펀드들의 엔화 대(對)달러 순매도 규모는 약 1조2000억 엔(약 10조3500억원)에 달하며 전주 대비 33% 급증한 바 있다. 엔화 매도 포지션이 대규모로 쌓여 있는 상황으로 향후 포지션 청산에 따른 엔화 매수, 달러화 매도가 추가로 일어나면 엔/달러 환율은 더 떨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금융 시장에서 장기간 지속된 엔화 약세 국면의 변화 가능성을 의식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짚었다. 지속되던 엔화 약세가 전환기를 맞을지 여부는 오는 11일 발표되는 8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가늠자가 되리라는 것이 일본 시장 관계자들의 관측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