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공장 없는 브랜드’ 쏟아진다…신규 사업자 연 4000곳 시대 [K뷰티 성장공식①]

입력 2026-09-0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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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판매업 신규 등록 2022년 2585곳→2025년 4071곳
제조업 신규 등록 증가율은 30.4%…책임판매업의 절반 수준
ODM·OEM 생태계 확대에 공장·매장 없이 브랜드 진입 수월

▲(사진=AI 생성)
▲(사진=AI 생성)

K뷰티의 무게중심이 제조에서 브랜드로 빠르게 넓어지고 있다. ODM·OEM 생산망을 활용해 자체 공장 없이 시장에 뛰어드는 사업자가 늘면서 지난해 책임판매업 신규 등록은 4000곳을 넘어섰다. ‘잘 만드는 힘’ 위에 ‘잘 팔고 키우는 힘’이 새로운 경쟁력으로 더해지고 있다.

6일 본지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최근 5년치 화장품 책임판매업자 명단을 분석한 결과 2022년 2585곳에 머물던 신규 등록은 지난해 4071곳으로 늘며 처음으로 연간 4000곳을 넘어섰다. 3년 새 57.5% 급증한 것이다. 올해도 지난달 18일까지 2873곳이 새로 등록했다. 화장품 책임판매업자는 제품의 품질과 안전을 관리하면서 시장에 유통·판매하는 주체다. 직접 공장을 운영하지 않아도 제조업체에 생산을 맡겨 자체 브랜드 제품을 판매할 수 있다.

반면 생산시설을 갖추고 화장품을 직접 만드는 제조업자의 신규 등록 증가 속도는 상대적으로 완만했다. 신규 제조업 등록은 2022년 276곳에서 지난해 360곳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증가율은 30.4%로 책임판매업 증가율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올해는 지난달 18일까지 228곳이 새로 등록했다.

지난해 책임판매업 신규 등록 건수는 제조업의 11배를 웃돌았다. 화장품을 유통·판매하려는 사업자는 빠르게 늘어난 반면 직접 생산시설을 갖추고 제조업에 뛰어드는 사업자의 증가폭은 이에 미치지 못했다.

이 같은 차이는 국내 화장품 산업의 생산 구조와 맞닿아 있다. 코스맥스와 한국콜마 등 대형 제조업자 개발생산(OD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OEM) 업체뿐 아니라 다수의 중소 제조사가 제품 기획부터 원료와 제형 개발, 생산까지 지원하면서 브랜드 사업자가 자체 공장을 구축하지 않고도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특히 최근 K뷰티 성장의 한 축으로 떠오른 인디 브랜드는 이런 생산 생태계를 적극 활용한다. 브랜드사는 제품 콘셉트와 마케팅, 유통에 역량을 집중하고 생산은 전문업체에 맡기는 방식으로 초기 투자 부담과 제품 개발 기간을 줄일 수 있다. 소비 트렌드가 빠르게 변하는 화장품 시장에서 신제품을 신속하게 선보이는 데도 유리하다.

온라인 판매와 전문 유통채널의 성장도 신규 브랜드 진입을 뒷받침했다. 과거 화장품 사업을 키우려면 자체 매장이나 대규모 유통망 확보가 중요했지만 최근에는 온라인 플랫폼과 H&B스토어, 글로벌 이커머스 등을 통해 소비자 접점을 확보할 수 있는 경로가 다양해졌다.

시장 참여자가 늘어난 만큼 경쟁도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비슷한 소비 트렌드와 인기 성분을 겨냥한 브랜드가 동시에 늘면서 제품력뿐 아니라 브랜드 정체성, 유통망, 마케팅 역량까지 갖춰야 살아남을 수 있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다.

화장품업계 관계자는 “국내에는 제품을 빠르게 개발하고 생산할 수 있는 ODM·OEM 기반이 잘 갖춰져 있어 과거보다 화장품 브랜드를 시작하기 쉬워졌다”며 “다만 시장에 진입하는 브랜드가 많아진 만큼 결국 소비자에게 어떤 차별성을 보여주느냐가 장기 성장의 관건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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