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스테이블코인'이 원화 환율 흔들라⋯한은 "방파제부터 쌓아야"

입력 2026-09-0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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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쇄형' 한국, 환율 영향 미미⋯'개방형' 브라질 통화가치 ↓
"법인·외인 개방 시 충격 불가피⋯원화 국제화로 완충해야"

▲한국은행 전경 (사진제공=한국은행)
▲한국은행 전경 (사진제공=한국은행)

바이낸스 등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특정 법정통화의 달러 스테이블코인 거래가 지원될 경우 코인 시장의 수요 충격이 전통 외환시장으로 전이돼 환율 상승(통화가치 절하)을 유발한다는 실증 분석이 나왔다. 국내 시장이 개인 거래 속 환율 영향을 차단하고 있지만 향후 법인·외국인 참여 등으로 시장이 열리면 가상자산발 외환 충격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경고다.

한국은행 국제국 국제금융연구팀(김지현ㆍ조상흠 과장)은 3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BOK 이슈노트: 달러 스테이블코인과 외환시장 간 연계성’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번 보고서는 세계 최대 코인 거래소인 바이낸스에서 특정 법정통화의 달러 스테이블코인(USDT·USDC) 거래가 지원되는 이벤트를 '글로벌 금융중개기관이 시장조성자로 참여하는 시장구조 변화'로 보고 가격 통합과 충격 전달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다.

분석 결과, 로컬 거래소의 달러 스테이블코인 프리미엄은 거래 지원 후 차익거래 활성화로 0.33~0.38%포인트(p) 가량 유의미하게 축소됐다. 그러나 가격 괴리가 좁혀지면서 코인 시장의 충격이 외환시장으로 번지는 부작용이 확인됐다. 글로벌 중개기관이 투자자에게 코인을 공급하고 넘겨받은 현지 통화를 외환시장에서 처분해 달러로 바꾸는 포지션 조정에 나선 데 따른 것이다. 실제로 거래지원 이후 스테이블코인 프리미엄 상승 충격은 현지 통화의 대미 달러 환율 상승(통화가치 절하)으로 직결됐다.

보고서는 바이낸스 직거래가 불가능한 한국과 거래가 지원되는 브라질을 비교 분석한 결과도 공개했다. 구글 트렌드 비트코인 검색량 증가(수요 충격)를 분석한 결과, 한국에서는 검색량이 1표준편차 늘 때 프리미엄만 0.85%포인트 급등했고 원·달러환율에는 유의미한 영향이 없었다. 반면 브라질은 프리미엄 반응(0.11%포인트)이 미미했던 대신 현지통화인 헤알화 환율이 0.12% 상승했다. 현지통화 환율 가치가 하락한 것이다.

이는 외국환거래법상 외화 송금 규제와 외국인·법인 거래 차단으로 한국의 코인 수요가 '김치 프리미엄'이라는 내부 거품으로만 흡수된 반면, 브라질은 글로벌 중개자를 거쳐 외환시장으로 충격이 전이된 결과로 분석된다. 김지현 한은 국제금융연구팀 과장은 "과거 비상계엄 선포 직후에도 거래소 폐쇄 우려로 패닉 셀이 나오면서 역프리미엄이 극심하게 끼었다"면서 "글로벌 중개자가 있었다면 차익거래로 즉시 메워졌겠지만, 국내는 개인끼리만 거래하다 보니 수요 압력을 프리미엄이 고스란히 흡수해 위아래로 출렁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은은 향후 국내에서도 스테이블코인 관련 전문 시장조성자 진입 등 시장 개방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가상자산 시장이 점차 성숙해지고 규모가 커짐에 따라 주식시장처럼 전문 유동성 공급자가 유입되는 것은 인프라 고도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맞이해야 할 수순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면서도 새로운 환율 전이 경로가 열리는 만큼, 외환시장의 완충 능력을 사전에 끌어올리는 정책적 연계가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김 과장은 "가상자산 시장 규제 완화로 참여자가 늘어나면 외환시장과의 연계성이 급격히 강화될 수밖에 없다"며 "호수에 큰 돌을 던져도 파동을 줄이려면 물을 채워 수심을 깊게 만들어야 하듯, 디지털자산 제도 정비와 발맞춰 원화 국제화 및 외환시장 구조 개선을 함께 추진해 대외 충격 흡수력을 선제적으로 확보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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