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PF 사업장 회복 더뎌…신탁계정대 충당금 3조 육박

입력 2026-08-24 05:24

기사 듣기
00:00 /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신탁계정대 반년 새 6% 느는데 충당금은 12% '쑥'
2분기 순손실 전환…“재무부담 해소에 시간 걸려”

▲여의도 증권가. (연합뉴스)
▲여의도 증권가. (연합뉴스)

부동산 경기 침체가 길어지면서 부동산신탁사가 사업장 손실에 대비해 쌓는 대손충당금이 3조원에 육박했다. 책임준공형 사업장을 중심으로 손실 부담이 이어지면서 1분기 흑자를 냈던 신탁업계도 2분기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2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말 기준 국내 14개 부동산신탁사의 신탁계정대는 9조5165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8조9726억원보다 6.1% 늘었다. 같은 기간 신탁계정대 대손충당금은 2조6058억원에서 2조9329억원으로 12.6% 증가했다. 신탁계정대 증가율의 두 배가 넘는다.

신탁계정대는 신탁사가 고유계정의 자금을 신탁계정에 빌려준 금액이다. 부동산 개발 사업에서 분양대금이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금만으로 공사비와 사업비 등을 충당하기 어려울 때 신탁사 자금이 투입된다. 사업이 정상화되면 분양대금이나 자산 매각대금 등을 통해 회수하지만 사업이 지연되거나 자산가치가 떨어지면 회수가 늦어지거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대손충당금은 이처럼 신탁계정대를 회수하지 못할 가능성에 대비해 미리 비용으로 반영하는 금액이다. 사업장 건전성이 나빠지거나 예상 회수액이 낮아지면 추가 적립이 필요하다. 충당금이 늘어나면 회계상 비용도 커져 신탁사의 당기순이익을 끌어내리는 요인이 된다.

신탁계정대보다 대손충당금이 더 빠르게 늘었다는 것은 신규 자금 투입 속도는 둔화했지만 이미 자금이 들어간 사업장의 손실 가능성은 커졌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기존 부실 사업장의 손실 규모가 커진 데 더해 새롭게 건전성이 악화한 사업장이 발생하면서 충당금 적립이 늘어난 것으로 해석한다.

회사별로도 14개사 가운데 13곳의 대손충당금이 지난해 말보다 증가했다. 대한토지신탁의 충당금은 지난해 말 1923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2884억원으로 50.0% 늘었다. 같은 기간 신탁계정대는 1조777억원에서 1조623억원으로 오히려 1.4% 줄었다.

한국자산신탁도 신탁계정대가 8026억원에서 7055억원으로 12.1% 감소한 반면 대손충당금은 1612억원에서 2019억원으로 25.2% 증가했다. 한국투자부동산신탁의 충당금은 460억원에서 660억원으로 43.6% 늘었다.

특히 책임준공형 관리형토지신탁이 신탁업계의 주요 부담으로 꼽힌다. 책임준공형 신탁은 시공사가 약속한 기한까지 공사를 끝내지 못할 경우 신탁사가 일정 기간 내 준공을 책임지는 구조다. 신탁사가 책임준공 의무를 이행하지 못하면 계약 내용에 따라 대주단의 손해배상 청구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 올해 들어 KB부동산신탁과 하나자산신탁 등은 책임준공 의무 미이행을 이유로 대주단과 법적 분쟁을 벌였다.

충당금과 소송 부담은 실적에도 반영됐다. 올해 1분기 75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낸 14개 신탁사는 2분기 158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상반기 누적으로는 827억원 적자를 냈다.

문제는 신탁계정대가 단기간에 줄어들기 어렵다는 점이다. 신탁사가 투입 자금을 회수하려면 사업을 정상화하거나 신탁재산을 매각해 현금을 확보해야 한다. 부동산 경기 부진으로 매각과 분양이 지연되면 회수 기간도 그만큼 길어진다. 사업장 가치가 추가로 떨어지면 충당금을 더 쌓아야 할 가능성도 있다.

신용평가사도 당분간 신탁사의 재무 부담이 이어질 것으로 본다. 윤재성·김성진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책준형 신탁사업은 신규 영업이 제한된 상황이며 차입형 토지신탁 역시 정비사업 등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상황”이라며 “수익성 회복이 더딘 가운데 확보한 신탁자산의 추가적인 가치 저하에 따른 대손비용 확대 가능성과 처분 지연에 따른 신탁계정대 회수 속도 저하 가능성을 고려할 때 과중한 재무부담을 해소하기에는 시일이 걸릴 전망”이라고 말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오디세이’ 개봉 19일 만에 700만 돌파…600만 넘은 지 이틀 만
  • 당정, 500세대 이하 재건축 권한 구청장에…1주택 종부세도 손질 [종합]
  • 고소득 근로자 실효세율 37.7%…양도소득세보다 11%p 이상 높아
  • 한화, 美 방산 자회사에 4000억↑ 투입…K9·조선 현지 공략 속도
  • 美 공화당 의원, 트럼프에 한미연합훈련 복원 촉구
  • 주말 전국 곳곳 돌풍 동반 소나기…최고 체감 35도 무더위 지속[날씨]
  • 이란 대통령 “전 세계가 우리 승리 인정…지금 전쟁 끝낼 때”
  • [주간증시전망] 다음주 코스피, 6400~7500선 전망…엔비디아 실적·잭슨홀 주목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06,362,000
    • +0.78%
    • 이더리움
    • 3,367,000
    • +1.69%
    • 비트코인 캐시
    • 375,700
    • -0.87%
    • 리플
    • 2,075
    • +2.67%
    • 솔라나
    • 130,800
    • +1.63%
    • 에이다
    • 309
    • -0.64%
    • 트론
    • 471
    • -0.21%
    • 스텔라루멘
    • 272
    • +1.12%
    • 비트코인에스브이
    • 23,380
    • +1.48%
    • 체인링크
    • 15,830
    • -0.38%
    • 샌드박스
    • 61.78
    • -0.06%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