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지막 인사'의 도입부처럼, 그룹 빅뱅이 돌아왔다.
23일 경기 고양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는 빅뱅의 월드투어 시작을 알리는 '쿠팡플레이와 함께하는 빅뱅 2026-2027 월드투어 [XX : 코스모스] 인 고양(쿠팡플레이와 함께하는 BIGBANG 2026-2027 WORLD TOUR [ XX : COSMOS ] IN GOYANG)' 셋째 날 공연이 열렸다.
빅뱅의 월드투어는 2017년 '라스트 댄스(Last Dance)' 이후 무려 9년 만이다. 올해로 20주년을 맞은 이들은 이번 월드투어로 그룹의 새로운 챕터를 연다는 포부다.
이날 공연의 시작을 알린 건 '판타스틱 베이비(FANTASTIC BABY)'로, 관객은 후렴구뿐 아니라 랩 파트까지 일제히 떼창하면서 분위기를 제대로 예열했다.
이날 지드래곤은 "빅뱅이 돌아왔다. 잘 지냈나. 지금부터 '코스모스'를 시작하겠다"며 "마지막 날이라 실감이 안 난다. 2006년에 시작해 2026년에 와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태양은 "오늘이 마지막 공연인 고양? 그런 고양?"이라며 웃음을 안기더니 "20주년을 맞아 새로운 모습과 무대로 만날 수 있게 돼 너무 반갑다. 가지고 있는 에너지를 다 쓰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대성 역시 "열기를 띄워드리는 건 저희가 하겠다"고 부연했다.
실로 빅뱅은 지드래곤의 기타 퍼포먼스가 압권인 '투나잇(TONIGHT)', '블루(BLUE)', 빅뱅표 발라드 '이프 유(IF YOU), 유머러스한 '베베(BAE BAE)', 세대 불문 벅찬 떼창을 유도하는 '하루 하루'와 '거짓말' 등 발매 시기부터 장르도 매력도 다채로운 세트리스트를 선보이며 관객의 눈과 귀를 제대로 홀렸다.

지드래곤과 태양, 대성 세 멤버는 세트리스트는 물론 무대 디자인, 전체 연출에 이르기까지 제작 전반에 직접 참여해 빅뱅만의 색깔로 공연을 짙게 물들였다. 전 멤버들의 파트를 일부 삭제하거나 축소하면서도 유려하게 공연을 주도하는 노련함 역시 돋보였다.
각 멤버의 솔로 무대는 빅뱅 콘서트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재미다. 이번 공연에서도 이들은 '유니버스(Universe)', '한도초과', '날 봐, 귀순' 등 대성의 무대를 시작으로 태양의 '링가 링가 (RINGA LINGA)', '라이브 패스트 다이 슬로우(LIVE FAST DIE SLOW), 지드래곤의 '파워(PO₩ER)', '크레용 (Crayon)', '삐딱하게 (Crooked)' 등 각자의 솔로곡을 선보이며 눈길을 끌었다.

'메이드(MADE)' 프로젝트로부터만 약 10년이 지난 데다가 멤버 구성에도 결코 작지 않은 변화가 찾아왔지만, 빅뱅 특유의 에너지는 여전했다.
'뱅뱅뱅 (BANG BANG BANG)', '스투피드 라이어(STUPID LIAR), '맨정신', '위 라이크 투 파티(WE LIKE 2 PARTY)' 등 10여 년 전 '우리가 사랑했던 빅뱅'부터 19일 발매된 신곡 '빅(BiiiG)'과 '홈 스위트 홈(HOME SWEET HOME (feat. 태양, 대성))'까지 '우리가 사랑하는 빅뱅'으로 이어지는 구간에서는 관객의 흥이 극에 달했다.
특히 이번 공연에서 최초 공개된 '빅' 무대가 압권이었다. 발매되자마자 1시간 만에 국내 최대 음원 사이트 멜론 톱 100, 핫 100(발매 후 30일), 핫 100(발매 후 100일) 차트 모두 1위 진입한 이 곡은 라이브 무대에서 더 큰 빛을 발했다.
'공연 맛집' YG엔터테인먼트다운 완성도 높은 사운드와 연출도 무대에 힘을 보탰다. 앞선 공연들에서 밴드 세션과 합을 맞춰온 빅뱅은 이번 공연에서도 어셔, 포스트 말론, 리한나 등과 호흡한 와우 존스를 중심으로 한 최정상 밴드 세션과 함께 전곡 라이브 무대를 선보였다. '2025 슈퍼볼 하프타임쇼'를 연출한 마이크 카슨과 '2012 런던 올림픽 폐막식'의 무대 디자인을 맡은 에스 데블린도 의기투합했다. 여기에 다중 모터 토크 동기화 기술을 접목한 23톤 규모의 이동형 LED로 '코스모스' 세계관을 구현, 우주 스케일을 자랑했다.

이어질 빅뱅의 20주년 활동도 예고해 관객의 함성을 드높였다.
대성은 "20주년으로 신곡을 냈다. 오랜만에 셋이 뭉쳐서 해봤는데 어떤가"라며 "다만 20주년 활동을 이렇게 마무리하기엔 저도 아쉽고 팬분들도 아쉬워 하더라. 또 '빅' 노래가 짧다"고 운을 띄웠고, 태양도 "'빅'이라는 한 곡으로 끝내기엔 너무 (아쉽다)"라며 "이걸로 끝내면 '빅'도 아니고 엑스스몰"이라고 거들었다.
지드래곤은 "아시다시피 제가 하면 바로 한다"고 너스레를 떨었고, 대성은 "형이 앉았다 일어나면 한 곡, 또 앉았다 일어나면 세 곡이 나온다는 말이 있다"고 부연해 웃음을 자아냈다.
가벼운 농담처럼 오간 말이었지만, 향후 활동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기엔 충분했다. 빅뱅은 9년이라는 완전체 무대 공백에도 히트곡의 힘과 여전한 무대 장악력, 대형 스타디움을 채우는 노련한 연출로 이름값을 증명한 바. 앵콜 무대에서도 '마지막 인사', '봄여름가을겨울' 등 히트곡 릴레이를 이어가며 이들의 다음 행보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여기에 V.I.P(팬덤명)들의 앵콜 이벤트도 진행되면서 20주년 의미를 강조했다. VCR 속 가사와 반주 송출이 끝난 뒤에도 팬들은 박자를 맞춰가며 '천국'을 열창, 고양종합경기장에 뭉클함을 더했다.
한편, 빅뱅은 북미·유럽·오세아니아·아시아 등 전 세계 19개 도시에서 총 33회에 걸친 대규모 월드투어에 나선다. 향후 추가 개최 지역도 순차적으로 공개될 예정으로, 투어 규모 역시 더욱 확대된다. 세계 각지의 스타디움급 공연장을 노란빛 뱅봉(공식 응원봉) 물결로 물들이며 대체 불가 'K팝 레전드'의 존재감을 다시 한번 각인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