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국인의 매매 방향이 하루 단위로 뒤집히면서 국내 증시 수급이 롤러코스터를 탔다. 반도체주 안에서도 삼성전자를 사들이는 대신 삼성전기와 SK하이닉스를 팔아치우며 종목별 선택이 엇갈렸다. SK하이닉스의 대규모 자사주 매입도 시장에 영향을 줬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8일부터 21일까지 코스피 시장에서 개인은 1조9410억원 순매수했고 기관은 2조3750억원, 외국인은 1조8500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 수급은 매일 방향을 바꿨다. 외국인은 18일 910억원 순매수에서 19일 3조4730억원 순매도로 급변했다. 20일에는 1조7070억원을 순매수했지만 21일 다시 1760억원 매도 우위로 돌아섰다.
종목별로는 반도체 안에서도 선택이 엇갈렸다. 외국인은 4거래일 동안 삼성전자 7120억원, 한미반도체 660억원을 순매수했다. 반면 삼성전기는 9190억원을 순매도했고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우도 각각 4810억원, 3700억원어치를 팔았다.
기관은 18일부터 20일까지 3거래일 연속 매도 우위를 보인 뒤 21일 2480억원 순매수로 전환했다. 기관은 4거래일 동안 SK하이닉스 5080억원, 삼성전자 4630억원, 삼성전기 3880억원을 순매도했다. 삼성전자우와 SK텔레콤은 각각 2190억원, 1060억원 순매수했다.
개인은 기관과 외국인이 내놓은 삼성전기 물량을 집중적으로 받아냈다. 개인의 삼성전기 순매수액은 1조2870억원으로 외국인과 기관의 합산 순매도액 1조3070억원과 비슷했다. 두산에너빌리티 1710억원, LG이노텍 1610억원, 현대차 1390억원, SK스퀘어 1380억원도 순매수했다.
다만 개인은 SK하이닉스를 1조2320억원 순매도했고 삼성전자도 2260억원어치를 팔았다. 개인 수급은 18일과 19일 각각 7420억원, 4조6360억원 순매수에서 20일과 21일 각각 2조2710억원, 1조1660억원 순매도로 돌아섰다.

SK하이닉스의 자사주 매입은 기타법인 수급에 반영됐다. 기타법인은 20~21일 SK하이닉스를 2조1740억원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기타법인의 유가증권시장 전체 순매수액인 2조1470억원을 웃도는 규모다.
SK하이닉스는 20일부터 약 3개월 동안 보통주 2407만주를 장내에서 매입한 뒤 전량 소각할 예정이다. 발행주식의 약 3.3%에 해당하며 취득 예정 금액은 40조원이다. 외국인의 매매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가격에 상대적으로 덜 민감한 자사주 매입 수요가 증시 수급의 하단을 보완할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미국 장기금리와 중동 정세가 외국인 수급의 변동성을 키울 수 있지만 반도체 실적 개선과 주주환원 확대가 지수의 완충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엔비디아 실적과 잭슨홀 연설을 통해 인공지능 투자 지속성과 장기금리 방향이 확인될지가 다음 주 수급의 관건으로 꼽힌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가 고유한 완충장치를 확보한 만큼 거시경제 불확실성에 따른 주가 조정 압력은 제한될 전망”이라며 “추가 조정이 발생하더라도 주도주인 반도체를 포함한 대형주 중심의 분할매수 전략이 더 나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