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개선·기초학력·돌봄 등 투자 여력 줄어드나

정부가 55년간 유지해온 지방교육재정교부금(교육교부금)의 내국세 연동 방식을 폐지하기로 하면서 일선 학교에 어떤 변화가 나타날지 관심이 쏠린다. 교육계에서는 교부금 증가 폭이 둔화하면 시설 개선이나 각종 교육사업에 쓸 재원이 줄어들 수 있다고 우려한다.
22일 교육계에 따르면 정부는 내국세의 20.79%를 교육교부금으로 자동 배분하던 방식을 폐지하고 경제성장률과 학령인구 변화를 반영하는 새로운 산정 방식을 도입하기로 했다. 새 산식은 전년도 교부금에 최근 3년간 연평균 경상성장률과 학령인구 변화율의 35%를 반영한다.
이를 적용하면 내년 교육교부금은 78조9000억원으로 올해 추가경정예산 기준 76조4000억원보다 3.3% 늘어난다. 다만 기존 내국세 연동 방식을 유지했을 때와 비교하면 21조원가량 적은 규모다.
정부는 교부금이 전년보다 줄어들지 않도록 안전장치를 마련할 방침이다. 학령인구 감소로 학생 1인당 교부금 역시 증가할 전망이다. 따라서 이번 개편이 곧바로 개별 학교의 예산 삭감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교육계가 우려하는 것은 인건비와 학교 운영비 등 줄이기 어려운 지출을 제외하고 실제 교육사업에 투입할 수 있는 재원이다. 학생 수가 감소하더라도 학교와 학급 수는 같은 속도로 줄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전국 초·중·고교 학급 수는 23만2126개로 2015년 23만4586개보다 1% 줄어드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학교 수는 1만1526개에서 1만1871개로 오히려 늘었다. 학생 수가 약 17% 감소한 것과 대비된다.

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는 "학령인구가 감소하더라도 교직원 인건비와 학교 운영비, 시설 안전·관리비 등 기본적인 교육재정 수요가 같은 비율로 감소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AI·디지털 교육, 학생 맞춤형 교육, 기초학력 보장 등 새로운 미래교육 수요는 오히려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교육계에서는 교부금 증가 폭이 둔화할 경우 노후 학교 개축·보수와 냉난방·화장실 개선 등 교육환경 개선을 비롯해 기초학력, 돌봄 등 상대적으로 조정이 가능한 사업의 투자 여력이 줄어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특히 학생 지원에 필요한 재정 수요가 커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전교조는 "다문화·이주배경 학생과 특수교육 대상 학생 지원, 기초학력 보장, 학생 정신건강과 상담, 학교폭력 대응, 돌봄, 과밀학급 해소와 농산어촌 학교 유지에는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다만 실제 시설 개선이나 교육사업 축소로 이어질지는 각 시도교육청의 향후 예산 편성을 지켜봐야 한다. 교부금 총액은 전년보다 감소하지 않도록 설계됐고 학생 1인당 교부금도 증가하는 만큼 특정 사업의 축소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
교육계는 향후 공동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대응 긴급행동은 "정부가 끝내 교육주체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20.79% 연동제 폐지를 강행한다면 전국의 교육감, 교원, 학부모, 교육노동자, 교육시민사회와 함께 강력한 공동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16개 시도교육감도 공동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