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간 스포츠 방송 개척…ESPN 창립자 라스무센 별세

입력 2026-08-19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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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9년 아들과 ESPN 공동 설립
스포츠센터 첫 방송으로 채널 출범
“스포츠는 오후 6시에 멈추지 않아”
파킨슨병 투병 끝에 93세로 타계

▲ESPN이 제공한 사진에 빌 라스무센 ESPN 공동 설립자가 2005년 10월 6일 미국 코네티컷주 브리스틀의 자사 스튜디오에 출연한 모습이 담겼다. 라스무센은 18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자택에서 파킨슨병 후유증으로 별세했다. (브리스틀(미국)/AP연합뉴스)
▲ESPN이 제공한 사진에 빌 라스무센 ESPN 공동 설립자가 2005년 10월 6일 미국 코네티컷주 브리스틀의 자사 스튜디오에 출연한 모습이 담겼다. 라스무센은 18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자택에서 파킨슨병 후유증으로 별세했다. (브리스틀(미국)/AP연합뉴스)
24시간 스포츠 전문방송 시대를 연 미국 ESPN 공동 창립자 빌 라스무센이 별세했다. 향년 93세.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ESPN은 라스무센이 18일(현지시간) 파킨슨병에 따른 합병증으로 플로리다주 자택에서 세상을 떠났다고 발표했다.

지미 피타로 ESPN 회장은 “라스무센은 스포츠에만 전념하는 방송망을 구상한 선구자이자 혁신가였다”며 “그의 열정과 노력, 기업가 정신이 없었다면 오늘날 ESPN도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추모했다.

라스무센은 아들 스콧과 함께 1979년 9월 ESPN을 출범시켰다. 하루 24시간 스포츠만 방송한다는 발상은 당시로서는 파격적이어서 처음에는 회의적인 반응에 부딪혔다. 그러나 ESPN은 출범 수년 만에 미국을 대표하는 스포츠 미디어로 자리 잡았다.

라스무센은 훗날 인터뷰에서 당시 구상에 대해 “왜 하루 종일 방송하는 채널을 만들지 못할까 생각했다”며 “스포츠는 오후 6시가 됐다고 멈추지 않는다”고 말했다.

ESPN은 1979년 9월 7일 오후 7시 미국 코네티컷주 브리스틀 본사에서 간판 프로그램인 ‘스포츠센터’ 첫 방송을 내보내며 개국했다. ESPN 역사를 다룬 책 ‘도즈 가이스 해브 올 더 펀’의 공동 저자 제임스 앤드루 밀러는 “언젠가는 24시간 스포츠 방송이 등장했겠지만 코네티컷주의 외딴 지역에서 시작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뉴욕의 3대 지상파 방송사와 다른 시도를 할 수 있었던 환경이 ESPN 성공의 토대가 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라스무센이 없었다면 ESPN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라스무센은 1932년 미국 시카고에서 태어나 공군에서 복무했다. 1960년대 매사추세츠주 지역 라디오 방송국에서 미디어 경력을 시작했으며 1974년 프로 아이스하키팀 뉴잉글랜드 웨일러스의 홍보 책임자로 자리를 옮겼다. 1978년 웨일러스에서 해고된 뒤 스포츠만을 전문으로 다루는 TV 채널 설립에 뛰어들었다. 실직이라는 위기를 스포츠 방송의 흐름을 바꾼 사업 기회로 전환한 것이다.

라스무센과 창립팀은 ESPN 개국 6개월 전 회사 지분 85%를 게티오일에 매각했다. 이 거래로 경영권을 잃은 라스무센은 스포츠센터 첫 방송 약 1년 뒤 자신이 설립한 회사에서 물러났다.

출범 초기 ESPN은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와 중계권 계약을 맺고 대학 미식축구 약 50경기와 축구 수십 경기, 대학 농구 등을 방송했다. 테니스와 프로 볼링, 미국 남자 올림픽 아이스하키팀의 평가전도 편성했다.

전국 방송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었던 라크로스와 전면 접촉 가라테, 럭비, 아마추어 야구, 슬로피치 소프트볼 등 다양한 종목도 선보였다. 이러한 실험적인 편성은 ESPN의 초기 정체성을 형성했다.

라스무센과 ESPN의 관계는 퇴사 이후 19년간 소원했다. 그러나 개국 20주년을 앞둔 1999년 조지 보든하이머 당시 ESPN 사장이 손을 내밀면서 관계가 회복됐다. ESPN은 올해 봄 라스무센의 경험을 중심으로 방송사 창립 과정을 다룬 다큐멘터리와 책 ‘스포츠 헤븐: ESPN의 탄생’을 공개했다. 라스무센은 지난해 스포츠방송 명예의 전당에도 헌액됐다.

ESPN 역사연구가인 마이크 솔티스는 “라스무센은 24시간 스포츠 방송이라는 무모해 보이는 발상에 에너지를 불어넣은 영원한 낙관주의자였다”면서 “그의 열정과 신념 덕분에 나를 비롯한 수천 명의 경력이 시작될 수 있었다”고 애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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