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분양 약 15% 지분적립·수익공유형…4분기부터 적용
청년 전세임대 한도 2.4억원…안심신탁 500가구 시범

정부가 혼인신고 이후 부부합산 소득 때문에 정책대출 대상에서 탈락하는 이른바 ‘결혼 페널티’를 없앤다. 목돈이 부족한 청년층에는 집값의 일부만 먼저 내는 지분적립형 공공분양을 공급하고 무주택 청년과 일반가구를 위한 보편형 공공임대도 신설한다.
국토교통부는 13일 이런 내용을 담은 ‘전·월세 및 매매시장 안정을 위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을 발표했다. 대출·분양·임대 전반을 개선해 청년·신혼부부의 주거 사다리를 복원한다는 취지다.
우선 신혼부부가 보금자리론·디딤돌·버팀목대출을 신청할 때 부부 중 한 명이라도 일반가구 소득기준을 충족하면 대출을 허용한다. 일반가구 소득기준은 보금자리론 7000만원, 디딤돌대출 6000만원, 버팀목대출 5000만원이다.
현재는 혼인신고 후 부부합산 소득을 적용해 결혼 전에는 가능했던 대출이 혼인 후 막힐 수 있다. 디딤돌대출의 경우 일반가구 소득기준은 6000만원, 신혼부부는 8500만원이다.
예컨대 연소득 5000만원인 사람과 7000만원인 사람이 혼인한 뒤 디딤돌대출을 신청하면 현행 제도에서는 합산소득 1억2000만원을 적용해 대출받을 수 없다. 앞으로는 일반가구 기준을 충족하는 5000만원 소득자를 기준으로 심사한다. 정부는 기금운용계획과 관련 내규를 고쳐 다음 달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초기 자산이 부족한 청년층을 위한 공공분양 방식도 확대한다. 정부는 공공분양 물량의 약 15%를 지분적립형이나 수익공유형으로 공급한다. 올해 4분기 분양예정 물량부터 일부 단지에 일반분양과 지분적립형을 혼합한 모델을 적용한다.
지분적립형은 분양대금 일부를 먼저 내고 20~30년에 걸쳐 나머지 지분을 취득하는 방식이다. 정부가 제시한 예시는 최초 지분 25%를 취득한 뒤 5년마다 20%·20%·20%·15%를 추가 적립하는 구조다. 최초 취득지분과 자산요건, 공급물량 등은 10월 별도로 발표한다.
수익공유형은 주택도시기금이 구입자금 일부를 지원하고 일정 기간 뒤 처분이익을 수분양자와 기금이 나누는 구조다. 주택담보인정비율(LTV) 70%까지 저리대출을 지원한다.
임대주택 선택지도 넓힌다. 정부는 3기 신도시 역세권과 서울 도심 등 선호지역에 ‘보편형 공공임대주택’을 신설한다. 전체 물량의 50% 이상은 무주택 청년에게, 나머지는 무주택 일반가구에 공급한다.
기본 거주기간은 6년이며 출산할 때마다 연장된다. 미성년 자녀가 3명 이상이면 최대 20년간 거주할 수 있다. 입주 소득기준과 임대료는 별도로 발표할 예정이다.
청년 보편형 전세임대도 도입한다. 수도권 1인 가구 기준 지원한도를 최대 1억2000만원에서 2억4000만원으로 높이고 한도의 90%를 융자한다. 부모를 포함한 원가구의 소득·자산을 제외하는 등 자격기준을 완화하고 추첨으로 입주자를 선정한다. 기존 청년 전세임대는 유지한다.
‘전·월세 안심신탁사업’도 연내 시범 추진한다. 집주인과 세입자, 전·월세안정화기구가 3자 계약을 맺고 세입자가 전세금을 기구에 맡기는 방식이다. 기구는 전세금을 운용해 발생한 수익을 집주인에게 월세처럼 지급하고 계약 종료 후 세입자에게 돌려준다.
정부는 LH 매입임대주택 가운데 수도권 500가구를 안심신탁 방식으로 시범 공급할 예정이다. 다만 안정화기구의 법적 형태와 전세금 원금보장·투자손실 책임 등은 이번 방안에 구체적으로 담기지 않았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이번 대책은 소득은 있지만 축적한 자산이 적어 주택시장 진입이 어려웠던 청년층의 초기 자금 부담을 분산하고 자가 마련과 안정적인 임차 사이의 선택지를 넓혔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장기적으로 청년·저자산 가구의 주거 안정과 자산 형성을 함께 뒷받침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