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은 32.54 그쳐 ‘의존도 격차’
규제에 외곽 실수요자 부담 가중

서울에서 상대적으로 집값이 낮은 외곽 지역과 고가 주택이 밀집한 강남권 간 대출 의존도 격차가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은평·금천 등 외곽 지역의 대출지수는 강남구의 2배에 육박했다. 대출 규제가 강화될수록 자기자본 여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외곽 지역 실수요자의 자금 조달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부동산 정보 앱 집품이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의 집합건물 대출지수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서울의 대출지수 평균은 50.47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달(53.81)보다 3.34포인트(p), 전월(51.99)보다 1.52p 낮아졌다.
집합건물 대출지수는 매매와 근저당권 설정이 함께 이뤄진 집합건물의 거래금액 대비 근저당권 설정금액 비율을 나타내는 지표다. 수치가 높을수록 주택 매입 과정에서 담보대출에 대한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다만 근저당권 설정액을 기준으로 하는 만큼 실제 대출금액이나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서울 전체적으로는 대출지수가 하락했지만 자치구별로는 격차가 컸다. 지난달 대출지수가 가장 높은 곳은 은평구로 60.17을 기록했다. 이어 금천구(60.12), 노원구(57.75), 도봉구(57.32), 구로구(57.18) 순이었다. 상대적으로 집값이 낮은 서울 외곽 지역이 상위권을 차지한 셈이다.
반대로 대출지수가 가장 낮은 곳은 강남구로 32.54에 그쳤다. 송파구(36.02), 성동구(36.42), 서초구(36.66), 강동구(42.91)도 하위권에 포함됐다. 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 3구가 모두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대출지수가 가장 높은 은평구와 가장 낮은 강남구의 격차는 약 2배에 달했다. 은평구의 대출지수는 강남구의 약 1.85배, 금천구는 약 1.85배 수준이다. 주택가격 자체는 강남권이 훨씬 높지만 주택가격 대비 대출 의존도는 오히려 외곽 지역에서 높게 나타난 것이다.
지역별 흐름도 엇갈렸다. 전월과 비교하면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10곳의 대출지수가 상승하고 15곳은 하락했다. 은평구는 55.69에서 60.17로 4.48p 올라 상승 폭이 가장 컸다. 종로구(3.01p)와 도봉구(2.14p)도 상승했다.
고가 주택이 밀집한 지역에서는 대출지수가 큰 폭으로 떨어졌다. 서초구는 6월 51.39에서 지난달 36.66으로 한 달 만에 14.73p 하락했다. 영등포구(-5.61p), 중랑구(-4.73p)도 감소 폭이 컸다.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격차는 더욱 뚜렷하다. 은평구는 지난해 7월 59.89에서 올해 7월 60.17로 0.28p 높아진 반면 나머지 24개 자치구는 모두 하락했다. 송파구가 14.72p 떨어져 감소 폭이 가장 컸고 성동구(-11.82p), 강동구(-10.81p) 등이 뒤를 이었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지역별 대출 의존도 차이가 규제 강화 국면에서 주택 구매력 격차를 더욱 벌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상대적으로 자산 여력이 큰 고가주택 수요층보다 주택 매입 과정에서 대출을 더 많이 활용해야 하는 외곽 지역 실수요층이 대출 한도 축소나 심사 강화 등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대출 문턱이 높아질수록 서울 외곽과 중저가 주택 시장의 거래가 먼저 위축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김인만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최근 은행권에서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줄이면서 구로, 금천도 부담을 느끼는 수요자들이 많다"라며 "서울 전월세 시장도 현재 불안한 상태라 실수요자들이 서울 인접 수도권으로 더욱 밀려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