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한도 비교는 사치”⋯선착순 잔금대출에 ‘묻지마 신청’

입력 2026-08-12 05:00

기사 듣기
00:00 /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본 기사는 (2026-08-11 17:25)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대출 가능 여부가 제일 중요⋯“금리 따질 여유 없어”
아직 한도 산정 기준 안 나온 곳도⋯자금 조달 우려↑
수요자 많은데 한정된 물량에 잔금대출 오픈런 심화

수원 매교역 팰루시드 입주 예정자 A씨는 며칠째 하루 종일 휴대전화만 쥐고 있다. 앞서 부동산 토론회 후 아파트 잔금대출 논의가 이뤄져 8월 입주자를 중심으로 대출에 숨통이 트였으나 10월 입주 예정인 A씨는 아직 아무런 연락을 받지 못해서다. A씨는 “8월 입주자들은 잔금 문제가 해소된 것 같은데 10월 입주자는 예산 안에서 선착순으로 끊는다는 안내를 받았다”며 “매일 대출 문자가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한숨을 쉬었다.

아파트 잔금대출 물량이 빠르게 동나면서 입주 예정자들이 금리와 한도를 따지기보다 일단 대출부터 신청하고 보는 '묻지마 신청'이 속출하고 있다. 은행별로 금리와 담보가치 산정 방식이 제각각이지만 대출 자체를 받지 못할 수 있다는 공포감이 확산하며 차주들의 선택권이 고스란히 박탈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주요 신축 아파트 단지에서는 잔금대출 접수 시작과 동시에 신청자가 몰리는 이른바 ‘오픈런’이 벌어지고 있다. 가계대출 총량 관리 여파로 은행이 사업장별로 풀 수 있는 대출 물량이 제한된 가운데, 입주를 앞둔 대단지의 잔금 수요가 한꺼번에 쏠린 까닭이다.

잔금대출 차질로 입주 대란을 우려하는 실수요자들의 호소가 잇따르자 금융당국은 지난달 말 주요 은행에 원활한 대출 공급을 당부했다. 이에 5대 은행은 수원 매교역 팰루시드에 총 5000억원의 잔금대출 한도를 배정했다. KB국민·신한·하나은행도 9월 입주 예정인 디에이치방배에 각각 1000억원씩 물량을 긴급 편성했다. 그럼에도 상당수 입주 예정자들은 여전히 대출 순번을 기다리거나 접수 경쟁에 몰리고 있다.

대출 물량 확보가 최우선 과제가 되면서 은행별 조건을 꼼꼼히 비교하는 정상적 금융 소비는 불가능해졌다. 은행마다 적용 금리와 우대조건은 물론 담보가치 및 대출한도 산정 방식이 달라 실제 수령액에 차이가 난다. 평소라면 복수 은행의 조건을 견주어 유리한 상품을 택하겠지만, 한도 소진 우려에 차주들은 '대출 가능 여부'부터 묻는 실정이다.

디에이치방배 입주 예정자 B씨는 “최근 상담받은 은행에서 우대조건을 다 채워도 연 4.76% 수준의 금리를 안내받았다”며 “원래 같았으면 한두 푼이 아닌 만큼 금리를 비교해서 신청했을 텐데 지금은 대출이 나오는 것 자체가 더 급해졌다”고 토로했다.

같은 단지 입주 예정자 C씨는 중도금대출을 받은 은행으로부터 잔금대출 불응 통보를 받고 다른 은행을 전전하고 있다. C씨는 “잔금을 치러야 하는 사람은 마음이 타들어가는데 아직 금리나 한도 기준조차 나오지 않은 은행들이 많다”며 답답함을 내비쳤다.

은행권 역시 잔금대출 공급을 무작정 늘리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집단대출은 단일 사업장에서 수백억에서 수천억원이 일시에 실행되는 만큼 사업장별 한도를 탄력적으로 늘리기 쉽지 않다. 당국이 일부 잔금대출을 가계대출 총량 관리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나 구체적 기준은 미정이다.

대출 문의가 폭주하면서 영업 현장의 파행도 심화하고 있다. 금리나 조건보다 대출 가능 여부를 확인하는 문의가 쇄도하고, 선착순 접수에서 떨어진 고객들의 거센 항의가 잇따르고 있어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총량 규제와 정책 변동 가능성 때문에 잔금대출 한도 배정을 공격적으로 할 수 없다”며 “최근에는 금리보다 대출 가능 여부를 먼저 묻는 고객이 많고, 선착순 접수에서 떨어지면 이유를 설명해 달라는 항의 전화도 이어져 현장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한화는 오스탈 인수, HD현대는 기술 이식…조선 양강 마스가 속도
  • “10년 전 대출도 갚으라니”…세금·대출에 다주택자 버티기 임계점
  • 단독 ‘북한군 배치’ 보로네시에 러시아 특수부대도 연내 주둔
  • "'오디세이', 이 자리에서 보세요" [엔터로그]
  • '증조부 친일 의혹' 배우 하영의 스불재
  • 커피 더 팔리는데⋯한숨 깊어진 사장님 [커피공화국의 명암]
  • 성인 과반 "비만치료제 무료여도 사용 안 한다" [데이터클립]
  • 현대차 노조, 휴가 끝나자 파업 확대…12일부터 최대 6시간 부분파업
  • 오늘의 상승종목

  • 08.11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89,741,000
    • -0.94%
    • 이더리움
    • 2,649,000
    • -0.19%
    • 비트코인 캐시
    • 299,800
    • -0.43%
    • 리플
    • 1,432
    • -0.56%
    • 솔라나
    • 106,800
    • -1.02%
    • 에이다
    • 262
    • -4.03%
    • 트론
    • 473
    • +1.28%
    • 스텔라루멘
    • 228
    • -0.87%
    • 비트코인에스브이
    • 20,010
    • +0.2%
    • 체인링크
    • 12,270
    • +4.78%
    • 샌드박스
    • 56.48
    • -3.06%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