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지수 97→62 급락…증시 안정 아닌 ‘레버리지 착시’

입력 2026-08-1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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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I 생성) (chatg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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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의 ‘공포지수’가 한 달 반 만에 36% 넘게 급락하며 약 3개월 만의 최저 수준까지 내려왔다. 그러나 증시는 여전히 사이드카가 발동할 정도로 출렁이고 있다. 투자심리가 완전히 정상화됐다기보다 레버리지 자금이 대거 빠지면서 수급이 줄어든 영향이 공포지수 하락에 상당 부분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이날 61.68로 마감했다. 지난 6월 29일 기록한 96.94와 비교하면 35.26포인트, 36.4% 떨어졌다. 지난 5월 8일 60.53 이후 약 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하락 속도도 가파르다. 지난달 31일 84.35였던 VKOSPI는 이달 들어 7거래일 만에 61.68까지 26.9% 떨어졌다. 전날 69.55와 비교해서도 하루 만에 11.3% 추가 하락했다. 이달 초까지만 해도 80선을 웃돌던 지수가 70선을 거쳐 단숨에 60선 초반까지 내려온 셈이다.

VKOSPI는 코스피200 옵션가격을 토대로 향후 시장 변동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를 보여주는 지표다. 통상 지수가 높아질수록 향후 급격한 가격 변화에 대한 시장의 경계심이 크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문제는 공포지수가 보내는 신호와 실제 시장의 체감 변동성이 엇갈리고 있다는 점이다.

VKOSPI가 빠르게 낮아진 것과 달리 국내 증시는 여전히 높은 변동성을 보였다. 코스피와 코스닥에서는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10일까지 최근 7거래일 중 6거래일에 총 7차례 사이드카가 발동했다. 지난달 31일에는 양 시장에서 동시에 매수 사이드카가 작동했고 이달 3·4일에는 코스닥에서 매수 사이드카가 나왔다. 5일에는 코스피 매수, 6일에는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했다. 7일에는 발동이 없었지만 10일 코스닥에서 다시 매수 사이드카가 작동했다.

시장에서는 최근 레버리지 자금이 빠르게 줄어든 점을 주목한다. 지난달 급락 과정에서 신용융자와 레버리지 포지션이 대거 청산된 데 이어 금융당국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면서 주가 움직임을 증폭시키던 수급 자체가 크게 줄었다는 분석이다.

실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거래대금은 규제 전후로 급격하게 감소했다. 7월 말까지만 해도 관련 상품 거래대금이 하루 10조원을 웃돌며 현물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지만 8월 들어서는 1조원 안팎까지 쪼그라들었다.

특히 지수 영향력이 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레버리지와 인버스 거래가 집중되면서 현물 주가 움직임을 증폭시켰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반대로 이들 상품에서 자금이 빠져나가자 시장의 방향성과 별개로 변동성 지표 자체가 빠르게 낮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신용거래도 같은 맥락이다. 지난달 급락장을 거치며 신용융자 잔고가 큰 폭으로 감소했다. 주가 하락 과정에서 반대매매와 자발적인 포지션 축소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시장에 남아 있던 레버리지 부담이 상당 부분 해소됐다.

결국 최근 VKOSPI 급락을 투자자들의 위험선호가 완전히 회복됐다는 신호로만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공포가 사라졌다기보다 공포가 커질 때 주가 움직임을 증폭시켰던 ‘레버리지 연료’가 먼저 줄었다는 것이다.

증권가에서 최근 VKOSPI의 하향 안정과 파생·레버리지 거래대금 감소를 국내 증시 내부 수급이 정상화되는 신호로 평가했다. 김종민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은 “내부 수급 체질은 분명 긍정적으로 개선되고 있다”며 “VKOSPI가 하향 안정화 기조에 접어들었고 파생·레버리지 거래대금이 급감했다”고 분석했다. 다만 현재 시장에 대해서는 “여전히 험난하고 울퉁불퉁한 정상화의 터널을 통과하는 중”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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