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문턱 높아지자 수도권 입주 기대 '뚝'

입력 2026-08-1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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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입주전망 13.2p↓
서울 18.7p·경기 15.7p 하락
잔금대출 미확보 26.5%→31.5%

▲8월 아파트 입주전망지수. (사진제공=주택산업연구원)
▲8월 아파트 입주전망지수. (사진제공=주택산업연구원)

주택시장 회복 기대에도 금융권의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수도권을 중심으로 아파트 입주심리가 다시 위축됐다. 규제지역 확대와 주택담보대출 취급 기준 강화로 자금 조달 부담이 커진 영향이다. 반면 도 지역은 금융규제와 정책 불확실성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으며 입주 기대가 개선돼 지역별 온도 차가 나타났다.

11일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주택사업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8월 전국 아파트 입주전망지수는 94.4로 전월(97.5)보다 3.1포인트(p) 하락했다. 수도권은 102.6에서 89.4로 13.2p 떨어졌고 지방도 96.5에서 95.5로 1.0p 낮아졌다. 입주전망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이를 웃돌면 입주 여건을 긍정적으로 보는 사업자가 더 많다는 의미다.

전국 입주전망지수는 4월 이후 3개월 연속 상승했지만 8월 들어 하락 전환했다. 증시 호황에 따른 자금 여건 개선과 주택 공급 부족 전망 등이 입주 기대를 끌어올렸지만 하반기 들어 증시 변동성이 확대된 데다 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 취급 기준 강화와 세제개편안 발표를 앞둔 정책 불확실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수도권과 비수도권 모두 최근 1년 평균인 83.7을 웃돌았다.

특히 수도권의 하락 폭이 컸다. 서울은 118.7에서 100.0으로 18.7p 떨어졌고 경기는 100.0에서 84.3으로 15.7p 하락했다. 인천도 89.2에서 83.8로 5.4p 낮아졌다. 서울은 기준선을 지켰지만 경기는 다시 100 아래로 내려갔다.

수도권 입주심리가 위축된 데는 규제지역 확대와 금융권 대출 강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7월 1일 화성 동탄과 용인 기흥, 구리 등이 규제지역으로 추가 지정되면서 시장 관망 심리가 확대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 취급 기준까지 강화되며 주택 구입을 위한 자금 조달 여건이 악화됐다.

광역시에서도 입주 기대가 대체로 낮아졌다. 광역시 입주전망지수는 103.3에서 93.9로 9.4p 하락했다. 대구는 111.1에서 81.8로 29.3p 급락해 하락 폭이 가장 컸고 대전도 106.2에서 92.8로 13.4p 떨어졌다. 울산과 세종은 각각 107.6에서 100.0으로 7.6p 하락했고 부산은 94.1에서 88.8로 5.3p 낮아졌다.

반면 광주는 93.3에서 100.0으로 6.7p 올라 광역시 가운데 유일하게 상승했다. 주산연은 광주가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후보지로 거론되는 등 지역 산업 활성화와 투자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했다. 다른 광역시는 잔금대출 제한 등 금융 여건 변화와 세제개편안 발표를 앞둔 정책 불확실성이 입주 전망에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봤다.

도 지역은 수도권·광역시와 반대 흐름을 보였다. 도 지역 입주전망지수는 91.3에서 96.8로 5.5p 상승했다. 제주가 80.0에서 92.8로 12.8p 올라 상승 폭이 가장 컸고 전남은 88.8에서 100.0으로 11.2p 상승했다. 강원과 전북은 각각 10.0p, 경북은 8.4p 오르며 입주 기대가 개선됐다.

도 지역은 수도권과 광역시에 비해 금융규제와 정책 불확실성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충남은 100.0에서 91.6으로 8.4p 하락했다. 8월 아산 탕정지구 대단지와 논산 외곽 지역 입주를 앞두고 단기적인 입주물량 부담이 반영된 영향이다. 충북과 경남은 각각 100.0으로 전월과 같았다.

향후 지방 주택시장에서는 세제 지원 효과가 변수가 될 전망이다. 3일 발표된 세제개편안에는 종합부동산세의 가액 중심 과세체계 개편과 지방 주택시장 활성화를 위한 세제 지원 확대 방안 등이 포함됐다. 주산연은 '똘똘한 한 채' 선호에 따른 수도권 쏠림 현상이 이어진 만큼 제도 개선이 지방 주택시장과 입주 여건에 미칠 영향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최승호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원은 "이번 조사가 세제 개편안 발표 직전에 이뤄진 만큼 개편 자체의 영향보다는 정책 불확실성이 사업자들의 보수적인 전망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세제 개편이 입주시장에 미칠 영향은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입주 기대뿐 아니라 실제 입주 상황에서도 자금 조달 부담이 나타났다. 7월 전국 아파트 입주율은 68.1%로 6월(69.9%)보다 1.8%p 하락했다. 다만 수도권은 83.0%에서 85.4%로 2.4%p 상승했다. 서울은 86.4%에서 90.5%로 4.1%p 올랐고 인천·경기권도 81.4%에서 82.9%로 1.5%p 상승했다.

비수도권은 지역별 차이가 컸다. 5대 광역시와 세종의 입주율은 62.9%에서 58.9%로 4.0%p 떨어졌고 도 지역은 70.2%에서 68.5%로 1.7%p 하락했다. 특히 강원권은 62.5%에서 35.0%로 27.5%p 급락했다. 속초와 원주 등에서 각각 1000가구에 육박하는 신규 입주가 진행되면서 단기간 입주물량이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됐다. 반면 제주권은 73.5%에서 75.3%, 광주·전라권은 68.8%에서 69.2%, 대구·부산·경상권은 64.5%에서 64.8%로 소폭 상승했다.

미입주 원인에서도 금융 부담이 두드러졌다. 7월 미입주 사유는 기존주택 매각 지연이 37.0%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잔금대출 미확보가 31.5%로 뒤를 이었고 세입자 미확보 16.7%, 분양권 매도 지연 3.7% 순이었다. 특히 잔금대출 미확보 비중은 6월(26.5%)보다 5.0%p 높아졌다.

주산연은 가계대출 총량 관리 강화로 잔금대출 취급이 위축되면서 입주예정자의 자금 조달 부담이 확대된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금융당국이 검토 중인 분양계약 체결 단지의 집단대출에 대한 총량규제 적용 일부 완화 방안이 시행되면 신축 아파트 입주 여건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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