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지도 ‘승산’ 있는 곳만…올해 10대 건설사 서울 정비사업 맞대결 단 3곳

입력 2026-08-1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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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정비사업 25곳 중 22곳 경쟁 없이 결정
압구정 3·4구역도 단독 입찰 끝에 수의계약

서울 정비사업에서 대형 건설사 간 수주전이 사실상 자취를 감췄다. 압구정과 목동, 성수 등 서울 정비사업의 핵심지로 꼽히는 곳에서도 경쟁을 찾아보기 힘들다. 공사비 상승과 수주 실패에 따른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건설사들이 사업성과 상징성은 물론 수주 성공 가능성까지 따져 ‘이길 수 있는 현장’에만 뛰어드는 모습이다.

10일 서울시 정비사업 정보몽땅에서 올해 1월 1일부터 이날까지 서울에서 시공사 선정 절차를 마친 정비사업(조합·공공·신탁방식 사업)을 분석한 결과 시공능력평가 상위 10개 건설사가 시공권을 확보한 사업장은 총 25곳이다. 이 가운데 복수의 건설사가 입찰해 경쟁이 성립된 곳은 압구정5구역과 신반포 19·25차, 성수전략정비구역 4지구 등 3곳이다. 전체 사업장 중 12%만 수주전이 벌어진 것이다.

압구정5구역에서는 5월 말 현대건설과 DL이앤씨가 맞붙어 현대건설이 시공권을 확보했다. 같은 날 신반포19·25차에서는 삼성물산과 포스코이앤씨가 경쟁한 끝에 삼성물산이 선정됐다. 지난달에는 성수4지구에서 롯데건설과 대우건설이 맞대결을 벌여 롯데건설이 승리했다.

세 사업장에는 모두 사업성과 상징성이 뛰어나다는 공통점이 있다. 압구정5구역과 신반포 19·25차는 강남권 한강 변에 자리 잡았고 성수4지구 역시 성수전략정비구역 내 대형 사업장이다. 해당 지역의 수주 실적이 향후 압구정·반포·성수 일대 후속 사업장 경쟁에서도 브랜드 영향력을 높일 수 있어 건설사들이 적지 않은 비용 부담을 감수하고 경쟁에 뛰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나머지 22곳(88%)은 수의계약으로 진행됐다. 입찰에 한 곳만 참여하거나 최종 선정 절차에 단일 후보가 올라 찬반투표를 받는 방식으로 시공사가 결정된 것이다.

초대형 사업장도 경쟁이 없었다. 공사비가 5조5610억원에 달하는 압구정3구역은 현대건설만 참여했고 압구정4구역도 삼성물산이 단독으로 입찰했다. 성수1지구는 GS건설이 경쟁 없이 시공권을 확보했다.

이 밖에 개포우성4·6차와 서초진흥아파트, 목동6단지, 신길1구역, 신이문역세권, 상도15구역 등도 복수응찰이 이뤄지지 않았다. 강남권과 한강변을 포함한 주요 정비사업장 대부분에서 건설사 간 직접 경쟁이 벌어지지 않은 셈이다.

건설사들이 경쟁입찰을 피하는 것은 수주전에 들어가는 비용과 실패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경쟁이 벌어지면 특화설계와 금융지원안, 홍보 등에 상당한 비용을 투입해야 한다. 수주에 실패하면 관련 비용은 회수하기 어려운 매몰 비용으로 남는다.

여기에 원자재와 인건비 상승으로 공사비 부담이 커지고 금융시장 불확실성까지 이어지면서 건설사들이 외형 확대보다 수익성을 우선하는 기조도 강해졌다. 여러 사업장에 동시다발적으로 참여하기보다 수주 가능성이 높거나 향후 브랜드 확장 효과가 뚜렷한 사업장을 선택하는 것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요즘은 입지가 좋다고 무조건 입찰에 참여하는 분위기가 아닌데 설계와 금융조건을 준비에 적지 않은 비용이 들고 수주에 실패하면 대부분 손실로 남기 때문”이라며 “결국 수주 가능성이 있으면서 향후 브랜드에도 도움이 되는 사업장 위주로 참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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