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법인세 42억 환급소송 패소…대법 “특정국 손실, 다른 국가 소득에도 안분”

입력 2026-08-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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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쟁점 현대건설 소송도 상고 기각

▲서울 서초구 대법원 (연합뉴스)
▲서울 서초구 대법원 (연합뉴스)

여러 나라에 사업장을 둔 국내 기업이 한 국가에서 손실을 본 경우, 그 손실을 다른 국가에서 번 소득에도 일정 비율로 나눠 차감한 뒤 외국납부세액 공제한도를 계산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특정 국가의 손실을 다른 국가 소득에 반영하지 않는 방식으로 세액공제 한도를 늘릴 수 없다는 취지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최근 LG화학이 영등포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법인세경정거부처분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LG화학은 미국과 중국 등 여러 국가에 해외사업장을 두고 있다. 회사는 2018년 법인세를 신고할 때 미국에서 발생한 손실을 한국·중국 등 각 국가의 소득 규모에 비례해 나눈 뒤 각국 소득에서 차감하는 방식으로 외국납부세액 공제한도를 계산했다.

그러나 이후 당초 세금 계산 방식이 잘못됐다며 경정청구를 냈다. 미국에서 발생한 손실은 중국 등 다른 국가에서 번 소득에서는 빼지 않아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이렇게 계산하면 다른 국가에서 번 소득이 더 크게 잡히고, 외국납부세액 공제한도도 늘어나 결과적으로 내야 할 법인세가 줄어든다. LG화학은 이에 따라 2018년 법인세 약 42억원을 돌려달라고 요구했지만 세무당국이 거부하자 소송을 냈다.

▲서울 서초구 대법원 (뉴시스)
▲서울 서초구 대법원 (뉴시스)

외국납부세액공제는 국내 기업이 해외에서 번 소득에 대해 외국에서 이미 세금을 냈다면 국내에서 낼 법인세에서 일정액을 빼주는 제도다. 같은 소득에 세금을 두 번 내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다만 공제받을 수 있는 금액에는 한도를 둔다. 공제한도는 회사가 해당 사업연도에 내야 할 법인세액에 해당 국가에서 번 소득이 전체 과세 대상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곱하는 방식으로 계산한다.

1·2심은 LG화학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회사 전체 과세 대상 소득을 계산할 때는 미국에서 발생한 손실을 반영하면서, 외국납부세액 공제한도를 계산할 때 다른 국가의 소득에서는 이 손실을 빼지 않으면 계산이 왜곡될 수 있다고 봤다. 손실로 전체 과세 대상 소득은 줄었는데 세액공제 한도의 기준이 되는 국가별 해외소득은 그대로 두면, 이 소득이 전체 과세 대상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100%를 넘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대법원도 같은 판단을 내렸다. 대법원은 여러 국가에 해외사업장을 둔 기업이 한 국가에서 손실을 봤다면 해당 손실을 각 국가의 소득 규모에 따라 나눈 뒤 각국 소득에서 차감해 외국납부세액 공제한도를 계산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한편 대법원 3부(주심 노경필 대법관)도 최근 같은 쟁점으로 현대건설이 종로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회사 측 상고를 기각했다.

미국·영국 등 여러 국가에 지점을 둔 현대건설 역시 2015~2017년 법인세를 신고할 때는 특정 국가에서 발생한 손실을 다른 국가의 소득에도 나눠 차감했다. 하지만 이후 이 계산 방식이 잘못됐다며 특정 국가 손실을 다른 국가 소득에서는 빼지 않는 방식으로 세금을 다시 계산해 환급해달라고 요구했다.

대법원은 현대건설 사건에서도 당초 신고 때 적용했던 것처럼 특정 국가의 손실을 국가별 소득 규모에 따라 나눠 차감하는 방식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이번 판결은 해외사업장을 다수 보유한 기업들이 특정 국가의 손실을 이유로 다른 국가 소득에 대한 세액공제 한도 확대를 주장하는 유사 사건의 판단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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