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적용 기준·시행 시점 명확히 제시해야”

세제개편안에 이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추가 규제와 부동산 금융 보완책이 잇따라 예고되면서 투자자들의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규제 필요성과 별개로 적용 기준과 시행 시점을 명확히 제시해 정책의 예측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한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에 대한 추가 투자자 보호조치를 검토 중이다. 부동산 분야에서는 공급 확대를 위해 이주비·중도금·잔금대출을 가계대출 총량관리에서 일부 제외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비거주 1주택자의 실거주 요건을 완화하는 등 추가 보완책 마련에도 나섰다.
레버리지 ETF에는 시장 상황에 따라 작동하는 안전장치가 필요하다는 주문이 나온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변동성이 지나치게 커질 때 레버리지 배율을 2배에서 1.5배로 낮추는 자동 안전장치를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며 “장 마감 시간에 리밸런싱이 집중될 경우 이를 분산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규제의 예측 가능성을 강조했다. 김 교수는 “금융시장은 불확실성을 가장 싫어한다”며 “추가 규제와 제도 개편이 동시에 논의되면 개인투자자들이 신규 매수나 포트폴리오 조정을 미룰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객관적인 발동 기준을 미리 제시하고 충분한 유예기간을 둬야 한다”고 덧붙였다.
부동산 금융 보완책과 관련해서는 실수요자 대출 지원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가계대출 총량관리 기조를 훼손하지 않도록 예외 적용 범위를 신중하게 설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실거주 목적의 차주에게 필요한 대출은 허용할 필요가 있다”면서 “그만큼 대출이 늘어나는 부분이 있다면 다른 영역에서는 줄여야 할 부분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가계부채는 절대 규모를 당장 줄이는 것보다 증가율을 낮추는 방향으로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계대출 총량관리 기조를 유지하면서 특정 목적의 대출에 예외를 두는 방식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대출 총량제가 유지되는 상황에서 어느 한쪽에 대한 과도한 배려는 다른 누군가의 기회를 대가로 가능한 것”이라며 즉흥적인 정책 조정에 대한 경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부동산 정책 역시 단기적인 시장 대응보다 예측 가능성과 일관성을 높여야 한다는 조언이다.
최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기존 제도를 토대로 주택 매수 계획을 세웠는데 갑자기 규칙이 바뀌면 시장 참여자들의 의사결정에도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잦은 제도 변경은 불확실성을 키우고 경제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어 정책의 예측 가능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임미화 전주대 부동산국토정보학과 교수(본지 자문위원)는“특히 신혼부부 등 실수요자에게 주택은 생활 기반인 만큼 혼인과 출산 등 생애주기에 맞춰 장기적인 주거 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정책의 방향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임 교수는 “예를 들어 결혼 초기에는 작은 집에서도 생활할 수 있지만 첫째가 태어나고 둘째 출산을 고민하는 단계가 되면 필요한 주거 조건이 완전히 달라진다”면서 “방의 개수와 주택 면적뿐 아니라 보육환경, 통근거리, 교육여건까지 고려해야 하는 만큼 생애주기에 따른 주거 수요 변화를 반영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