法 “장기간 과로·스트레스가 심근경색 유발 또는 악화”

사무관으로 승진한 다음 날 급성 심근경색으로 사망한 공무원에 대해 법원이 장기간 과로가 원인이라며 순직을 인정했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7부(강우찬 수석부장판사)는 최근 경기도 이천시의 토목직 공무원이었던 A 씨의 배우자가 인사혁신처장을 상대로 제기한 순직유족급여 불승인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A 씨는 2004년 지방토목서기보로 임용된 뒤 18년간 도시과, 도시계획과 등에서 근무하다 2022년 12월 1일 지방시설 사무관으로 승진했다.
승진 다음 날인 12월 2일 A 씨는 야간근무를 마치고 밤 9시께 귀가한 뒤 가슴 통증을 호소했다. A 씨는 병원 응급실로 이송됐지만 같은 날 급성 심근경색으로 사망했다.
A 씨의 배우자는 2024년 8월 순직유족급여 청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이번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A 씨가 현장 중심의 업무 수행, 야간 회의 및 주말 현장 대응 등으로 상당한 과로 상태에 있었다”며 순직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망인의 업무는 일반적인 내근 공무원의 업무와 달리 현장 중심으로 이루어졌던 것으로 보이므로, 실제 초과근무시간을 객관적 자료만으로 정확히 산정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망인이 담당한 사업의 현장소장 진술에 의하면 공사는 새벽 6시 30분경부터 시작됐다”며 “망인이 참석한 주민협의체 회의는 주로 통상 근무시간 이후인 저녁 7시부터 시작됐는데, 위 회의 시간만 하더라도 승인된 초과근무 시간을 넘어선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망인이 위 도시재생팀에 속하여 2021년 1월부터 사망시까지 수행한 사업은 신규사업 55개, 계속사업 6개에 이르렀고, 그 사업규모도 적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A 씨와 함께 근무했던 도시재생팀 B 팀장의 진술도 고려됐다. B 씨는 법정에서 “저희 팀에 다른 직원들이 잘 오려고 하지 않습니다, 일이 힘들다고 소문이 나서", “도시재생 업무는 예산 편성부터 모든 결과 처리까지 망인이 혼자서 다 하고 있습니다"라고 증언했다.
유족 측을 대리한 노성봉 법무법인 일현 변호사는 “순직 사건에서는 통상 초과근무 기록이나 의학적 소견 등 객관적인 자료가 중요한데, 이 사건은 직접적인 증거가 충분하진 않았다”며 “법원이 현장소장과 전기기사 진술 등 여러 간접적인 사정을 종합해 망인이 실질적으로 장시간 근무했다는 점을 인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족이 순직유족급여를 신청한 단계부터 결론이 나오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고, 행정소송도 약 2년 가까이 진행됐다”며 “업무의 실질을 폭넓게 살펴 순직을 인정한 재판부께 감사하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