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에 진에어까지…한진그룹 영향력 확대 가능성
일반면세업체 대상 의견조회 실시⋯시장 획정 범위가 관건
기업결합 승인 늦어지며 C&D 재인수도 한 달 연기

공정거래위원회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 절차가 막바지에 접어든 가운데 ‘기내면세 사업의 독과점’ 가능성에 대해 전격 조사에 착수했다. 양대 국적 대형항공사(FSC)의 기내면세 사업이 사실상 한 지붕 아래로 묶일 경우 시장 지배력이 과도하게 쏠릴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4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공정위는 최근 대한항공과 대한항공씨앤디서비스 간 기업결합 심사 과정에서 기내면세 시장의 경쟁 제한 가능성을 집중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공정위가 이번 기업결합을 들여다보는 배경에는 연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 이후 달라질 기내면세 시장의 경쟁 구도가 있다. 대한항공이 대한항공씨앤디서비스를 완전 자회사로 편입한 뒤 아시아나항공까지 흡수합병하면 양대 FSC가 각각 운영하던 기내면세 사업이 사실상 한 사업자 아래 놓여 막강한 시장 지배력을 갖게 된다. 업계에서는 이 시장 절반 이상을 대한항공이 차지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대한항공은 대한항공씨앤디서비스를 통해 기내면세 사업을 운영하고 있으며, 아시아나항공은 자체 사업부 형태로 관련 사업을 하고 있다. 한진그룹 계열 저비용항공사(LCC)인 진에어도 국제선 기내면세 사업을 운영 중이다.
기업결합 심사에서는 계열회사의 시장점유율도 합산해 시장 영향력을 판단한다. 공정거래법상 1개 사업자의 시장점유율이 50% 이상이거나 3개 이하 사업자의 합계가 75% 이상이면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추정된다. 기내면세가 별도 시장으로 획정될 경우 대한항공뿐 아니라 진에어 등 한진그룹 전체의 영향력도 주요 판단 요소가 될 수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대한항공과 대한항공씨앤디서비스가 결합할 경우 기내면세 시장 등 독과점으로 경쟁 제한 우려가 있어 현재 조사에 착수해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통합 이후 국제선 여객 기반이 커지면 기내면세 판매력과 상품 조달 협상력도 높아질 전망이다. 기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상품 구성과 가격, 할인 프로모션 등을 놓고 벌이던 경쟁도 느슨해질 수 있다. 관건은 공정위가 기내면세 시장의 범위를 어떻게 판단하느냐다. 기내면세를 공항·시내·온라인 면세점과 구분되는 별도 시장으로 보면 양사 통합에 따른 시장집중도 상승이 경쟁 제한 여부를 가르는 핵심 변수가 된다.
이에 공정위가 일반 면세업계 등 이해관계자를 대상으로 면세점사업자와 기내판매업자가 일반 면세품 판매시장에서 경쟁 관계에 있다고 볼 수 있는지 의견 조회를 한 사실을 확인됐다. 주류·화장품·향수 등 일부 품목으로 범위를 좁혔을 때 경쟁 관계가 성립하는지도 살펴보고 있다. 공정위가 기내면세를 별도 시장으로 판단할 경우 통합 이후 독과점 우려는 커질 수 있다. 반면 공항·시내·온라인 면세점과 하나의 시장으로 본다면 경쟁 제한 우려는 상대적으로 낮아질 수 있다.
한편 공정위 심사가 길어지면서 대한항공씨앤디서비스 재인수 일정도 미뤄졌다. 대한항공은 지난달 30일 한앤컴퍼니가 보유한 지분 80%의 취득 예정일을 지난달 31일에서 이달 31일로 한 달 연기한다고 공시했다. 공정위 기업결합 승인이 미뤄진 데 따른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