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장은 하루 약 10만 번 뛰며 온몸에 혈액을 공급한다. 이때 혈액이 한 방향으로 흐르도록 여닫이문 역할을 하는 것이 심장 판막이다. 판막이 제대로 닫히지 않으면 이미 지나간 혈액 일부가 거꾸로 새는 ‘판막 역류증’이 발생한다.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지만 중증으로 진행하면 심장 기능이 떨어지고 심부전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19일 의료계에 따르면 심장에는 4개의 판막이 있으며 심장이 수축하고 이완할 때 열리고 닫히면서 혈액의 흐름을 조절한다. 판막 역류는 주로 승모판막과 삼첨판막, 대동맥판막에서 발생한다. 역류가 지속되면 심장은 필요한 양의 혈액을 온몸에 공급하기 위해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 특히 중등도 이상의 역류가 지속되면 심장에 부담이 쌓이면서 기능이 저하될 수 있다.
발생 원인은 크게 일차성과 이차성으로 구분된다. 일차성은 노화나 판막 자체의 구조적 이상 등으로 발생하고 이차성은 심부전이나 심근경색, 심방세동 등으로 심장 구조가 변하면서 판막이 제대로 닫히지 않아 나타난다.
판막 역류증은 정도에 따라 경증, 중등도, 중증으로 나뉜다. 경증에서는 특별한 증상이 없어 건강검진 과정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중증으로 진행해 심부전이 발생하면 호흡곤란과 피로감, 다리 부종, 흉통 등이 나타날 수 있으며 심한 경우 실신하기도 한다. 이전에는 없던 호흡곤란이나 다리 부종이 새롭게 생겼다면 판막 질환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정확한 진단에는 심초음파 검사가 가장 중요하다. 환자의 증상과 병력, 청진에서 나타나는 심잡음 등을 토대로 판막 질환을 의심한 뒤 심초음파를 통해 역류 여부와 정도, 심장 기능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필요하면 운동부하검사나 심장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등을 추가로 시행해 동반 질환을 확인한다.
치료는 역류 정도와 증상, 심장 기능에 따라 달라진다. 경증은 대부분 별도의 약물치료 없이 2~3년 간격으로 심초음파 검사를 받으며 경과를 관찰한다. 중등도 역시 증상이 경미하고 심장 기능이 유지된다면 이뇨제 등으로 증상을 조절할 수 있다. 반면 중증 판막 역류증은 약물만으로 근본적인 치료가 어렵다. 증상이 나타나거나 심장 기능 저하, 심장 크기 증가 등 구조적 변화가 확인되면 수술이나 시술을 고려해야 한다.
판막 역류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생활 습관 관리와 정기적인 추적 관찰이 중요하다. 경증이거나 증상이 없다면 규칙적인 운동과 체중 유지, 심혈관 건강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만 운동 중 평소와 다른 호흡곤란이나 어지럼증이 느껴지면 운동을 중단해야 한다.
곽순구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판막 역류증은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어 발견이 늦어질 수 있는 만큼 정기적인 검진과 추적 관찰이 중요하다”며 “중등도 이상으로 진단받았다면 증상이 없더라도 심초음파 검사와 전문의 진료를 통해 심장 기능 변화를 꾸준히 확인하고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