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지 10필지 중 3필지 ‘위반 의심’…8월부터 284만필지 심층조사

입력 2026-07-30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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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임대차 의심 21.1%로 최다…무단 휴경·불법 전용 뒤이어
공무원·농관원 현장 투입…이장 탐문·드론·위성영상 병행
투기 농지는 엄정 대응·불가피한 휴경은 계도…구분 기준 관건

▲윤원습 농림축산식품부 농업정책관이 3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농지 전수조사 기본조사 결과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노승길 기자)
▲윤원습 농림축산식품부 농업정책관이 3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농지 전수조사 기본조사 결과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노승길 기자)

농지대장에는 ‘직접 경작’으로 올려놓고도 비료·면세유 구매 등 영농 흔적이 확인되지 않은 농지 등이 무더기로 걸러졌다. 올해 농지 전수조사 대상 1000만여 필지를 행정정보와 위성사진으로 대조한 결과 10필지 중 약 3필지인 284만 필지가 불법 임대차나 무단 휴경, 불법 전용 의심 농지로 분류됐다. 정부는 8월부터 현장조사와 주민 탐문을 통해 실제 위반 여부를 가린다는 방침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3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농지 전수조사 기본조사를 이달 말 마무리한 뒤 다음 달 1일부터 심층조사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윤원습 농식품부 농업정책관은 “기본조사 결과는 행정정보를 토대로 심층조사 대상을 선별한 것으로 실제 위반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며 “현장조사와 보완조사를 거쳐 농지의 이용 실태와 실경작 여부를 면밀히 확인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번 전수조사는 2년에 걸쳐 전체 농지 195만㏊의 소유·이용 실태를 확인하는 첫 전면 조사다. 올해는 농지법이 시행된 1996년 이후 취득한 농지 136만㏊를 조사하고, 나머지 59만㏊는 내년에 살펴본다.

농식품부는 5월 18일부터 이달 29일까지 올해 조사 대상의 97%인 132만㏊, 1013만 필지에 대한 기본조사를 마쳤다. 농지대장과 농업경영체 등록, 공익직불금, 비료·면세유·재해보험 이용 실적, 항공사진 등을 대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기본조사 결과 심층조사 분류사유 (자료제공=농림축산식품부)
▲기본조사 결과 심층조사 분류사유 (자료제공=농림축산식품부)

그 결과 기본조사 대상 가운데 284만 필지(27%)가 위반 의심 농지로 분류됐다. 유형별로는 불법 임대차 의심이 21.1%로 가장 많았고 무단 휴경 11.6%, 불법 전용 9.0%, 소유 제한 위반 1.4% 순이었다. 한 필지가 여러 유형에 해당할 수 있어 중복을 제거한 비율이 27%다.

불법 임대차 의심 농지는 농지대장에는 소유자가 직접 경작한다고 돼 있지만 농자재 구매나 지원사업 이용 실적 등 영농 흔적이 확인되지 않은 경우다. 항공사진에서 농지 경계가 사라지고 임야화한 곳은 무단 휴경, 농업시설이 아닌 시설물이 설치됐지만 전용허가 정보가 없는 곳은 불법 전용 의심 농지로 분류했다.

8월부터는 이 같은 행정정보상 불일치를 실제 농지법 위반으로 볼 수 있는지 현장에서 확인한다. 공무원과 조사원이 농지를 직접 방문하고, 불법 임대차 여부가 불분명하면 농자재 구매·농산물 판매 자료와 마을 이장·주민 탐문을 통해 실경작자를 가린다. 공익직불제와 농업경영체 조사 경험이 있는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도 처음으로 농지 조사에 투입된다.

출입이 어려운 도서·산간 농지는 드론과 항공·위성영상을 활용한다. 농식품부는 경기도 전체 18만㏊와 다른 지역의 의심 농지 22만㏊ 등 약 40만㏊를 드론으로 촬영할 계획이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6월 11일 경기도 화성시 팔탄면 행정복지센터를 찾아 드론을 활용한 농지 전수조사 방안을 확인하고 있다. (사진제공=농림축산식품부)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6월 11일 경기도 화성시 팔탄면 행정복지센터를 찾아 드론을 활용한 농지 전수조사 방안을 확인하고 있다. (사진제공=농림축산식품부)

심층조사에서 투기 관련 사안이 확인되면 처분명령 등으로 엄정 대응한다. 반면 고령이나 질병으로 불가피하게 농사를 쉬거나 농업인끼리 필요에 따라 농지를 바꿔 경작한 경우, 농업용 간이창고를 허가 없이 설치한 경우 등은 계도 등 대안 조치를 검토한다. 개정 농지법으로 지방정부의 처분명령이 의무화된 만큼 투기성 위반과 농촌 관행에서 비롯된 위반을 나누는 기준이 관건이다.

농식품부는 현재까지 전수조사가 농지 거래에 미친 영향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상반기 농지 거래량은 지난해 하반기보다 11.6%,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 늘었다.

전수조사 과정에서 임차농이 농지를 잃을 수 있다는 우려에 대비해 보호대책도 병행한다. 기본조사 기간 농지은행에 임대를 맡긴 농지는 지난해보다 80% 늘었고, 임차농 보호 신고센터에는 강제퇴거와 불법 임대차·전용 등 농지법 위반 신고 206건이 접수됐다. 정부는 강제퇴거 피해 임차농에게 대체 농지를 알선하고 신고센터 운영도 연말까지 연장한다.

위반 농지와 장기 유휴농지는 행정처분 외에도 농지은행이 매입·복구하거나 위탁받아 청년농 등 실경작자에게 공급한다. 농지 규모화·집적화와 마을 영농형 태양광 설치에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묵묵히 현장에서 논·밭을 일구시는 농업인들은 농지 전수조사에 대해 크게 우려하지 않으셔도 된다”며 “전수조사는 전체 농지 현황을 정확히 파악해 제대로 관리가 안 되는 농지를 농업인과 청년농업인 등이 활용하게 함으로써 농지의 생산성을 높이고 미래 농업 기반을 확충하기 위한 취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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