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별거 경험자 절반 '이별 폭력' 겪었다⋯여성 29%는 스토킹 피해

입력 2026-07-3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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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평등부 '2025년 가정폭력 실태조사' 발표
이별 과정 '폭력 고위험 시기'…여성 복합 피해도 심각
폭력 피해자 68.5% "별다른 대응 안 했다"

▲이별 전후배우자·파트너에 의한 폭력 피해. (제공=성평등가족부)
▲이별 전후배우자·파트너에 의한 폭력 피해. (제공=성평등가족부)

이혼·별거·동거 종료를 경험한 사람 2명 중 1명은 관계가 끝나는 전후 배우자나 파트너로부터 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성의 29.1%는 이별 전후 스토킹 피해를 겪는 등 관계 종료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별 폭력'이 여전히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성평등가족부는 30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5년 가정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2004년부터 3년마다 실시하는 전국 단위 조사로, 이번 조사는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9077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조사 결과 이혼·별거·동거 종료를 경험한 응답자의 50.0%는 이별 전후 배우자·파트너로부터 신체적·성적·경제적·정서적 폭력 가운데 하나 이상을 경험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현재 배우자·파트너에게 평생 한 번 이상 폭력을 경험한 비율(14.4%)보다 3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여성의 이별 폭력 피해율은 59.6%로 2022년(54.5%)보다 높아졌고, 남성은 40.0%로 2022년(47.4%)보다 낮아졌다.

김성철 성평등부 안전인권정책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별 과정이 폭력 위험이 집중되는 고위험 시기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2022년과 비교하면 이별 전후 여성의 폭력 피해는 늘고 남성의 피해는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별 전후배우자·파트너에 의한 스토킹 피해. (제공=성평등가족부)
▲이별 전후배우자·파트너에 의한 스토킹 피해. (제공=성평등가족부)

이별 전후 스토킹 피해도 여성에게 집중됐다. 여성의 29.1%, 남성의 18.9%가 스토킹 피해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남녀 모두 이별 후보다 이별 전에 스토킹을 당했다는 응답이 더 많았다.

물리적으로 접근하는 형태의 스토킹 피해율은 여성 26.8%, 남성 16.3%,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감시나 계정 도용 등 기술매개형 스토킹은 여성 13.7%, 남성 9.9%로 모두 여성 피해율이 높았다. 특히 스토킹 피해 여성의 38.2%는 신체적·성적·경제적·정서적 폭력 등 6개 이상의 폭력 유형이 중첩된 복합 피해를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지난 1년간 배우자·파트너에게 신체적·성적·경제적·정서적 폭력 가운데 하나 이상을 경험한 비율은 5.9%로 2022년(7.6%)보다 1.7%포인트(p) 감소했다. 여성은 7.6%, 남성은 4.1%였다. 경제적 폭력은 소폭 증가했지만 신체적·성적·정서적 폭력은 감소했다.

성평등부는 피해율 감소 배경으로 예방교육과 제도적 지원 강화, 폭력에 대한 사회적 허용도 감소 등을 꼽았다. 다만 통계 특성상 피해 사실을 적극적으로 밝히지 않는 소극적 응답이 일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폭력을 당해도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는 경우는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폭력 발생 당시 '별다른 대응을 한 적이 없다'는 응답은 68.5%로 2022년(53.3%)보다 15.2%p 증가했다. 대응하지 않은 이유로는 '그 순간만 넘기면 될 것 같아서'(36.3%), '폭력이 심각하지 않다고 생각해서'(34.0%), '창피하고 자존심이 상해서'(31.4%) 등이 꼽혔다.

가정폭력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엇갈렸다. '가정폭력을 한 뒤 진심으로 후회하면 용서할 수 있다'는 등 폭력을 용인하는 인식은 낮아졌지만, '가정폭력은 가정 안에서 해결해야 할 개인적인 문제'라는 응답은 20.5%에서 23.2%로, '왜 피해자가 폭력을 행사하는 배우자 곁을 떠나지 않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는 응답은 41.2%에서 43.8%로 각각 높아졌다.

조사 연구를 수행한 홍미리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박사는 "가정폭력은 안 되지만 그래도 피해자가 개인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식의 인식 지형이 보인다"며 "폭력 피해 이후 '창피해서 말하지 않았다'는 응답도 2022년보다 크게 늘어 여전히 피해를 드러내기 어려운 사회적 분위기가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성평등부는 이번 조사 결과를 반영해 이별 폭력 대응을 강화할 방침이다. 스토킹 잠정조치 기간 연장과 고위험 피해자 대상 민간경호, 지능형 CCTV 확대를 추진하고, 신체적·성적 폭력에 이르지 않는 지배·통제 행위에 대한 처벌 규정을 법무부와 협의하기로 했다. 아울러 경찰과 가정폭력 상담소 공동 대응체계를 운영하고 피해자 주거 지원 시설도 확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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