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억대 인건비’ 마음대로 쓴 콘진원...낙하산 인사 의혹에 ‘늑장 해명’

입력 2026-07-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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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의결·문체부 승인 없이 14개월간 1억5000만원 예산 전용
콘진원 “부문장 직제는 계약직…계약직은 정원에 포함되지 않아”
전용한 사업비는 “본원 소속 건물관리 사업비…원장 부재라 직제따라 결재”
전문가 “예산 집행과 임금 지급은 별개…TO·임명 절차 규명해야”

▲한국콘텐츠진흥원 나주 본사 전경. (사진제공 한국콘텐츠진흥원)
▲한국콘텐츠진흥원 나주 본사 전경. (사진제공 한국콘텐츠진흥원)

한국콘텐츠진흥원(콘진원)이 정당한 절차 없이 14개월간 A부문장의 억대 인건비를 자체사업과 국고보조사업 예산으로 전용·집행한 것으로 드러난 가운데 인건비 지급 방식 및 채용 절차에 대한 추가 의혹 제기에 대해 “계약직 채용 건이라 문체부와 협의해 추진한 건”이라는 해명을 전해왔다.<본지 19일 단독 보도-콘진원, 2년여 수장 공백 기간에...제멋대로 ‘억대 인건비 돌려막기’ 들통>

20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콘진원에 대한 최근 문체부 감사 결과에 기재된 자체사업과 국고보조사업의 정확한 사업명과 본래 목적을 묻는 질의에 대해 콘진원 측은 본지 단독 보도 이후 부랴부랴 이런 입장을 전해왔다.

해당 부문장은 현재 퇴직한 임원급 인사라 사태 파악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당시 해당 보직이 어떤 절차를 거쳐 임명됐는지, 어떻게 사업을 영위했는 지에 대한 대한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앞서 문체부 특정감사 결과에 따르면 콘진원은 2024년 11월부터 2025년 12월까지 부문장 인건비 1억5000만원을 지급하기 위해 정관과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을 위반하고 이사회 의결과 주무부처 승인 없이 국고보조금과 자체사업 예산을 임의 변경했다.

이에 대해 콘진원은 “근로계약이 체결된 상황에서 임금 지급을 위한 예산 확보가 필요했고 예산 변경 절차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임금 지급의 적법성과 예산 집행의 적법성은 전혀 다른 문제라고 지적한다. 강대준 인사이트파트너스 대표회계사는 “이번 사안은 재무제표가 잘못된 회계감사 문제가 아니라 승인 절차를 거치지 않은 예산 집행 문제”라며 “임금 자체는 실제 근로의 대가로 지급됐더라도 그 재원을 어디에서 어떻게 마련했느냐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공공기관은 정원 확보와 인건비 예산 편성이 먼저 이뤄지고 이후 채용하는 것이 정상적인 절차”라며 “채용부터 하고 다른 사업 예산을 끌어와 인건비를 맞춘 것이라면 절차가 거꾸로 된 매우 이례적인 사례”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보조금은 목적 외 사용이 금지되고 예산 변경에도 승인 절차가 필요한데 이런 방식이 14개월간 반복됐다면 단순 착오로 보기 어렵다”고 고의성 의혹을 제기했다.

법조계도 절차적 위법 가능성을 제기했다. 조석영 법무법인 서린 변호사는 “공공기관은 정원과 인건비 예산이 확보된 뒤 채용이 이뤄지는 것이 원칙”이라며 “예산과 정원 승인 없이 근로계약을 먼저 체결했다면 행정·회계적으로 위법한 집행에 해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지급된 임금의 환수 여부는 예산 집행의 적법성과는 별개라는 판단도 나왔다. 김수현 노무사는 “근로자가 실제로 근무를 제공했다면 채용 절차나 예산 집행에 위법이 있었더라도 이미 지급된 임금은 원칙적으로 환수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감사 결과, 부문장 인건비 재원으로 전용된 자체사업과 국고보조사업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콘진원은 뒤늦게 상황을 파악해 알려왔다. 본지가 두 사업의 정확한 사업명과 목적을 재차 질의하자, 콘진원은 “두 사업은 본원과 분원의 건물 관리 사업으로 기본적인 관리 및 운영을 위한 예산”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계약직 인건비는 사업비로 편성해 왔으며 부문장 인건비도 사업비로 편성할 계획이었지만, 사업비에서 적정 금액을 편성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다”고 부연했다.

해당 부문장은 조현래 전 원장 퇴임 이후 1년 9개월간 이어진 유현석 부원장 직무대행 체제에서 임명된 임원급 인사로 현재는 퇴직했다. 콘진원 측은 “채용 및 근로계약의 결재라인은 기관장 결재를 득해야 한다. 다만, 당시 기관장이 부재중이었기 때문에 직제규정에 따라 결재를 득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콘진원은 지난달 김윤지 원장 취임으로 수장 공백은 마무리됐다. 하지만 직무대행 체제에서 이뤄진 임원급 인사 배경과 보직 신설 경위, 정원 확보 여부, 예산 전용 과정이 명확히 해명되지 않고 있어 일각에선 이른바 ‘낙하산 인사’ 의혹까지 규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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