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기 특허권을 소유한 원고(이하 "갑"이라 한다)와 이를 실시하고자 하는 대한민국(방위사업청)(이하 "을"이라 한다)은 이 사건 각 특허에 대하여 대한민국의 원활한 군수품 조달을 위해 다음과 같은 통상실시권 설정 계약을 체결한다”

K5 방독면 국방규격에 한컴라이프케어의 특허가 포함된 사실을 뒤늦게 인지한 방사청은 2019년 1월 ‘통상실시권 설정계약서’를 체결했다. 향후 K5 방독면 사업의 국내 조달 입찰에 참여하는 업체도 해당 특허를 무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통상실시권은 특허권자로부터 정해진 범위 안에서 해당 특허 기술을 사용할 수 있도록 허락을 받는 특허법상 권리를 의미한다.
후발 방산업체로 K5 방독면을 생산하기 시작한 SG생활안전은 이 계약을 들어 “방사청을 비롯해 대한민국 전체 정부기관에 효력이 미친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번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한컴라이프케어는 “이 사건 통상실시권 설정계약은 방사청이 실시하는 군수품의 경우에 한해 체결된 것으로 조달청 등이 입찰하는 민수품의 경우에는 효력이 미치지 않는다”고 맞섰다.
재판부는 한컴라이프케어 주장에 손을 들어줬다. 계약서에 기재된 내용에 따르면 해당 통상실시권 계약의 효력이 방사청이 발주하는 군수품에만 미친다고 해석하는 게 타당하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계약의 체결 주체는 말미에 기재된 것처럼 ‘방위사업청’과 ‘한컴라이프케어’”라는 점을 짚으면서 “대한민국의 원활한 군수품 조달을 위해 체결한다는 그 목적 조항에 비춰보면 ‘을’은 직접 입찰을 실시하는 기관으로 ‘방위사업청장’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또 방위사업법에 따라 ‘군수품’이란 “국방부 및 그 직할부대·직할기관과 육·해·공군이 사용·관리하기 위해 방사청이 조달, 획득하는 물품”이라는 점도 언급했다. 계약 문언이 ‘군수품’으로 기재된 만큼 군수품에 한해 그 효력을 한정하는 통상실시권 설정 계약을 맺었다고 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