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거주ㆍ주택 가액 중심으로 전환
초고가ㆍ비거주 혜택 축소하고
대출규제 병행 실수요 지원 유지
정부가 부동산 세제를 ‘주택 수’ 중심에서 ‘실거주·자산가치’ 중심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초고가·비거주 주택에 대한 세제 혜택을 줄이고 대출 규제를 병행해 투자 수요를 억제하는 한편, 실수요자 지원은 유지하는 것이 핵심이다.
12일 관계 당국에 따르면 정부는 이달 중 부동산 관련 공개 토론회와 23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 부동산 대토론회 등을 거쳐 세제와 금융 규제를 아우르는 부동산 대책을 구체화할 예정이다.
세제 개편의 핵심은 주택 수나 단순 보유 기간보다 주택 가액과 실제 거주 여부를 더 중요하게 반영하는 것이다. 현행 종부세는 2주택 이하에 0.5∼2.7%, 3주택 이상에는 0.5∼5.0%의 세율을 적용한다. 이 때문에 보유 주택의 총가액이 같더라도 ‘30억원짜리 1채’를 가진 사람이 ‘10억원짜리 3채’를 가진 사람보다 종부세를 적게 내는 역전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정부는 주택 수보다 보유 주택의 총가액을 기준으로 세 부담을 정하는 방안과 함께 초고가 1주택에 대한 과세를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고령자·장기보유 세액공제에 실거주 여부를 반영하거나 초고가 주택의 공제 혜택을 제한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주택을 팔 때 적용되는 양도세 장특공제도 실거주 중심으로 재편될 전망이다. 현재 1세대 1주택자는 보유 기간과 거주 기간에 따라 각각 최대 40%, 합산 최대 80%까지 공제받을 수 있다. 실거주하지 않고 장기간 보유한 경우에도 최대 40%의 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구조다.

정부 관계자는 “가령 장특공제 보유·거주 공제를 각각 0%·80%로 할지, 아니면 20%·60%로 할지 등 여러 조합이 있을 것”이라며 “이와 관련한 의견을 들어볼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정부는 세제 개편과 함께 금융 규제도 병행할 방침이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은행권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강화하고 주택담보대출 취급 동향을 점검하고 있다. 은행권도 신규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심사를 강화하면서 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다.
정부는 세 부담만으로는 투자 수요 억제에 한계가 있고, 대출 규제만으로는 현금 동원력이 높은 자산가를 제어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이에 보유세와 양도세 개편에 금융 규제를 병행하는 방안을 추진해 초고가 주택과 다주택 투자 수요를 함께 줄인다는 방침이다.
다만 생애 최초 주택 구매와 정책모기지 등 실수요 금융 지원은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초고가 주택과 투자 수요에 대해서는 세제와 대출 규제를 함께 적용하되 실수요자의 자금 조달은 최대한 보호하는 방향이다.
한 조세전문가는 “이번 개편 논의의 핵심은 1주택자를 일률적으로 우대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실제 거주 여부와 자산 가치를 함께 보겠다는 것”이라며 “초고가 비거주 1주택에까지 동일한 세제 혜택을 주는 것이 과세 형평성에 맞는지 다시 따져보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