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EZ, 롯데손보 합병 시 ‘업계 7위’ 도약…하나, 2027년 흑전 목표

국내 금융지주계열 손해보험사 중 만성 적자에 신음하던 하나손해보험과 신한EZ손해보험이 인수합병(M&A) 변수를 기점으로 각기 다른 생존 선언을 내놓았다. 신한EZ손보는 신한금융지주의 롯데손해보험 인수 추진을 발판 삼아 단숨에 외형 확장을 노리는 분위기다. 반면 하나손보는 외부 수혈 없이 자체 손해율 관리와 장기보험 확대를 통한 독자적인 내실 경영에 집중하는 노선으로 선회했다.
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국내 5대 금융지주 산하 손보사 중 하나손보와 신한EZ손보는 최근까지 적자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올해 1분기 기준 하나손보와 신한EZ손보는 각각 75억원, 9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5대 지주 중 손보 계열사를 둔 곳은 KB·신한·하나·NH농협금융 등 4곳이다. 이 중 KB손보는 순이익이 전년 대비 33% 줄었으나 2000억원이 넘는 실적을 방어했다. 농협손보 역시 같은 기간 순이익이 95% 넘게 폭증하며 체급을 키웠다.
이들과 달리 하나손보와 신한EZ손보는 2022년 이후 적자 고리를 끊어내지 못했다. 두 회사 모두 공통적으로 디지털 손보사를 표방하며 출범했다. 미니보험과 자동차보험 중심의 천편일률적 수익 구조가 한계에 부딪힌 원인이다. 최근 두 회사는 장기보장성보험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긴급 재편하고 있다. 하나손보의 장기보험 원수보험료는 2023년 말 2070억원 수준에서 지난해 말 3013억원까지 불어났다. 같은 기간 신한EZ손보 역시 장기보험 원수보험료 규모를 6억3000만원에서 26억원까지 확대하며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는 중이다.
이러한 와중에 신한EZ손보는 대형 M&A라는 거대 판도 변화를 맞이했다. 신한금융지주는 최근 롯데손보 인수를 수면 위로 올렸다. 장정훈 그룹재무부문장(CFO) 부사장 산하에 인수 전담 태스크포스(TF)를 전격 구성해 회계 실사를 준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신한금융이 롯데손보를 품에 안고 신한EZ손보와 합병할 경우 판도가 바뀐다. 자산 규모 기준 단숨에 업계 7위권 손보사로 직행하게 된다. 1분기 기준 롯데손보의 자산은 13조8688억원이다. 여기에 3474억원 규모인 신한EZ손보의 덩치를 합치면 단순 계산으로도 합산 자산이 14조원을 가볍게 넘어선다. 한화손보와 흥국화재 사이를 매섭게 파고드는 규모다. 신한금융은 지분 인수와 관련해 확정된 사항은 없다며 신중한 공식 입장을 낸 상태다.
자체 생존을 택한 하나손보는 손해율 관리 강화와 우량계약 매출 확대에 사활을 걸었다. 이를 통해 2027년까지 완전한 흑자 전환을 달성하겠다는 구체적 로드맵을 짰다. 경쟁력 있는 신상품 개발을 통해 원수보험료를 늘리고 보험계약마진(CSM) 상각익 증대를 추진한다는 복안이다.
다만 올해 실적은 회계 기준 변경에 따라 한 차례 큰 폭의 조정을 거칠 전망이다. 하나손보 관계자는 “2024년부터 장기보험 중심으로 매출이 급성장하다 보니 당국의 IFRS17 계리가정 가이드라인 영향이 타사 대비 더 크게 반영될 조짐”이라며 “올해 당기순이익 지표는 일시적으로 크게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해당 규제 리스크는 올해까지만 재무제표에 반영되는 착시 효과”라며 “선제적인 자본 확충과 건전성 관리를 통해 내년부터 본격적인 턴어라운드를 시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