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칩ㆍ자율주행차ㆍ로봇 등
22개 분야 중 8개 분야 中이 추월
韓, 세계 1위는 디스플레이 유일

한국과 중국의 산업기술 수준 격차가 불과 1.1%포인트(p)로 좁혀지며, 중국이 한국의 턱밑까지 매섭게 추격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차세대 반도체와 자율주행차, 지능형 로봇 등 국가 미래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신산업 분야에서 한국이 중국에 추월당한 것으로 드러나 대한민국 산업기술 경쟁력 전반에 비상등이 켜졌다.
12일 본지가 단독 입수한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KEIT)의 ‘2025년 산업기술수준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최고기술국인 미국(100%) 대비 한국의 산업기술 수준은 90.2%, 중국은 89.1%로 조사됐다. 2023년 조사에서 한국(88.0%)과 중국(83.0%)의 격차가 5.0%p였던 것과 비교하면 불과 2년 만에 1.1%p까지 좁혀졌다.
특히 조사 대상 22개 산업기술 분야 가운데 8개 분야에서 중국의 기술 수준이 한국을 앞선 것으로 평가됐다. 국가 핵심 전략산업인 차세대 반도체가 대표적이다. 차세대 반도체 기술 수준은 한국이 79.2%, 중국이 82.1%로 집계됐다. 2023년만 해도 한국(86.0%)이 중국(80.8%)보다 5.2%p 앞섰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한국의 기술 수준이 6.8%p 하락한 반면 중국은 1.3%p 상승하며 순위가 뒤집혔다.

기술 수준뿐 아니라 선도국을 따라잡는 속도도 역전됐다. 최고기술국에 도달하는 데 필요한 기간인 기술격차는 중국이 1.19년, 한국이 1.17년으로 사실상 같은 수준이 됐다. 2023년에는 한국이 0.9년, 중국이 1.2년으로 한국의 우위가 뚜렷했지만 2년 만에 격차가 거의 사라졌다.
한국의 전체 기술 수준은 2년 전보다 2.2%p 상승했지만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경쟁력은 오히려 약화됐다는 평가다. 실제 한국은 22개 산업 분야 중 세계 1위를 차지한 분야는 ‘디스플레이’ 1개뿐이었다. 새로운 초격차 분야를 창출해 내지 못했다는 결과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미국의 대중국 봉쇄로 우리 기업들이 시간을 벌었지만, 중국의 추격이 이미 추월 단계에 진입한 만큼 큰 위기감을 가져야 한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신기술 인력 양성과 산업 입지 조성 등 간접적 지원을 강화하고, 임금 안정 및 노사 관계 개선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회복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